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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에 선택한 '배트맨' 만화 벽지…좋아하는 컬러 옆에 둬야 행복

옆집에 가다 │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정현씨 집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정현 실장이 거실 중앙 식탁에 앉아 있다. 거실의 가장 넓은 벽을 진회색으로 칠하고, 다른 한쪽 벽에는 외국 사이트에서 구입한 총천연색 배트맨 만화 벽지를 발라 전체적으로 생기 넘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양성모 프리랜서]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정현 실장이 거실 중앙 식탁에 앉아 있다. 거실의 가장 넓은 벽을 진회색으로 칠하고, 다른 한쪽 벽에는 외국 사이트에서 구입한 총천연색 배트맨 만화 벽지를 발라 전체적으로 생기 넘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양성모 프리랜서]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정현(55)씨의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84㎡(27평) 아파트 실내는 물감 상자를 연 듯 빨강·파랑·주황·노랑 등 다양한 색으로 가득하다. 거실 벽에는 배트맨 만화가 그려져 있고, 자녀들의 방도 각각 핑크와 파랑으로 칠해쳐 있다. 대부분은 공간을 넓게 보이려고 실내를 화이트 톤으로 꾸미는데 김씨는 “화이트만 쓰면 실내가 오히려 밋밋하고 차가워 보인다”며 과감한 컬러들을 즐긴다.
 
방 전체를 진한 파랑으로 칠한 대학생 아들 방은 아늑하고 개성 있게 느껴진다. 침구도 프랑스 국기에서 힌트를 얹은 빨강·파랑을 사용해 보색 효과를 줬다. 직장인 딸의 방은 다양한 톤의 핑크를 썼다. 딸이 취미로 모은 피규어들의 알록달록한 색감까지 더해져 밝고 활기찬 분위기다.
 
실크 원단으로 직접 만든 벽지
 
군청색의 아들 방은 차가워보이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아늑하고 세련돼 보였다. [양성모 프리랜서]

군청색의 아들 방은 차가워보이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아늑하고 세련돼 보였다. [양성모 프리랜서]

김씨의 창의적인 컬러 감각은 일할 때도 유명하다. 몇 년 전 작업했던 모델 변정수의 주방에는 검정과 오렌지 컬러를 함께 썼다. 모델 이현이의 다이닝룸은 노란색 사선으로 꾸몄다.
 
16년 차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김씨는 본래 패션을 전공했다. 결혼 후 13년간 주부로 지내다 인테리어 일을 시작했는데 “너는 패션보다 홈 인테리어가 맞다”고 등을 떠민 친구들의 영향이 컸다. 그도 그럴 것이 이사하는 집마다 개성 있는 인테리어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결혼 후 7년 동안 공교롭게도 1년에 한 번씩 이사를 했는데, 도배지를 고르고 집에 맞춰 가구 재배치를 하는 일이 마냥 즐거웠어요.” 침실에 덩치 큰 장롱을 놓고 싶지 않아서 키 높은 서랍장 2개를 옆으로 잇고, 아무도 선택한 적 없다는 벽지 샘플 북 속 노랑과 파랑을 골라 도배했다. 원하는 패턴의 벽지가 없을 땐 실크 원단을 배접해 직접 벽지를 만든 적도 있다고 한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 쓰고 남은 몽당연필을 모아 아크릴 액자로 만든 것. [사진 양성모 프리랜서]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 쓰고 남은 몽당연필을 모아 아크릴 액자로 만든 것. [사진 양성모 프리랜서]

지금 살고 있는 집안 곳곳에서도 아이디어가 눈에 띈다. 아이들이 어려서 입던 티셔츠를 활용해 만든 쿠션, 몽당연필을 모아 만든 아크릴 액자 등등. 아들이 초등학교 시절 그린 그림을 붙여 쿠션을 만든 적도 있는데 이 아이디어는 리빙 잡지에 소개돼 엄마들의 환호를 샀다.
 
강렬한 보색대비로 활기찬 실내  
 
층간소음 방지를 위해 의자 다리마다 씌운 색색의 코바늘 니트 양말. 바닥부터 발랄한 기운이 솟는 느낌이다. [양성모 프리랜서]

층간소음 방지를 위해 의자 다리마다 씌운 색색의 코바늘 니트 양말. 바닥부터 발랄한 기운이 솟는 느낌이다. [양성모 프리랜서]

집에 컬러를 사용하는 노하우를 묻자 김씨는 “한 가지 컬러로 톤을 맞추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며 “다양한 색을 섞을 것”을 권했다. 채도가 높은 보색을 섞어 쓰면 공간이 산뜻해진다. 회색·갈색·검정 가죽 소파에 쿠션을 매치할 때 노랑·오렌지·초록·핑크 등을 쓰면 의외로 잘 어울린다. 이 집 식탁 의자는 다리마다 색색의 니트 양말을 신고 있다. 층간소음을 막기 위해 친구에게 코바느질을 부탁해 만든 것인데, 일부러 여러 가지 자투리 색실을 사용했다. 진회색 철제 다리마다 갖가지 컬러가 조합되니 마룻바닥까지 발랄한 기운이 감도는 듯하다. 김씨는 “원래 집에 있던 색깔에서 뽑아 쓰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벽지에 오렌지 컬러가 있다면 쿠션·침구 등을 오렌지 컬러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같은 컬러를 쓰고 싶을 때는 톤을 맞추기보다 패턴을 섞어보라”는 것도 김씨의 노하우다. 컬러를 빨강으로 선택했다면 빨강 체크, 빨강 스트라이프, 빨강 꽃무늬 등을 매치하는 식이다.
아들 방과 연결된 코너에는 컬러풀한 캐비넷을 세웠다. 거실에서 가장 눈에 띄는 배트맨 벽지에서 빨강과 파랑색을 뽑아온 듯 컬러를 매치한 것이다. [사진 양성모 프리랜서]

아들 방과 연결된 코너에는 컬러풀한 캐비넷을 세웠다. 거실에서 가장 눈에 띄는 배트맨 벽지에서 빨강과 파랑색을 뽑아온 듯 컬러를 매치한 것이다. [사진 양성모 프리랜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트렌드가 아니라 집주인, 방주인이 좋아하는 컬러예요. 사람들은 저마다 좋아하는 컬러가 있어서 자신이 좋아하고 오래 머무는 공간에 그 컬러를 사용하면 아무리 요란한 색이라도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도 안정되거든요.”
핑크색으로 톤을 맞춘 딸의 방. 피규어 모으기를 좋아하는 딸을 위해 김정현 실장이 직접 만든 미니 선반을 달았다. [사진 양성모 프리랜서]

핑크색으로 톤을 맞춘 딸의 방. 피규어 모으기를 좋아하는 딸을 위해 김정현 실장이 직접 만든 미니 선반을 달았다. [사진 양성모 프리랜서]

 
글 이나래(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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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