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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핵무기 사용 쉬운 전략 마련한다…북한 맞춤형 전략인가

Focus 인사이드 
 
국정연설 중인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국정연설 중인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의회 국정연설에서 “북한의 무모한 핵미사일 개발이 아주 조만간(very soon) 미국을 위협할 것”이라며 우려를 밝혔다. 이런 가운데 최근 공개된 미국의 핵태세검토보고서 (Nuclear Posture Review, NPR) 초안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의 새로운 핵태세에 대한 여론을 떠보기 위해 의도된 유출인지, 아니면 새로운 핵태세검토에 대해 반감을 갖는 측에서 유출을 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유출된 초안의 내용이 가지고 있는 함의가 파괴력이 크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미국 국방부는 유출된 초안의 진위 여부에 대해 부정하고 있지는 않으나, 여러 가지 버전의 초안이 존재한다고 함으로써 향후 변경의 여지를 남겨 놓았다.  
 
이번에 유출된 보고서는 지난해 12월 18일 발표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National Security Strategy, NSS)과 이번 달 19일 발표한 국방전략 보고서 (National Defense Strategy, NDS)와 같이 해석되면서 트럼프 정부가 상정하는 미국의 안보 상황 및 그에 대한 대응 방안의 지침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계속해서 미국의 핵무장 수준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면서 핵무장의 증강을 주장해왔다.
 
미국 국방부가 작성한 2018년 핵태세보고서 초안

미국 국방부가 작성한 2018년 핵태세보고서 초안

 
이번에 유출된 핵태세검토 보고서의 내용에서 가장 큰 특징은 미국 정부가 새로운 핵무기의 개발에 의지를 보였다는 점이다. 두 가지 새로운 핵무기의 개발이 언급되고 있는데, 하나는 미국 잠수함에 장착될 저강도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순항 미사일의 개발이다. 이러한 변경은 모두 위협의 주요인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전술핵무기 B61 핵폭탄 [사진 미 공군]

미국의 전술핵무기 B61 핵폭탄 [사진 미 공군]

 
저강도 핵무기와 관련하여 현재 W80과 B61의 형태로 존재하고 있는 저강도 핵무기를 잠수함에서 발사 가능한 형태로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기존의 핵무기가 너무도 강력한 까닭에 실제 사용이 불가능해 억지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저강도 핵무기가 필요하다는 논리이다. 적국이 핵무기를 사용하더라도 기존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에는 모든 것이 파괴되는 확전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현재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의 사용 가능성이 너무 낮아 적들이 인식하기에 억지력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 비롯되었다. 또, 2010년 핵태세검토 보고서에서 무기체계에서 배제했던 핵무기 탑재 해상발사 순항미사일을 다시 도입해 잠수함에서 발사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한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5'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은 지난해 11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5'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이러한 무기체계의 도입 및 업그레이드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미국이 핵무기 사용 정책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에 변화를 예고한 핵무기 사용 정책은 기본적으로 핵무기를 최후의 수단으로 상정한 기존의 정책과는 달리, 적국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미국과 동맹국의 기간 시설 및 민간인, 그리고 지휘 통제 자산에 대한 심각한 전략적 공격에 대해서도 핵무기로 대응할 수 있는 방향으로 수정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심각한 전략적 공격’이라는 정의의 범위가 너무 넓기 때문에 많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미사일 등을 선보이면 핵전력을 강화해오고 있다.

중국은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미사일 등을 선보이면 핵전력을 강화해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미국이 상정하는 위기의 요인이 변화하는 데에 기인한다. 매티스국방장관은 새 국방전략 보고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세계는 다시 한번 현실로 등장한 강대국 간 경쟁으로 전 지구적 변동과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변화의 시대를 맞고 있다”며 “테러리즘이 아니라 강대국 간 경쟁이 지금은 미국 국가안보의 최우선 초점”이라고 주장하였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12월 18일 발표한 새 국가안보전략에서도 중국과 러시아를 민주주의에 도전하는 수정주의 세력으로 규정했다.  
 
2000년대 초반 이후 미국의 전력이 테러와의 전쟁에 집중되어 있던 데에서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다. 미국에 대한 기본적인 위협이 테러집단과 같은 비국가 세력보다 러시아와 중국 같은 국가로부터의 위협을 강조되는 것으로 바뀐 것이다. 그러한 적성 국가로부터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방편으로 새로운 핵태세를 논의하는 것이다. 테러 집단, 혹은 이번에 사라진 기후 변화와 같은 비국가적 요인을 위협요인으로 보던 미국의 전 정부의 입장에서 국가적 요인을 강조하는 것으로 바뀐 것은 우리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매티스 장관은 민주주의 동맹국들의 경제적 힘이 증가한 만큼 방위비 분담을 더 늘려야 한다고 하면서 동맹국들의 방위비 분담 상향조정을 주장했는데, 그러한 수준을 넘어서서 앞으로 전략적으로 우리의 외교 안보적 선택이 미국과의 관계에서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 이미 우리는 중국과의 관계에서 소위 3불 정책, 남중국해 문제 등 미국과의 갈등 요소가 존재한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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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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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