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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만경봉호 카드, 한·미·일 해상제재 공조 균열 노리나

평창 겨울올림픽에 참가할 북한 예술단 본진이 6일 만경봉 92호를 이용해 방남할 예정이라고 통일부가 5일 밝혔다. 북한은 예술단 파견 경로를 판문점에서 경의선 육로로, 다시 해상으로 변경했다. 사진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북측 응원단을 태우고 다대포항에 입항하는 만경봉 92호. [연합뉴스]

평창 겨울올림픽에 참가할 북한 예술단 본진이 6일 만경봉 92호를 이용해 방남할 예정이라고 통일부가 5일 밝혔다. 북한은 예술단 파견 경로를 판문점에서 경의선 육로로, 다시 해상으로 변경했다. 사진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북측 응원단을 태우고 다대포항에 입항하는 만경봉 92호. [연합뉴스]

북한의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를 위한 정부의 제재 유예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마식령 스키장 남북 공동 훈련을 위한 방북단의 전세기 사용을 위해 미국의 독자 제재상 예외를 인정받은 데 이어 6일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본진이 만경봉 92호로 방남할 수 있도록 제재 유예를 검토 중이라고 5일 밝혔다.
 
만경봉 92호의 한국 입항은 정부 독자 제재인 5·24 조치 위반이다. 정부가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 도발에 대응해 결정한 5·24 조치는 북한 선박의 한국 해역 운항 및 입항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5일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한다는 차원에서 5·24 조치의 예외 조치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측은 만경봉 92호를 타고 와야 하는 이유로 ‘강릉 공연 동안의 숙식 편리’를 댔다. 하지만 예술단의 서울 공연도 있고, 해로는 당초 남북이 합의했던 경의선 육로보다 훨씬 시간이 오래 걸리고 길도 험하다.
 
그런데도 굳이 제재 위반에 해당하는 이동 수단을 고집하는 데는 한·미·일 제재 공조에 영향을 주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만경봉 92호를 이용하겠다고 하면 남측이 곤란해진다는 것을 북한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24 조치는 한국의 독자 제재이기 때문에 예외 인정 여부는 정부 판단에 달려 있다. 하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거듭되며 각국의 독자 제재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등은 서로 허점을 보완하며 유기적으로 얽히게 됐다.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라는 차원에서 한국 혼자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 된 것이다. 만경봉 92호는 일본의 독자 제재 대상이기도 하다.
 
이번 예외 조치는 북한에 대한 해운 통제를 강화하는 국제사회의 제재 흐름과도 역행하는 측면이 있다. 한·미·일은 북한에 기항했던 외국 선박의 자국 입항을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 금지하고 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전체는 북한 선박의 입항을 전면 금지했다. 또 지난해 12월 채택된 안보리 결의 2397호는 금지 행위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이 회원국 항구에 들어올 경우 나포·검색·억류하도록 의무화했다.
 
이에 정부 당국자는 “평창올림픽 이후에는 다시 제재가 원상 복귀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재 체제에 있어 선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된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이번 예외 인정은 국제사회에 한국이 제재의 가장 약한 고리라는 점을 확인한 것처럼 해석될 수 있으며, 이는 한·미 공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만경봉 92호의 상징성도 크다. 1992년 김일성의 80회 생일을 맞아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가 모은 성금 40억 엔으로 건조된 만경봉 92호는 북·일 교역의 상징이었다. 일본의 제재로 발이 묶이기 전까지 조총련 북송선으로 사람과 광물 등을 실어 날랐다.
 
더 큰 문제는 북한이 한국을 시험에 들게 하는 시도를 계속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당장 평창올림픽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이끌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고령과 건강 등을 이유로 고려항공으로 방남하겠다고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고려항공은 한·미의 제재 대상이다. 김영남이 제재 대상을 이용해 한국에 왔다는 것만으로도 국제사회에서의 이미지 추락 위험이 있다는 우려가 있다.
 
여기에 90세 고령인 김영남이 한국에 와서 영하 15도 안팎의 추운 겨울 야외 개막식 행사 참석을 강행할 수 있을지 건강을 염려하는 시각도 있다.  
 
유지혜·박유미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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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