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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손을 부비며

손을 부비며   
-세르게이 예세닌(1895~1925) 
 
시아침 2/6

시아침 2/6

비뚤어진 미소는 집어치워,
나는 지금 다른 여자를 사랑하고 있어.
 
너는 아니다
너는 너 자신이 알고 있을 거야
잘 알고 있고말고.  
 
내가 쳐다보는 것은 네가 아니다
너에게 온 것도 아니다.  
 
네 옆을 그냥 지나쳐도
내 마음은 아무렇지도 않아.
다만  
 
창문을 들여다보고 싶어졌을 뿐이야.  
 
 
안 되는 사랑에 대해서라면 반대로 말해야 할 때가 있다. ‘나’는 ‘너’를 폄하하고 무시하고, 아무것도 아니라는 투로 주절댄다. 주정하듯 괜찮다고 자꾸 말하는, 이 괜찮지 않은 사람의 목소리는 가시처럼 따갑다. 다른 사랑을 얻은 자는 이러지 않는다. 창문 같은 게 보고 싶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노문학자에게 문의해보니, 원문은 별로 반어적이지 않다고 한다. 원문의 화자가 더 매몰차게 말한다고 한다. 강한 의역이 더 큰 감동을 낳는 걸 보니, 번역은 또 다른 창작 같다. 
 
<이영광 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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