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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더 재밌다] '사자' 때문에 올림픽 출전 접은 나라는

아프리카의 야생 사자 [BBC 영상 자료]

아프리카의 야생 사자 [BBC 영상 자료]

 
1년 내내 무더운 아프리카에서 동계 올림픽 종목이 성장하긴 쉬운 일이 아니다. 케냐도 하계 올림픽에선 뛰어난 기량을 자랑하지만, 동계 올림픽에는 뒤늦게 데뷔한 나라였다.
 
1924년 겨울올림픽이 처음 시작되고, 74년이 지난 1998년, 케냐는 나가노 겨울올림픽에 선수를 파견, 사상 최초로 겨울올림픽에 데뷔하는 경사를 치렀다.
 
이후 케냐는 여러 차례 겨울올림픽에 출전했으며, 2010년에도 밴쿠버 겨울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밴쿠버 겨울올림픽 개막식을 며칠 앞둔 어느 날, 뜻밖의 소식이 들려왔다. 케냐 선수들이 갑자기 올림픽 출전을 포기한 것이다.
 
케냐의 급작스러운 출전 포기를 두고 사람들은 추측하기 시작했다. 여러 추측 가운데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것이 정치적 혼란 때문에 케냐가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는 의견이었다.
 
영국의 식민지였다가 1963년 독립한 케냐는 이후에도 극심한 혼란기를 겪었다. 2007년에는 부정선거 사태로 부족 간 충돌이 발생해 1000여 명이 사망하고 60만 명 이상이 집을 잃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케냐가 정치적 혼란 때문에 올림픽 출전을 포기했다는 소문이 퍼지자, 케냐 올림픽 대표팀 관계자인 모이 쿠시카타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속사정을 털어놓았다. 그는 케냐 선수단이 올림픽에 불참한 진짜 이유는 정치적인 이유가 아니라 선수단 절반이 사자에 물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야기에 따르면, 겨울올림픽 출전을 위해 밴쿠버로 떠나기 며칠 전, 케냐 선수단은 주차장에서 난데없이 사자의 습격을 받았다. 아이스하키 선수 3명은 주차장에서 차를 타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자가 덤벼들었고, 선수들은 가까스로 하키 스틱으로 사자를 물리칠 수 있었다. 하지만, 스키 선수 타타푸치 붐바가사는 창문 틈 사이로 이빨을 내밀고 달려든 사자에게 왼쪽 팔을 물어뜯기고 말았다.
 
실제로 케냐는 '야생 동물의 천국'으로 유명한 나라다. 다큐멘터리 TV 프로그램 '동물의 왕국'에 단골로 등장하는 나이로비 국립 공원도 케냐에 있다. 맹수들은 서식지를 벗어나 시내로 와서 사람들을 공격하는 일이 간혹 벌어지기도 한다.
 
갑작스럽게 맹수의 습격을 받은 선수들은 치료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병원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사정으로 케냐는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사자' 때문에 출전을 포기한 나라가 됐다.
 
정아람 기자 aa@joognang.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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