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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비 더 내고 근무시스템 바꿔 경비원들과 행복한 동행

경비절감으로 경비원 해고를 막은 서울 성북구 동아에코빌 경비원과 관리소장, 입주자 대표가 한자리에 모였다. [중앙포토]

경비절감으로 경비원 해고를 막은 서울 성북구 동아에코빌 경비원과 관리소장, 입주자 대표가 한자리에 모였다. [중앙포토]

십시일반으로 관리비를 올려 아파트 경비원 감원을 막았다. 태양광과 LED 설치로 경비를 아껴 최저임금 인상분을 충당했다. 경비원 근무시스템을 바꾸고 주민 투표까지 해 해고를 막았다. 최저 임금 인상으로 아파트 경비원들이 잇따라 해고되고 있지만 ‘경비원 아저씨’를 지키는 착한 아파트들도 많다.
 
서울시 강북구 번동 해모로 아파트는 지난달부터 커피 한 잔 값인 3500원씩 관리비를 인상했다. 경비원 6명의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주민투표는 하지 않았다. 경비원과 주민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던 주민대표가 이렇게 결정했다. 이 아파트 430세대가 한 달 3500원씩 더 내면 150만5000원이 모인다. 이를 6명에게 나눠주면 1인당 25만원가량 월급을 올려줄 수 있다. 아파트 관리소 측은 “커피 한 잔 값을 아껴 경비원 고용을 유지하자는 주민들의 공감대가 있어 별문제 없이 최저임금을 올려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 성북동 동아에코빌 아파트는 2014년 11억7000만원을 들여 아파트 난방시스템을 중앙난방에서 개별난방으로 바꿨다. 또 지하주차장 조명을 LED 등으로 교체했다. 그러자 관리비가 2014년 52억원에서 2016년 40억원으로 12억원 절감됐다. 이 덕분에 이 아파트는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를 전혀 받지 않았다. 전체 경비원 17명을 유지하며 이들의 월급을 169만원에서 180만원으로 올렸다. 이 아파트 서성학 관리소장은 “절약한 에너지 비용으로 경비원 고용도 유지할 수 있었다”며 “방법을 찾으면 얼마든지 경비원 고용을 유지할 해법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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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급 휴게시간 연장이라는 편법 대신 제대로 근무시스템을 변경해 해법을 찾는 곳도 있다. 대전 둔산동 크로바아파트는 올해부터 경비원 근무형태를 격일제에서 하루 2교대, 야간 당직자 근무로 바꿨다. 경비원들은 오전 6시~오후 2시, 오후 2시~오후 10시 등 하루 8시간 2교대로 일한다. 밤 10시 이후에는 별도의 당직자가 근무한다. 이러면 휴게시간을 합쳐 실제론 월 360시간이던 근무시간이 월 220시간으로 크게 줄어든다. 그럼에도 이 아파트 경비원 40명의 월급은 220만원 정도로 차이가 없다. 경비원 입장에서는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릴 수 있고 주민들은 비용 인상을 최소화 한 셈이다. 이 아파트 관리업체인 ㈜대흥의 이규화 대표는 “경비품질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경비원들의 근무시간이 크게 줄어들고 경비비용은 1.6% 정도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도 광주시 송정동 현대아파트도 근무방식을 ‘2명씩 24시간 맞교대’에서 ‘1명 12시간 근무’로 바꿔 경비원 4명의 고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지난 1월 울산 중구 리버스위트 게시판에 붙은 응원 쪽지. [뉴스1]

지난 1월 울산 중구 리버스위트 게시판에 붙은 응원 쪽지. [뉴스1]

경비원 감축을 위한 주민투표가 취소되거나 부결되는 아파트도 많다. 광주광역시 서구 풍암금호타운 1차 아파트가 대표적이다. 관리사무소 측은 지난해 말 14명의 경비원 가운데 6명을 감축하려고 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총 570여 세대가 한 달에 약 3만원씩 1년간 36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아파트 단지 곳곳에 한 주민의 ‘호소문’이 붙었다. 경비원들과 상생하는 차원에서 감축은 없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상당수 주민이 이에 공감하면서 투표는 백지화됐다.
 
세종시 도램마을 9단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최근 기존 4명의 경비원을 2명으로 줄이는 안을 상정했지만 주민투표에서 부결됐다. 경비원들은 “열정과 성의를 다해 근무하겠다”는 내용의 감사 글을 아파트 엘리베이터 게시판에 써 붙였다. 울산시 중구 태화동 리버스위트 주상복합 아파트는 최근 경비원과 미화원 임금을 인상할지아니면 휴게 시간을 늘리고 근무 인원을 조절할지 2개 안을 놓고 입주민 설문조사 방식으로 주민투표를 했다. 투표결과 입주민 73%가 경비원 4명과 미화원 2명의 임금인상에 찬성했다. 이 아파트 경비원 양해수(65)씨는 “임금을 올려준 주민들을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했다. 경비원들은 아침마다 ‘고맙고 사랑합니다’, ‘진짜 당신을 사랑합니다’ 등 구호를 외치고 업무를 시작한다.
 
김방현·임명수·최은경·김민상·김호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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