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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피 작전 난무 속 한·미 불통에 걱정 앞선다

빅터 차 주한 미국 대사 내정자의 낙마를 계기로 ‘코피 작전(bloody nose strike)’을 심각하게 검토 중인 트럼프 행정부의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한반도 내 무력 충돌 시 참혹한 피해를 보게 될 우리로서는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차 내정자의 낙마는 대북 선제공격 시 한국 내 미국인들을 대피시킬 준비가 돼 있느냐는 질문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비전투원 소개 작전(NEO)’으로 불리는 이 작전은 트럼프 행정부가 검토 중인 ‘코피 전략’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끝마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에 체류 중인 23만 명의 미국인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결국 소개 작전을 준비하겠느냐는 물음은 대북 선제공격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인 셈이다. 차 내정자는 이에 대해 대북 선제공격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반대해 주한 미국 대사 내정자에서 밀려난 것이다.
 
차 내정자 낙마 이후 알려진 새로운 사실을 종합해 볼 때 트럼프 행정부는 지금까지의 관측보다 코피 작전을 훨씬 진지하고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한국 언론의 인터뷰에 응한 미국 내 외교·안보 전문가들도 “트럼프 행정부가 코피 작전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게 확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열린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지낸 데니스 블레어마저 “북한이 추가 도발 시 제한적인 보복 타격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다.
 
북한이 평창 겨울올림픽 전날인 8일 대규모 열병식을 강행할 경우 문제는 커질 수밖에 없다. 미 국무부는 그제 “(열병식이) 거행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북한은 열병식을 취소하기는커녕 핵폭탄마저 등장시킬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자칫 평화 올림픽을 내건 평창올림픽에는 찬물을 뿌리고 미국의 대북 선제공격론엔 기름을 끼얹을지 모른다.
 
이처럼 언제 대북 선제공격이 이뤄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한·미 간 불통의 실상을 지켜보면 걱정이 앞선다. 이번 차 내정자의 낙마에 대해서도 우리 외교부는 공식적으로 통보받지 못했다고 한다. 외교부는 어제 “미국이 한국과의 협의 이전에 (차 내정자 낙마) 보도가 나온 데 대해 우리 측에 양해를 구해 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외교부는 이런 해괴한 해명 대신 망가진 안테나부터 손질하고 반성해야 한다. 아그레망까지 보낸 데다 어느 때보다 주한 미국 대사의 존재가 중요한 시점에서 워싱턴의 기류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까맣게 몰랐다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이러고도 “한·미 동맹은 튼튼하다”고 주장한다면 염치없는 일이다. 이런 한·미 간 균열을 방치하면 언제 미국의 코피 작전이 감행되고 최악의 ‘코리아 패싱’이 일어날지 모른다. 당국은 정신 차리고 한·미 동맹 전반을 재점검해야 할 것이다. 국가의 운명과 국민의 생명이 걸린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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