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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가 효자 됐네

한국야쿠르트의 ‘콜드브루 커피’

한국야쿠르트의 ‘콜드브루 커피’

지난 2016년 3월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해 세상에 첫선을 보인 한국야쿠르트의 ‘콜드브루 커피’는 출시한 지 3개월 만에 하루 평균 10만개가 팔리는 대박을 쳤다. 한국야쿠르트의 한대성 홍보팀장은 “당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콜드브루를 샀다는 ‘득템 샷’이 유행이었고, 야쿠르트 아줌마를 찾기 위해 한국야쿠르트의 앱을 다운로드하는 수가 평상시의 4배 이상으로 늘었다”며 “발효유 전문기업인 한국야쿠르트에 콜드브루 커피는 ‘별종’이고 ‘돌연변이’였지만, 지금은 20~30대 젊은 고객층을 끌어들이는 역할까지 하는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야쿠르트의 콜드브루는 1300만개(매출액 250억원)가 팔렸다.
 
이처럼 특정 회사의 생산 제품군과 동떨어진 ‘돌연변이 상품’이 시장에서 대박을 터트리는 경우가 있다. 설탕·밀가루·기능성 플라스틱 등을 생산하는 삼양사의 숙취해소제 ‘상쾌환’도 비슷하다. 작은 명함 크기의 포장지에 환 형태로 들어 있는 상쾌환은 편의점을 중심으로 지난해 600만포(판매액 150억원) 가량이 판매돼 환 형태 숙취 해소제품 중 9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질러’

‘질러’

육포 시장의 베스트셀러인 ‘질러’를 간장 제조회사인 샘표에서 만든다는 것도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샘표 홍보팀 심선애 차장은 “지난해 36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질러 육포는 지금까지 누적 판매량이 5700만 봉에 달한다”며 “대한민국 국민 한 명당 하나의 제품을 소비한 셈으로 ‘국민 육포’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이런 돌연변이 3종의 탄생 배경에는 비슷한 점이 많다. 세 회사 모두 한 제품을 오래 생산해 해당 분야에선 탄탄한 입지를 가지고 있다. 삼양사는 1924년 창립했고 샘표는 46년 설립됐다. 세 회사 중 막내 격인 한국야쿠르트도 69년 한국야쿠르트유업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안정적인 매출에도 ‘성장성 정체’라는 고민을 안고 있던 것도 세 회사가 비슷했다. 한국야쿠르트 마케팅팀 김동주 이사는 “몇 년간 매출액과 고객 수가 제자리 걸음을 해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에서 기존 제품군과 전혀 다른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상쾌환

상쾌환

처음 제품이 나올 때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커피 시장이 포화상태였고, 기존 커피 제품이 많은데 야쿠르트가 만든 커피를 누가 쳐다보겠냐는 우려였다. 상쾌환도 마찬가지였다. 삼양사의 지주회사인 삼양홀딩스 홍보팀의 윤병각 팀장은 “출시 당시 환 형태의 숙취해소제도 생소했고, 삼양사의 일반인 인지도도 낮은 상태였기 때문에 인기를 끌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3가지 제품이 예상과 달리 인기를 끌게 된 비결에도 공통점이 많다. 우선 기존 제품과 차별화했고 품질도 끌어올렸다. 질러 육포를 생산하는 샘표 관계자는 “2010년 육포 전용 생산 공장을 짓고 처음에는 기계로 하는 자동화 작업도 시도해 봤지만, 기계가 사람을 따라갈 수 없어 결국 수작업으로 전환했다”며 “육포는 미생물을 줄이는 게 관건이기 때문에 공장 작업자들은 위생복을 입은 상태에서 방진복을 덧입고 거기에 에어샤워까지 할 정도로 위생 관리에 각별하게 신경 쓴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 덕에 질러는 2014년에 아시아 최초로 글로벌 식품안전·품질 관리 기구인 SQFI가 뽑는 ‘올해의 제조업체’에 선정되기도 했다.
 
콜드브루 커피는 신선함과 풍미를 컨셉트로 잡았다. 미국 바리스타 챔피언십 우승자인 찰스 바빈스키와 손잡고 ‘콜드브루 by 바빈스키’를 출시했다. 또한 전국에 1만3000여명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해 로스팅 된 지 10일 이내의 제품만 판매하기로 했다. 시중 커피의 유통 기한이 1개월에서 1년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획기적이었다.
 
상쾌환의 경우 제품 개발 당시인 2013년 초 연구팀원들이 효모 추출물 원료를 직접 먹었고, 임원진도 음주 전후에 시제품을 먹어가며 품질을 테스트했다. 그 결과 숙취해소 효과가 좋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판매량이 급증했다.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돌연변이 상품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주력 제품 생산에만 집중하던 장수 기업들이 최근 들어 그간 시도하지 않았던 신제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68년 설립 이후 인사돌, 마데카솔 등의 의약품을 선보인 동국제약이 최근 판매하고 있는 화장품(마데카크림)도 그런 예다. 이 화장품은 2016년 판매량 100만개를 돌파했고, 한 해 매출액이 40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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