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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돌연변이를 보면 미래를 볼 수 있다”

현실 설명을 넘어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사회과학의 오랜 꿈이다.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는 에마뉘엘 마크롱의 대통령 당선을 예측한 바 있다. [중앙포토]

현실 설명을 넘어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사회과학의 오랜 꿈이다.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는 에마뉘엘 마크롱의 대통령 당선을 예측한 바 있다. [중앙포토]

 
어떻게 미래를 예측할 것인가

어떻게 미래를 예측할 것인가

“미래를 예측하는 최상의 방법은 미래를 발명하는 것이다”라는 말도 있지만,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75)는 미래를 예측하는 게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번에 우리말 번역본이 나온 그의 『어떻게 미래를 예측할 것인가: 역사 속 시그널을 읽으면 미래가 보인다』(작은 사진)는 미래학 분야의 역작(tour de force)이면서 간단히 분류하기 힘든 책이다. ‘예측으로 본 인류 역사’인가 하면, 행복·성공의 비결을 정리한 자기계발서처럼 읽히는 책이기도 하다. 미래 비전도 제시한다. 누구나 매일 5분씩 훈련하면 자신의 미래는 물론 가족과 기업의 앞날, 국가의 운명까지 내다볼 수 있다는 튀는 주장까지 담았다.
 
유럽 사상계의 간판스타인 아탈리는 ‘긍정경제(positive economy)’를 제안한 미래 설계자로도 유명하다. 긍정경제는 단기적 이익을 추구하는 개인주의적 경제를 대체하는, 미래 세대의 이익까지 고려하는 공익적 경제다. 그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아탈리의 미래 예측은 테러리즘 부상에서 공산주의 쇠퇴, 인공장기 상용화, 급격한 기후 변화까지 여러 차례 들어맞은 적이 있다.
 

수십 년간 미래를 예측해 온 이유는.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밝히는 것보다 내게 더 큰 성취감을 주는 것은 없었다.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해독하는 일은 과거 탐구 작업에 타당성을 부여한다. 나는 미래사회를 그려보기 위해 음악의 세계, 시간의 가치, 로맨틱한 열정과 같은 것들을 탐구했다. 문화와 사회의 다양한 측면이 미래사회의 비전에 영양분 노릇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음악이 대단히 매력적인 주제다. 다른 인간 활동보다 음악이 더 빨리 진화하기 때문이다. 음악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돌연변이’를 이해하면 사회의 변화를 예측하는 게 가능하다. 음악의 녹음, 복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확산은 우리 일상생활을 바꿔놓을 깊은 변화를 예고했다.”
 
세계의 중심이 미국·유럽에서 중국·아시아로 이동한다고 예측하는 사람이 많다.
“나는 세계의 중심이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점진적으로 이동한다는 예측을 이미 1979년에 내놨다. 『3개의 세계(Les trois mondes)』라는 책을 통해서다. 하지만 유럽이 단합한다면, 지위가 추락하거나 세계를 움직이는 힘을 상실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리더(global leader) 경쟁은, 수십 년 내에 발생할 수 있는 혼란 때문에 무의미해질 수 있다. 글로벌 리더의 존재 자체가 위태로워지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미래 예측은 권력 장악으로 이어지나.
“우리는 미래의 흐름을 예측함으로써 우리 삶의 방향을 설정하고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보에 기반한 미래 판단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 대해 힘의 우위에 설 수 있다.”
 
서구의 세계 지배는 군사력·경제력보다 미래 예측 능력 덕분인가.
“미래를 예측하면 경쟁자에 앞서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군사력도 결국 미래 예측에서 나온다. 미래 예측 능력이 서구 세계의 유일한 힘의 원천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예측 능력은 부인할 수 없는 권력의 도구다.”
 
50년 내에 중국·북한을 포함해 모든 나라가 서구식 민주주의를 수용할 가능성이 있나.
“짐작건대 50년 내로 모든 나라가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상당히 혼란스러울 수 있다. 자본주의는 전역으로 팽창해 범세계적(global)이 되었지만, 민주주의 작동의 밑거름인 법치주의는 아직까지 지역적(local)이다. 비대칭적이다. 이런 상황은 국제체제에 불균형을 낳을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의 세계화 때문에 범세계적 법치주의가 불가피하다. 자본 흐름을 규제하고 약탈적 행위를 막기 위해서다. 또 다른 비대칭 문제가 있는데, 민주주의 국가 정치인들의 단기적 목표는 민주체제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필요한 장기적 목표와 충돌한다. 민주주의는 양대 도전에 직면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첫째, 민주적 통치 방식이 국제화되어야 하고, 둘째, 목전의 이익과 장기적인 시각을 조화시켜야 한다. 이는 민주체제를 보전하고 미래 세대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하다. 후손들의 이익을 고려하는 정책 결정을 소홀히 하면 장기적으로 민주주의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
 
태양계가 사라지기 전에 인류가 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까.
“태양계가 곧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30억년은 남아 있다. 그보다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보다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를 다뤄야 한다. 위협 중 일부는 기후변화나 대량살상무기의 경우처럼 인류 스스로 자초한 것들이다.”
 
한국의 미래는 어떻게 전망하는가.
“한국의 미래는 한국에 달렸다. 한국이 지금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한국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다. 나는 낙관주의자도 비관주의자도 아니다. 낙관주의와 비관주의, 모두 수동적인 태도다. 나는 행동의 가치를 믿는다. 이런 생각이 내가 주장한 긍정경제의 핵심 아이디어다.”
 
앞으로 세상을 지배하게 될 가치는.
“미래 사회 예측도 중요하지만 각자 자신의 자유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의 미래를 예측할 여건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는 모두 자신의 인생과 나라, 인류에 대해 책임이 있다. 그래서 나는 이타주의가 21세기 인류 생존을 위한 핵심 가치라고 믿는다.” 
 
김환영 지식전문기자 whan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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