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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 경제] 키덜트는 누구고 관련 매장이 늘어나는 이유는 뭔가요?

Q. 요즘 뉴스를 보면 ‘키덜트’란 단어가 자주 등장하던데요. 백화점이나 마트에서도 이 단어가 들어간 매장을 종종 봤어요. 키덜트는 누구고 이런 매장이 늘어나는 이유는 뭔가요? 
 
장난감 좋아하는 어른들, 유통시장 큰 손으로 떠올라서죠" 
 
A. 키덜트(kidult)는 어린이를 뜻하는 키드(Kid)와 어른(Adult), 이 두 영어 단어를 합한 말이에요. 신체 나이는 어른이지만 어린이가 좋아하는 감성을 추구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죠.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만화나 캐릭터, 장난감을 좋아하는 어른인데요. 최근에 이런 어른들이 많아지면서 이들을 묶어서 ‘키덜트족’이라 부르기도 한답니다.
 
이런 ‘키덜트족’은 30대와 40대 남자 어른이 많아요. 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건 어렸을 때인 1970년대와 80년대에 큰 사랑을 받았던 만화 주인공 ‘건담’이나 ‘마징가Z’ ‘태권V’ 같은 로봇이에요. 플라스틱으로 된 조립 장난감인 ‘프라모델’ 이나 조그맣게 축소한 인형인 ‘피규어’ 형태에 가장 관심이 많죠. 이와 함께 이들이 열광하는 또 다른 아이템으로 조립식 장난감 ‘레고’가 있어요.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키덜트족이 열광하는 분야로 게임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요즘 휴대전화로 손쉽게 하는 모바일 게임이 아닌 전용 게임기의 재열풍도 이들 덕분입니다. 집에선 텔레비전과 연결해 콘솔 게임기로도 쓸 수 있고 밖에선 휴대용 게임기로 활용할 수 있어요. 85년에 탄생한 ‘슈퍼마리오’ 게임을 다시 즐기는 거죠. 닌텐도가 지난해 내놓은 ‘스위치’가 대표적인데, 이 게임기는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2017년 최고의 디바이스에서 아이폰X(텐)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답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12월부터 정식 판매를 시작했는데 출시 한 달 만에 11만대를 판매하는 등 높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키덜트족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가장 반기는 곳이 유통업계입니다. 틴틴 친구들이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키덜트 코너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원래 키덜트족은 원하는 장난감을 구하러 애니메이션의 본고장인 일본이나 다른 나라까지 직접 가는 경우도 많았어요. 국내에선 살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아서였죠. 하지만 요즘엔 좀 달라졌죠. 국내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에선 아예 어린이들이 주로 찾는 장난감 매장의 크기는 아예 줄이고, 키덜트족이 좋아할 만한 각종 피규어나 프라모델 위주로 구성을 바꾸고 있어요.
 
대형마트인 롯데마트의 지난해 완구 매출을 봐도, 어린이들이 주로 찾는 장난감의 인기가 줄고 키덜트 장난감이 뜨는 추세가 뚜렷해요. 롯데마트의 지난해 신생아 완구 매출은 전년보다 18% 줄었고 아이들이 자주 찾는 봉제 인형이나 유아용 완구도 각각 16%, 14%씩 매출이 감소했어요. 반면 키덜트들이 주로 찾는 프라모델과 피규어 매출은 각각 6.3%, 5.7%가 늘었어요. 최근 키덜트가 많이 찾기 시작한 품목인 드론도 4.6% 늘었고요. 업계에선 키덜트 시장이 2013년 기준 5000억원 규모에서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1조원대를 돌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요.
 
이렇게 키덜트 제품이 많이 팔리면서 다른 분야에서도 이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요. 기존에 있던 상품을 키덜트가 좋아하게끔 새로 만드는 일이 늘고 있는 거죠. 몇 년 전엔 명품 브랜드인 ‘샤넬’에서 레고 블록 모양의 미니 핸드백을 내놓은 적이 있어요. 1000만원 가까이 되는 가격이었지만 ‘완판 ’될 만큼 인기가 좋았습니다.
 
최근엔 주방과 가전에도 키덜트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스타워즈 마스코트 ‘알투디투(R2-D2)’ 로봇의 디자인과 소리를 적용한 로봇 청소기를 비롯해 스파이더맨과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디자인을 입힌 소형 냉장고가 등장하는가 하면, 만화 캐릭터 스누피와 친구들을 곳곳에 그려 넣은 냄비나 그릇도 내놓고 있어요. 키덜트 마케팅이 영역을 넓혀가면서 기존 남성 중심이던 키덜트 시장에서 여성 고객 수도 늘고 있다고 해요. 온라인 쇼핑몰 티몬에서 지난해 키덜트 용품을 구입하는 고객의 성별을 분석해봤더니 레고나 피규어의 경우 남자보다 여자 고객의 비중이 더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어요.
 
키덜트족은 최근에 많이 언급되고 있긴 하지만 알고 보면 제법 긴 역사가 있답니다. 78년 국내 한 일간지 기사를 보면 “서구에 어른 장난감 붐이 일고 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요. 그로부터 10년 정도 지나 국내에서도 이런 현상이 언급되기 시작해요. 하지만 이를 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 않았어요. 89년 한 신문기사에서 “개구쟁이 어른 손님들이 비디오 게임기에 넋을 잃고 있다”며 현실에서 도피하려는 퇴행 현상으로 묘사했습니다. 그 후로도 오랫동안 “다 큰 어른이 유치하게 어린이 취향을 흉내 낸다”라며 철없는 어른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죠.
 
하지만 요즘 키덜트족은 하나의 문화 집단이자 소비 집단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키덜트족의 상당수인 30대와 40대는 어릴 때 장난감을 갖고 놀기 시작한 첫 세대라, 이들에겐 장난감이 그만큼 익숙한 놀이의 대상입니다. 어른으로 사회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풀고 취미로도 활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키덜트 문화를 택한다는 분석입니다.
 
사람들의 전반적인 소비 능력이 향상되면서 제품을 살 때 기본 성능보다 그 제품이 어떤 감성을 담고 있는지도 따지게 됐는데요. 이 과정에서 자신의 행복한 어린 시절의 향수가 녹아 있고 즐거운 기억을 되돌려 줄 수 있는 키덜트 상품을 찾는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업계에선 키덜트족 마케팅에 더욱 집중할 전망입니다. 장난감이나 캐릭터 분야의 전통적인 주요 고객은 어린이지만 저출산으로 아이들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보니 어른들을 새로운 고객으로 모시기 위한 공을 들이고 있어요. 키덜트족의 주 연령대인 30대와 40대는 경제력도 갖춘 데다가, 자신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욜로 족(YOLO : You Only Live Once)인 경우가 많아요. 또 혼자 사는 싱글족인 경우도 제법 있어요. 여유가 있다 보니 제품 구매에도 상당히 적극적인데요. 실제 일부 키덜트족 사이에선 피규어의 한 종류인 ‘아트 토이’ 가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에 경매로 거래되기도 하고, 레고의 경우 희귀한 종류나 한정판을 고가에 사고팔면서 레테크(레고+재테크)라는 말이 생길 정도라고 합니다.
 
강나현 기자 kang.na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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