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첫 5초에 판매량 결정나 … 제품 단점도 까놓고 얘기하죠”

공동구매 커뮤니티 ‘비밀의 공구’ 멀티 자키(Multi Jockey)들. 이들은 MD와 PD, 쇼호스트 등 1인 다역을 소화하며 1인 미디어커머스를 이끈다. 왼쪽부터 유지선·김수민·이도윤·황현석씨. [사진 중고나라]

공동구매 커뮤니티 ‘비밀의 공구’ 멀티 자키(Multi Jockey)들. 이들은 MD와 PD, 쇼호스트 등 1인 다역을 소화하며 1인 미디어커머스를 이끈다. 왼쪽부터 유지선·김수민·이도윤·황현석씨. [사진 중고나라]

1인 미디어커머스 전성시대다. 대표적인 1인 미디어인 유튜브·아프리카TV는 ‘쇼퍼테인먼트(shopper-tainment)’를 무기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스타 유튜버·BJ(Broadcast Jockey)는 억대 수입을 벌어들이며 청소년의 장래 희망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최근 공동구매 플랫폼에서도 1인 미디어커머스를 선언한 이들이 등장했다. 중고나라의 공동구매 커뮤니티 ‘비밀의 공구’서 활동하는 ‘멀티자키(Multi Jockey·MJ)’가 주인공이다. MJ는 판매할 제품을 직접 조달한다는 점에서 유튜버나 아프리카TV BJ와 질적으로 다르다. 백화점 상품기획자(MD)와 TV 홈쇼핑의 쇼호스트를 합한 멀티 플레이어인 셈이다. 또 모바일 방송을 위한 촬영·편집은 물론 방송 후 실시간 댓글을 통한 소비자 응대까지 책임진다는 점에서 완전한 형태의 1인 미디어커머스의 등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밀의 공구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멀티자키는 10여 명 안팎이다. 대부분 경력 1년 미만으로 아직 ‘투잡’ 내지는 ‘쓰리잡’으로 활동한다. 반면 MJ라는 신개념 직업을 만들어낸 장본인인 황현석씨는 아예 전업으로 뛰어든 경우다. 황씨는 중고나라 직원으로 커뮤니티를 관리하다 ‘나도 직접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회사를 박차고 나와 MJ로 데뷔했다. 한 달에 100여 개 제품의 홍보 영상을 모바일로 제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2년 연속 1억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모바일 쇼핑족

모바일 쇼핑족

비밀의 공구 생명력은 가성비(가격대비성능)다. 중고나라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가성비를 심하게 따지는 소비자가 포진해 있기 때문에 최저가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 10명여명의 MJ들은 이 점을 파고 들었다. 아이템을 선정할 때 ‘이건 팔리겠다’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 아이템을 싸게 들여올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했다.
 
황씨가 지난 2016년 1월에 띄운 코오롱스포츠 ‘안타티카’ 다운재킷 영상은 비밀의 공구 1인 미디어커머스의 시초였다. 당시 백화점서 79만원에 팔던 것을 52만원에 내놓았고, 2분짜리 짧은 방송을 걸자마자 192개가 완판됐다.
 
멀티자키 황현석씨의 ‘경추베개’ 홍보 동영상.

멀티자키 황현석씨의 ‘경추베개’ 홍보 동영상.

황씨는 “방송이 나간 후 코오롱에서 ‘그 가격에 어떻게 구했나’라고 확인 전화가 왔다”며 “직원 대상 판매 물량을 가져왔다고 했더니 ‘알았다’며 전화를 끊더라”고 말했다. 이후 비밀의 공구는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사는 사람은 없다’는 입소문이 나며 최저가 커뮤니티로 알려졌다. 아이디어는 좋지만 홍보가 안 돼 재고가 쌓인 중소기업 제품이나 테스트 베드(신제품의 시험무대) 상품을 싸게 들여온다.
 
부업에서 전업으로 이동한 MJ도 늘고 있다. MBC 개그맨 공채 출신의 방송인 이도윤(36)씨는 “반년 전만 해도 아르바이트한다는 생각이었는데, 지금은 MJ가 본업이 됐다”며 “돈도 돈이지만, 내 방송을 한다는 재미가 가장 크다”고 했다.
 
홈쇼핑 채널서 쇼호스트로 활동한 김수민(33)씨는 출산 후 경력이 단절되자 MJ로 복귀했다. 유지선(31)씨는 홈쇼핑 쇼호스트와 모델로 활동한 경력을 살려 MD로 나섰다.
 
전통 채널과 뉴미디어를 모두 경험한 이들은 1인 미디어커머스의 경쟁력을 “소비자와의 친밀감”이라고 입을 모았다. 유씨는 “홈쇼핑에선 말을 골라 해야 하는 등 제약이 많다. 또 제품의 단점을 꺼내기 힘든 반면 1인 방송에선 얼마든지 솔직하게 할 수 있다”면서 “솔직한 방송이 구매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산전수전을 모두 겪은 MJ의 방송은 ‘전광석화’를 모토로 삼는다. 이들은 “모든 것을 2분 이내에 끝낼 수 있어야 한다”며 “그 이상의 시간은 사족”이라고 입을 모았다. 유씨는 “요즘 소비자는 쇼호스트만큼 제품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구구절절하게 설명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고 말했다. 지난해 겨울 남성 발열속옷을 팔기 위해 한강공원에서 속옷만 입고 뛴 영상을 제작한 황씨는 “첫 5초가 가장 중요하다. 이때 임팩트가 있어야 한다”며 “이후 5초 단위로 소비자의 눈길을 끌만한 영상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짧고 간결한 ‘게릴라’ 영상은 MJ가 다른 채널에 비해 갖는 경쟁력이기도 하다.
 
회원 수 11만 명을 보유한 폐쇄몰(특정 회원 전용 쇼핑몰)인 비밀의 공구는 지난해 거래액 100억원을 기록했다.
 
MJ 같은 1인 미디어커머스의 DNA는 TV홈쇼핑 채널로 전이됐다. 지난해 CJ오쇼핑이 선보인 모바일 라이브 ‘쇼크 라이브’는 4개의 채널 중 유튜버 출신이 2명이다. 홈쇼핑이 브라운관 밖 1인 미디어로 방송을 꾸린 이유는 20~30대 소비자를 끌어오기 위해서다. CJ오쇼핑 관계자는 “당장의 매출보다 잠재 고객과의 접점을 높이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CJ E&M을 흡수하고 미디어커머스 기업을 표방한 CJ오쇼핑은 모바일 라이브를 통해 콘텐트 차별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GS홈쇼핑의 ‘심야 라이브’도 1인 방송 스타일을 따 왔지만 실질적인 매출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방송 기획·제작 등을 홈쇼핑 PD가 맡고 있다. 실제 심야 라이브는 1시간 방송에 평균 방문자(UV) 3만명, 매출은 1억원에 달한다.
 
멀티자키들 ‘완판 방송’ 비결은
● 영상은 무조건 2분 이내로. 2분 이내 소비자 사로잡을 수 없다면 실패한 영상.
● 과유불급. 칭찬 일색보다는 솔직한 후기가 낫다.
● 방송은 흥미가 아닌 팩트. 유튜브의 먹방, 아프리카TV의 ‘별풍선’ 방송과 차별화해야.
● 꾸미지 않는다. 생활용품 광고 복장은 츄리닝, 피부 트러블 설명할 땐 맨 얼굴로.
● 완판에 목숨걸지 마라. 때로는 ‘노 마진’ 방송으로 단골 만들어야.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