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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속으로] 왜곡·조작·악플 ‘바이러스’ 막아라 … 정치권 가짜뉴스와 전쟁

지방선거 앞두고 ‘거짓 정보’ 경계령
민주당 가짜뉴스법률대책단장인 조용익 변호사(왼쪽 두번째)가 지난달 29일 서울경찰청에 가짜뉴스 유포자 고소장을 접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가짜뉴스법률대책단장인 조용익 변호사(왼쪽 두번째)가 지난달 29일 서울경찰청에 가짜뉴스 유포자 고소장을 접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말도 안 되는 엉터리 뉴스가 너무 많습니다. 처벌할 방법이 없나요?”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소통위원회에서 일하는 당직자 A씨가 최근 자주 받는 문자메시지다. 그는 “지난달 8일 당에 가짜뉴스 신고센터를 만든 이후 비슷한 메시지를 매일 받는다”고 말했다. 제보자는 SNS에서 직접 캡처하거나 촬영한 파일을 첨부한다. 하루 200~300건의 신고가 접수된다. A씨는 “파일을 보고 씁쓸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정책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넘어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도 상황은 비슷하다. 당 홍보본부장인 박성중 의원은 지난 1일 “제목을 이상하게 달거나, 거꾸로 달아서 보수 정치인을 싸잡아 공격하는 일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했다. 예전에는 악의적인 글을 보고도 자제했다면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는 그 폐해가 심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야가 당 공식 홈페이지의 ‘가짜뉴스 신고센터’를 보강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민주당에 신고된 ‘댓글조작’ 정황. [사진 더불어민주당]

민주당에 신고된 ‘댓글조작’ 정황. [사진 더불어민주당]

◆가짜뉴스와의 ‘법률 전쟁’=지난달 8일 신설한 민주당의 가짜뉴스 신고센터는 당 디지털소통위원회에서 총괄한다. 위원장인 최민희 전 의원은 “가짜뉴스의 뿌리를 뽑을 때까지 신고센터를 운영한다”고 말했다. 위원회의 무기는 형사고발 등 강력한 법적 조치다.
 
민주당은 지난달 29일엔 첫 포문을 열었다. 가짜뉴스 유포 및 명예훼손으로 판단되는 211건의 게시글을 서울경찰청에 고소·고발했다. 법률대책단장인 조용익 변호사는 “조금만 팩트체크를 해봐도 허위임을 알 수 있는 것들을 의도적으로 짜깁기해서 유포하는 것을 위주로 걸러내 법적 조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에 각각신고된 가짜뉴스.[사진 더불어민주당]

민주당에 각각신고된 가짜뉴스.[사진 더불어민주당]

수사 대상이 된 글 중에는 ‘청와대에서 탄저균을 수입해 청와대 직원만 맞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2018년 2월 24일까지다(실제는 2022년 5월 9일)’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도 국정원 특활비를 상납받았다’ 등이 포함됐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합성한 사진 등도 있다. 조 변호사는 “목적이 뚜렷한 비방글, 명예훼손 소지가 다분한 것들을 추려서 법률적으로 범죄가 되는 부분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한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에 각각신고된 가짜뉴스. [사진 자유한국당]

한국당에 각각신고된 가짜뉴스. [사진 자유한국당]

한국당에 각각 신고된 가짜뉴스. [사진 자유한국당]

한국당에 각각 신고된 가짜뉴스. [사진 자유한국당]

한국당은 민주당의 고소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며 민주당 지지 성향의 네티즌이 만든 가짜뉴스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박성중 의원은 지난달 30일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지난 10년 동안 민주당과 그 지지자들은 광우병, 천안함, 한미FTA, 메르스 등 각종 괴담을 생산하고 온라인상에 퍼뜨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에 그림을 그려 ‘쥐 타령’을 하고, ‘박근혜 동영상 19금’ 등의 공격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처단이라고 해서 목 윗부분만 내건 것도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끝없는 굴욕에도 우리 당은 참고 또 참았다. 민주당의 고소철회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홈페이지에 설치한 ‘가짜뉴스 신고센터’. [사진 더불어민주당]

민주당이 홈페이지에 설치한 ‘가짜뉴스 신고센터’. [사진 더불어민주당]

◆새벽에 ‘공감’ 급증하기도=민주당의 모니터단은 이르면 5일부터 SNS와 포털 사이트 등에서 수시로 가짜뉴스의 동향을 살핀다. 하루 66명가량의 시민 모니터단이 일종의 ‘와치독(감시견)’ 역할을 하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요즘에는 일부 포털 사이트에서 특정 뉴스의 댓글 공감 수를 높인다는 제보도 들어온다. 정부와 여당을 비판하는 댓글에 대한 ‘공감’ 수가 새벽 시간대에 급격히 늘어나는 모습을 직접 영상으로 찍은 것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크로(자주 사용하는 여러 개의 명령어를 묶어 하나의 입력 동작으로 만들어 반복 작동하게 하는 것)를 돌렸다는 의심도 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지난달 31일엔 댓글조작을 위해 매크로를 사용한 의심이 드는 정황을 수집해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한국당이 홈페이지에 설치한 ‘가짜뉴스 신고센터’. [사진 자유한국당]

한국당이 홈페이지에 설치한 ‘가짜뉴스 신고센터’. [사진 자유한국당]

한국당은 지난 2016년 12월부터 당 홈페이지에 가짜뉴스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과 탄핵 국면이 이어지면서며 그 필요성이 커졌다. 보수 성향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정치인에게 욕설과 비방, 혐오 글을 게시하는 일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한국당에는 지금까지 총 731건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한다. 박성중 의원은 “신고센터를 계속 운영하다가 최근에는 미디어국을 신설했다. 편제를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에는 각 의원실이나 당협위원장이 가짜뉴스 신고를 받았다. 앞으로는 미디어국이 일괄적으로 취합해 문제 소지가 있는 것들을 당 법률지원단에 맡겨 법적 조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모니터단이 캡처한 SNS 가짜뉴스. [사진 더불어민주당]

민주당 모니터단이 캡처한 SNS 가짜뉴스. [사진 더불어민주당]

◆선거 다가올수록 가짜뉴스 공방 가열=‘가짜뉴스와의 전쟁’은 6·13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여야의 공방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의 폭압이 멈춰지지 않는다면 우리 자유한국당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 문빠, 달빛기사단, 문꿀오소리, 문각기동대 등의 가짜뉴스와 명예훼손 사례를 고소한다면 수천 건의 고소도 가능한 상황임을 민주당은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최민희 전 의원은 지난 1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악플은 표현의 자유라고 할 수 없고, 헌법의 보호를 받을 가치가 없다는 건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한 말이다”고 맞받았다.
 
[S BOX] 19대 대선 허위사실 공표 신고 2만건, 18대 때의 5배
지난 19대 대선에서도 ‘가짜뉴스’는 선거판의 화두 중 하나였다. 국민의당 등이 제기한 문준용(문재인 대통령 아들)씨 취업 특혜 의혹도 그중 하나였다. 이 의혹은 가짜뉴스를 넘어 형사 사건으로 비화했다. 무차별적으로 퍼진 의혹은 의도적인 조작이었다는 사실이 수사에서 드러났다. 지난해 6월 박주선 당시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관련 카톡 캡처 화면 및 녹음 파일은 이유미 당원이 직접 조작해 작성한 거짓 자료였다”고 사과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해 5월 19대 대통령 선거전에 허위사실 공표로 신고된 건수만 2만 건이 넘는다고 밝혔다.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기록한 4000건의 신고 건수보다 5배가 넘는 수치였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는 자신을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로 밝힌 일부 네티즌이 자주 논란이 되고 있다. 논란이 되는 글은 포털과 SNS에서 급격히 퍼져 현 정부와 다른 목소리를 내는 정치인 또는 언론에 대한 비판과 혐오가 도를 넘게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회엔 가짜뉴스 유포자에 대한 처벌 규정을 신설하고 삭제 의무를 부과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5건과 국가정보화 기본법 개정안 2건이 계류 중이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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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