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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추적]'마식령 전세기' 조율 진통…한·미 간 이상기류?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상비군들이 31일 강원도 양양국제공항에서 북한 마식령스키장으로 훈련을 떠나기 위해 출국수속을 밟고 있다. [양양=사진공동취재단]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상비군들이 31일 강원도 양양국제공항에서 북한 마식령스키장으로 훈련을 떠나기 위해 출국수속을 밟고 있다. [양양=사진공동취재단]

 31일 마식령 스키장에서의 남북 공동 훈련을 위한 방북단의 전세기 사용 허가는 이륙 불과 2시간 전에 확정됐다. 미국의 독자 제재 위반 소지를 두고 한·미 간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조율이 막판까지 진행됐기 때문이다.  
 

美 재무부, 北 전방위 압박 기조
제재 예외 인정 '선례'에 신중
트럼프, 연두교서엔 '압박'만
"평창 이후 한미동맹 관리 과제로"

 문제가 된 부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발효한 행정명령 13810호였다. 여기엔 “북한에 착륙했던 항공기는 180일간 미국에 들어올 수 없다”고 돼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31일 “정부는 대북 제재의 틀을 준수하는 가운데 평창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다는 입장”이라며 “미 독자 제재로 인해 마식령에 가는 우리 항공사가 영향을 받지 않도록 예외를 허가받는 절차를 미국 재무부와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아슬아슬했지만 정부는 결국 미국으로부터 예외 선례를 얻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는 입법한 지 4개월 만에 제재 예외 선례를 만드는 데 신중한 분위기다. 특히 전방위 압박 기조를 내세우고 있는 미 재무부의 우려가 컸다. 외교가의 한 소식통은 “미국이 선례를 만드는 것을 마뜩지 않아 해 자칫하면 마식령행이 어려울 수도 있었지만, 결국은 미국도 어렵게 재개된 대화 동력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에서는 한국이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다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공조 대열에서 이탈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나온다. 특히 마식령 스키장이라는 장소를 탐탁지 않아 한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치적을 홍보하고 정상국가로의 이미지 세탁을 하는 데 한국이 이용당할 수 있다는 목소리들이 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한쪽 팔과 다리를 잃은 탈북자 지성호씨가 트럼프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 중 복발을 번쩍 들어보이고 있다. 왼쪽 위에서 박수치고 있는 남녀가 북한에 억류된 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다. [연합뉴스=EPA]

북한에서 한쪽 팔과 다리를 잃은 탈북자 지성호씨가 트럼프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 중 복발을 번쩍 들어보이고 있다. 왼쪽 위에서 박수치고 있는 남녀가 북한에 억류된 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다. [연합뉴스=EPA]

 공식적으로는 100% 입장을 같이한다고 하지만 이처럼 한·미 간에 이상기류 조짐은 여러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백악관이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를 주한 미 대사로 내정했다 철회한 것도 한·미 동맹에는 적신호다. 주한 미 대사 자리가 지난해 1월부터 1년 동안 공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에서도 우리 정부의 입장과는 미묘한 입장차가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자극적인 발언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압박(pressure)만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북한 인권 문제를 부각했다. 북한에 억류됐다 미국으로 돌아온 직후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웜비어의 부모와 북한에서 한쪽 팔과 다리를 잃은 탈북자 지성호씨를 하원 본회의장으로 초청했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의 인권 실상을 본 미 국민들이 '북한에는 군사 공격을 해도 타당하겠다'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였던 것 같다”며 “지금의 남북대화에 대해서도 미국은 지지한다기보다는 지켜보자는 입장에 가깝다. 올림픽이 끝나면 북한의 요구사항이 나올 텐데, 한국이 이를 전달할 때 미국이 얼마나 수용할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대북 압박·제재 기조를 유지한다고 미국에 확신을 주는 데 외교력을 집중하고 있다.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는 29~30일 방미해 미 국무부와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과 북핵 관련 협의를 했다. 하지만 정부의 노력에도 미국의 불안감이 완전히 잦아들지는 않고 있다. 평창 이후의 한·미 동맹 관리가 외교적 과제로 부상한 셈이다. 남궁영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개인 간이든 국가 간이든 신뢰는 장기적으로 쌓아야 하는 것”이라며 “겉으로는 한·미 관계가 좋다지만 한국이 지금처럼 미국이 우려하는 행동을 할 경우 실질적 신뢰 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지혜·박유미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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