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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 역전 우려 … 주식·채권·원화 동반 약세

5일 주식·채권·원화 가치가 동반 하락한 가운데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주식·채권·원화 가치가 동반 하락한 가운데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주식·채권·원화 가치가 한꺼번에 떨어졌다. 국내 금융시장에 ‘트리플 약세’의 충격이 닥쳤다. 채권 값이 하락(금리는 상승)하면 결국 은행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조만간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5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3.64포인트(1.33%) 내린 2491.75로 마감했다. 이틀 연속 하락세다. 지난달 12일 이후 약 3주 만에 지수 2500 선이 무너졌다. 외국인들은 닷새 연속 ‘팔자’ 공세를 이어 갔다.
 
코스닥시장은 상황이 더 심각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41.25포인트(4.59%) 내린 858.22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 하락 폭은 2007년 8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이후 최악이었다.
 
미국발 ‘한파’가 주말을 거치며 태평양을 건너왔다. 지난 2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665.75포인트(2.54%) 내린 2만5520.96에 그쳤다. 하루 600포인트 넘게 떨어진 것은 사상 여섯 번째 기록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2.12%)와 나스닥지수(-1.96%)도 동반 하락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충격의 원인은 미국 국채 금리의 급등(가격은 급락)이었다. 2일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7%포인트 오른 2.85%를 기록했다. ‘안전자산’인 채권의 금리와 ‘위험자산’인 주식의 가격은 반비례 관계다. 금리가 오르면 ‘위험자산’인 주식을 팔고 채권을 사는 투자자들이 많아진다. 기업들의 이자 비용이 커지는 만큼 실적도 나빠진다.
 
국내 금융시장에선 외국인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채권시장에선 일찌감치 ‘팔자’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지난해 8월부터 5개월 동안 7조8000억원어치의 채권을 팔았다. 주식시장에선 지난달 말을 고비로 ‘팔자’로 돌아섰다. 최근 닷새 동안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을 합쳐 2조9000억원어치를 팔았다.
 
외국인들의 ‘팔자’가 일시적 현상인지, 장기적 추세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분위기는 좋지 않다. 글로벌 투자펀드들이 아시아 신흥국 증시에서 동시에 발을 빼는 조짐이 엿보인다. 5일 한국 증시뿐 아니라 홍콩 항셍지수, 인도 센섹스지수, 베트남 VN지수 등이 일제히 내렸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오른 것은 전 세계적인 저금리로 시중에 풀린 돈이 워낙 많았기 때문”이라며 “미국 등에서 시장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선 상황에서 주가 상승의 동력을 찾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까지 반도체 호황을 바탕으로 삼성전자 등이 지수를 끌어올렸지만 앞으로는 반도체 업종의 전망도 밝지 않다”고 덧붙였다.
 
5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하락세로 출발해 장중에 230만원 선까지 위협받았다. 하지만 마감 무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는 소식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결국 전날보다 1만1000원(0.46%) 오른 239만6000원에 마감했다.
 
외국인들은 원화 가치도 주저앉혔다. 주식을 팔아서 챙긴 원화를 달러로 바꾸려는 수요가 몰렸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가치는 전날보다 8.8원 하락(환율은 상승)한 달러당 1088.5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원화 가치는 1090원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이후 두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당분간 원화 약세, 달러 강세의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다음달 금리 인상이 유력해서다. 글로벌 투자자금은 금리가 낮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 흘러가는 경향이 있다.
 
한국과 미국의 시장 금리는 이미 역전됐다. 외국인들 입장에선 한국 채권의 투자 매력이 크게 떨어졌다. 금융시장에서 지표가 되는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5일 연 2.287%로 전날보다 0.037%포인트 상승했다. 10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연 2.804%로 전날보다 0.048%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10년 만기라면 미국 국채가 한국보다 수익률이 높다.
 
중앙은행이 결정하는 정책 금리도 조만간 역전될 가능성이 크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Fed가 다음달 연 1.25~1.5%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상대적으로 금리 인상에 신중한 모습이다. 한은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동결한다면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
 
주정완·하현옥·이현 기자 jw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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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