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시론] 현실화되는 미국의 대북 군사옵션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연두교서가 최근 발표됐다. 막말 파문을 일으켰던 과거의 트럼프답지 않게 이번 연설은 ‘안전하고 강하며 자랑스러운 미국 건설’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매우 진지하게 전달했다.
 
정책적인 방향성을 크게 다섯 분야에서 전달했다. 1조5000억 달러의 인프라 건설, 감세와 일자리 마련, 이민 개혁, 상호호혜적 무역정책, 미국 안보를 위한 강력한 군사력 확보다. 미국 CNN 방송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70%가 이번 연두교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하루만큼은 대통령답게 행동했다고 호평했다.
 
한국 입장에서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대북정책의 방향성이었다. 매우 자제되고 점잖은 어투로 전달된 연설이었지만, 내용은 북한 정권을 ‘도덕적으로 타락’(depraved character)했다고 규정했다. 북한에 강제 억류됐다 숨진 미국인 오토 웜비어와 탈북자 지성호씨 사례를 언급했다. 북한이 개발하는 장거리핵미사일의 미국 본토 위협을 강조했다. 과거 정권의 정책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보였고, 대북정책으로 최대한의 압박(maximum pressure)을 강조했다. 언뜻 보면 특별히 바뀐 것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들려온 빅터 차 주한 미국 대사 지명자의 낙마 사건은 대북정책에 있어 트럼프 정부의 강경기류를 암시해줬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군사 조치가 한국에 가져올 위험성을 경고했으며, 이러한 정책적 견해차는 결국 대사 임명 철회라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졌다. 언제부터인지 트럼프 정부 내부에서 대북 군사 조치는 이미 정책의 한 부분을 차지했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군사적 행동을 심각하게 고려하기 시작했고, 작년 트럼프의 대북정책에 비해 점점 더 강경하게 진화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북한의 장거리 핵미사일에 대해 큰 우려감을 갖고 있다. 마이크 폼페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북한 핵미사일 개발이 몇 달 남지 않았다고 언급함에 따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은 이미 미국의 레드라인(red line)이 됐다.
 
시론 2/6

시론 2/6

미국의 우려는 두 가지다. 북한 핵미사일이 미국 본토에 위협이 된다는 우려가 첫째다. 이로 인한 동맹국들의 안보 불안감이 미국의 확장억지력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동맹체제의 견고함을 약화시킬까 하는 우려가 둘째다. 1960년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의 언급(“미국이 소련의 핵미사일로부터 파리를 지키기 위해 뉴욕을 희생할 수 있을까”)처럼 북한 장거리 핵미사일 개발 완성으로 인해 동맹국들의 걱정이 현실이 되는 상황을 우려하는 것이다.
 
작년 초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제재에 기반한 외교적 해법 중심이었다. 즉, 최대한의 압박과 개입(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이었다. 그러나 어느 새 ‘개입’이라는 단어는 보이지 않는다. 개입은 대북정책의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됐고, 압박 수단은 군사적 옵션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발간된 국가안보전략서(National Security Strategy)와 국방전략서(National Defense Strategy), 그리고 핵태세검토보고서(Nuclear Posture Review)는 북한을 주요 안보위협으로 상정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대북군사 옵션은 점차 실질적 수단이 되고 있다. 소위 ‘코피 터뜨리기(bloody nose)’라는 제한적 선제타격을 통해 북한의 장거리 핵미사일 개발을 막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강력한 전략자산을 동원해 북한의 군사적 보복까지 억지하겠다는 방침이다. 핵태세검토보고서는 냉전 이후 축소했던 전술핵무기를 강화해 유연대응(flexible response) 전략을 부활하겠다고 천명한다. 즉, 저강도(low yield) 핵전력을 강화하고 현대화함으로써 전략 핵무기로 대응하지 못하는 북한의 국지도발 등의 경우에 실질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제 한국 정부는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 먼저, 평창올림픽 이전에 북·미 대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북·미의 큰 입장 차이를 조율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어렵게 잡은 남북대화가 모멘텀을 잃지 않도록 하는 한편, 북·미대화가 실패할 경우에도 대비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또한 올림픽 이후 한·미연합훈련이 재개될 경우 남북대화의 모멘텀을 살릴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추후 미국의 대북 강경책과 이에 대한 북한의 도발 가능성 속에서 한반도의 긴장국면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외교력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