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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트와이스와 치즈닭갈비, 혐한을 뚫다

서승욱 일본지사장

서승욱 일본지사장

트와이스(TWICE)와 치즈닭갈비.
 
전혀 상관없을 것 같지만, 이 둘은 분명 일본에서 비슷한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 ‘혐한(嫌韓·한국 혐오)’과 ‘혐한류(嫌韓流·한류 혐오)’로 잔뜩 위축됐던 일본 내 한류를 되살리는 사명이다. 한쪽은 K-팝(pop) 한류, 한쪽은 음식 한류의 최전선에 서 있다는 게 다를 뿐이다.
 
트와이스는 일본 방송계에서 이미 귀하신 몸이다. 지난해 말 일본을 대표하는 연말 특집 프로 ‘NHK 홍백가합전’에 출연했다. 2011년 동방신기·소녀시대·카라 이후 끊겼던 맥을 6년 만에 다시 이었다. 1월 시작된 첫 일본 투어는 연일 매진이다. 지난 2일부터는 대형 통신사 소프트뱅크의 TV 광고 모델로도 활약 중이다. 소프트뱅크의 광고 모델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원조 아이돌 스마프가 거쳐 갔고, 최근엔 ‘대세 배우’라는 다케우치 료마(竹内涼真)등이 출연하고 있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본 언론들도 트와이스와 방탄소년단(BTS)등 한국 아이돌을 집중 조명하기 시작했다. NHK의 대표 시사프로 ‘클로즈업 현대+’는 지난달 30일 ‘아이돌을 꿈꾸는 일본인들, 한국을 통해 세계로’ 편에서 ‘한국 아이돌은 왜 강한가’를 분석했다. “이 춤을 아십니까”라며 트와이스의 TT춤부터 소개한 이 방송은 “한국 젊은이들이 세계 음악 시장을 석권했다” "BTS가 전미음악차트에서 군림하고 있다”고 극찬했다. 실력뿐만 아니라 SNS를 통한 전략적인 홍보, 국경을 넘어선 공격적인 멤버 선발 등이 그 비결로 꼽혔다. 오사카의 K-팝 전문 학원에서 한국 진출의 꿈을 키우는 400명의 일본 젊은이들, 또 “일본 회사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와도 난 한국 진출만 노리겠다”는 당찬 고2 여학생의 이야기도 소개됐다.
 
닭갈비에 치즈를 버무린 치즈닭갈비의 활약 역시 트와이스 못지않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혐한의 직격탄을 맞았던 도쿄의 한인타운 신오쿠보(新大久保)를 바로 이 치즈닭갈비가 살려냈다. 2016년 이후 일본 여 중·고생 사이에서 폭발적 지지를 얻기 시작하더니 2017년 말엔 각종 매체가 선정한 ‘유행어 대상’ ‘올해의 한 접시상, 인기 급상승 부문’ 등에서 높은 순위에 올랐다. 치즈닭갈비를 먹기 위해 신오쿠보를 찾는 젊은이들 덕분에 신오쿠보는 평일과 주말 가릴 것 없이 발 디딜 틈 없는 활기를 되찾았다.
 
실력과 맛을 갖추면 아무리 터무니없는 혐한, 혐한류의 벽도 넘어설 수 있다는 걸 트와이스와 치즈닭갈비가 증명해낸 셈이다.
 
서승욱 일본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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