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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도 20만원 높인다고 신청률 높아질까?

  직원 한 명과 함께 작은 음식점을 경영하고 있는 김모(45)씨는 지난 연말 자신에게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크게 실망했다. 일자리 안정자금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30인 미만 고용사업주’에 한해 ‘과세소득 190만원 미만 근로자’ 한 명당 13만 원을 지원해주는 제도다. 김씨의 직원은 월정액 급여가 160만원이지만 연장ㆍ휴일 근로수당 등의 초과근로수당을 더하면 한 달에 195만원을 받아간다.  
 
이 때문에 김씨는 월정액 급여 180만원 이하 근로자에게 수당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부여하는 세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달 발표됐을 때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서비스업 종사자는 이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오히려 상실감만 더 커졌다. 김씨는“서비스업이라고 해서 최저임금 인상의 부담이 작은 게 아닌데 차별 대우를 받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빴다”고 말했다.  
 
정부가 자영업자 등의 불만을 수용해 제도를 변경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수당에 대한 비과세 기준을 월정액 급여 190만원 이하로 재차 높이고, 적용 대상 업종을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된 세법 시행령 수정안이 6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수정된 시행령은 이달 중으로 공포, 시행된다. 
 
애초 개정안에는 공장ㆍ광산ㆍ어업 근로자, 운전원 또는 수하물운반원만 수당 비과세 혜택을 받도록 했지만 수정된 시행령에는 청소ㆍ경비 관련 단순노무직 종사자와 조리ㆍ음식 서비스직, 매장 판매직, 기타 단순노무직 등 서비스업 종사자도 혜택을 받도록 했다.  
 
이에 따라 해당 직종 종사자들은 월정액 급여가 190만원 미만이면 수당이 추가돼 실질 급여가 190만원을 넘는다 해도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 대상이 된다. 다만 수당의 비과세 한도가 연간 240만원, 월 20만원이라 사실상 총급여액 210만원 미만으로 기준이 새로 설정된 셈이다.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대상 확대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대상 확대

 
이번 조치는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 요건에 수당이 많은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실상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따라 마련됐다. 자금 신청 기업이 4일 현재 대상 사업장 100만여 곳 중 7만1,446곳에 불과하다는 점도 시행령 수정의 배경이 됐다. 하지만 신청 자격 요건을 20만원 상향 조정했다고 해서 신청이 많이 늘어날지는 미지수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최근 회원과 일반 소상공인 등 6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일자리 안정자금을 신청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46%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4대보험 적용 기준이 부담스럽다’(37%)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일자리 안정자금은 4대 보험에 가입한 경우에만 신청 가능하다. ‘지원 조건이 맞지 않기 때문에(30.2%)’, ‘고용감축이 더 유리하기 때문에(17.7%)’, ‘지원금액이 너무 적기 때문에(17.5%)’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신청 요건 한도를 20만원 늘려준 것 만으로는 전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신 교수는 “이론적으로 일자리 안정자금이 정말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려면 지급액과 대상을 2배씩 늘려야 하는데, 그러려면 예산이 현재(3조원)의 4배인 12조원에 달해야 한다”며 “다시 말해 최저임금 정책은 안정자금으로는 해결하지 못하는 수소폭탄급 충격을 주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앞으로 2년 정도는 최저임금 인상을 유보하거나 아니면 1년만 유보하고 일자리 안정자금 예산을 더 늘려 내년말까지 충격을 흡수하는 방법 밖에 없다”며 “원죄는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를 충분히 깊이 분석하지 않고 카드를 너무 빨리 꺼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재부는 외국인 투자자 양도세 부과 범위 확대 방안을 7월부터 시행하지 않고 올해 세법 개정안 마련 때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당초 개정안에는 국내 비거주 외국인과 외국법인이 상장주식을 장내 매도할 때 양도세 과세 대상이 되는 대주주의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기존에는 발행주식총수의 25% 이상 보유자를 대주주로 봤지만 7월1일 이후로 양도하는 주식에 대해서는 발행주식 총수의 5% 이상을 가진 주주를 대주주로 판단하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세율은 매각금액의 11% 또는 매각차익의 22%다.  
 
하지만 기재부는 이날 원천징수제도 등의 개선 보완과 함께 올해 세법 개정 때 다시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세법 개정안은 매년 8월을 전후한 시점에 발표되며 국회를 통과하면 이듬해부터 시행된다. 외국인 투자자 양도세 과세 범위 확대 방안이 올해 세법 개정안에 포함된다 해도 빨라야 내년부터 시행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외국인 양도세 과세 범위 확대 유보 이유

외국인 양도세 과세 범위 확대 유보 이유

 
정부가 해당 시행령 개정안 시행을 유보한 건 증권가 등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컸기 때문이다. 원천징수 의무를 떠안은 증권가에서는 특정 외국인 투자자가 특수관계인까지 포함해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지, 과세 대상 국적을 보유하고 있는지 등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고 호소했다. 이 때문에 금융투자협회는 이례적으로 정부에 개정안을 철회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전 세계 기관 투자가에 벤치마크 지수를 제공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과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등도 부작용을 우려했다. MSCI는 “세법 시행령 개정안이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접근성과 MSCI 신흥시장(EM) 지수 및 한국지수의 복제 유용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가 대거 한국 시장을 이탈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11개 국가와 조세회피처의 외국인 투자자만 과세 대상이기 때문에 부작용이 크지 않다”고 주장해왔지만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진 못했다. 이상길 기재부 조세정책과장은 “과세에 필요한 인프라를 확충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시행을 유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면세 대상인 군인 대상 숙박음식업과 기타 스포츠시설 운영업에 부가가치세를 부과하려던 계획도 군인 복지 및 사기 진작 등을 고려해 철회했다. 다만 군인 대상 골프스키장 운영업, 골프연습장 운영업에 대해서는 당초 시행령 개정안대로 부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세종=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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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