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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북제재 의식한 고육책··· 마식령 전세기 'A321 비밀'

北가는 비행기, 왜 A321인가…美 제재 피하려 단거리용 유럽제?  
 
남북 스키 공동훈련을 위해 사용될 비행기로는 아시아나 항공이 낙점됐다. 한미 당국은 출발 직전까지 해당 항공기의 대북 제재 조항 예외 적용 여부를 놓고 진통을 겪었다. [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남북 스키 공동훈련을 위해 사용될 비행기로는 아시아나 항공이 낙점됐다. 한미 당국은 출발 직전까지 해당 항공기의 대북 제재 조항 예외 적용 여부를 놓고 진통을 겪었다. [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31일 오전 10시43분 남북 스키 공동 훈련을 위해 강원도 양양공항을 이륙해 북한 원산 갈마비행장으로 향한 비행기는 아시아나 전세기로, 기종은 A321이다. 한ㆍ미는 비행기 이륙 당일 아침까지도 막판 조율에 진통을 겪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발효한 행정명령 13810호의 대북 제재 조항 때문이다. 이 행정명령은 “북한에 착륙했던 항공기는 180일간 미국에 들어올 수 없다”고 적시했다. 하지만 한ㆍ미 당국은 진통 끝에 이 항공기를 행정명령 13810호 예외로 삼기로 합의했다.  
 
북한 원산 갈마비행장. 우리측 스키선수들은 이곳에 착륙한 뒤 마식령스키장으로 이동한다.

북한 원산 갈마비행장. 우리측 스키선수들은 이곳에 착륙한 뒤 마식령스키장으로 이동한다.

A321기종이 선택된 이유는 뭘까. 항공기 특성에 답이 있다. 이 항공기는 중소형으로, 비즈니스 클래스를 만들면 최대 185석, 이코노미석만 갖출 경우 220석까지 가능하다. 항공기 자체가 크지 않아 주로 국내선과 일본ㆍ중국 등 단거리 국제노선에만 사용된다. 익명을 요청한 항공 전문가는 통화에서 “A321기가 미국 노선에 사용되는 일은 없다고 봐도 좋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륙 예정 시간 직전까지 협상을 벌인 정부로서는 이 항공기가 미국이 독자 대북 제재를 해도 실효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을 가능성이 있다. 
 
유럽의 다국적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체인 에어버스(Airbus)가 제작한 기종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미국의 보잉(Boeing)이 아닌 유럽 에어버스 항공기를 선택했다는 점도 미국의 대북 제재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항공 전문가는 “아시아나는 에어버스 해당 기종과 유사한 보잉사 항공기도 다수 보유 중”이라며 “이 기종을 선택한 것은 미국을 의식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항공기 구조상으로도 정부에겐 매력적인 기종이다. A321기종은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 데다, 기내 구조 변경도 쉽다는 게 특징이다. 이 항공기는 31일 양양으로 출발하면서는 공동 훈련에 참여할 선수단 31명과 지원인력, 공동취재단을 포함한 40여명을 태웠다. 그러나 1박2일 훈련이 끝난 뒤인 다음달 1일 원산을 출발해 양양으로 올 때는 탑승인원이 불어난다. 북측 선수단 등을 함께 태워오기로 남북이 합의했기 때문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31일 “양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는 북측 알파인 스키와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들과 임원진이 동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탑승 인원이 늘어나도 기내 구조를 신속하게 변경할 수 있는 기종이라는 점에서 A321호는 정부에 매력적인 선택지였다.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상비군들이 강원도 양양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북한 마식령스키장으로 훈련에 앞서 파이팅 포즈를 취하며 사진촬영 하고 있다./양양=사진공동취재단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상비군들이 강원도 양양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북한 마식령스키장으로 훈련에 앞서 파이팅 포즈를 취하며 사진촬영 하고 있다./양양=사진공동취재단

양양공항에서 원산 갈마비행장으로 향한 전세기의 편명은 1358편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이 항공기는 원산에 머물지 않고 남측으로 바로 귀환하는데, 인천공항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한다. 내일 오후 남측으로 귀환하는 우리 선수들과 북측 대표단을 태우기 위해 뜨는 전세기의 편명은 1388호이며, 같은 비행기가 인천공항에서 원산 갈마비행장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통화에서 “협의 당사국간에 특별기 투입을 위한 전제조건이 해결되었기 때문에 A321기가 투입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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