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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락치’ 논란에 휩싸인 사법부…“거점법관이 누구냐”

“판사님도 법원행정처 출신이시죠. 거점법관인 셈이네요.”(기자)
“그게 결국 프락치라는 거잖아요. 전 정말 억울합니다.”(행정처 출신 부장판사)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조사한 법원 추가조사위원회가 지난 주 결과를 내놓았지만, 사태가 수그러들기는 커녕 판사들 사이에서 감정의 골은 더 깊어지고 있다. 주말을 지나면서부터는 이른바 ‘프락치 논란’까지 일고 있는 지경이다. 러시아어인 ‘프락치(fraktsiya)’는 지령을 받고 다른 조직에 숨어들어가 공작을 수행하는 이를 뜻한다.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판사들 사이에서 왜 이런 말이 나오는 걸까. 발단은 추가조사위원회의 보고서에서 비롯됐다.
 추가조사위는 판사 동향을 파악한 문건이 다수 발견됐다는 취지의 조사결과를 내놓으면서, ‘거점법관’이 그 정보 수집책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판사들 사이에 숨어들어 그들의 대화내용, 동향 등을 파악해 상부(법원행정처)에 보고했다는 뜻이다.
 37페이지 분량의 보고서에는 ‘법원행정처 심의관 출신 등’으로 설명된 거점법관이 4차례나 나온다. 판사들이 “어떻게 동료 판사를 뒷조사할 수 있느냐”며 날선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판사들이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거점법관을 두고 공방이 있었다. 전 법원행정처 심의관인 A판사는 “거점법관이란 말은 처음 들어본다. 이럴 때 일수록 서로 의심보다는 관대하게 보자”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곧바로 “이런 글을 올린 의도가 뭐냐”는 B판사의 댓글이 달렸고, A판사는 글을 황급히 내렸다. 현재 법원 갈등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이런 분위기에 법원행정처 출신 판사들은 답답해한다. 행정처 출신 한 판사는 “보고서가 나온 이후 나도 판사 뒷조사의 유주얼 서스펙트(usual suspectsㆍ유력한 용의자)가 되어버렸다”며 “누구에게 ‘나는 거점판사가 아니다’ ‘프락치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어렵고 답답해 죽겠다”고 토로했다. 익명을 원한 현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법원행정처 이력이 낙인이 됐다. 이제 곧 인사 시즌인데 남아도 부담이고, 나가도 ‘저 사람은 뭘 잘못해서 나오나 보다’ 오해할까봐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출근하는 김명수 대법원장 [연합뉴스]

출근하는 김명수 대법원장 [연합뉴스]

앞으로도 문제다. 2월 한달만 해도 내홍이 불거질 뇌관들이 곳곳에 있다.
우선 2월 1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이번 파문 후 첫 인적 쇄신 조치로 임명한 안철상 대법관이 신임 법원행정처장으로 취임한다. 이후 블랙리스트 사태 후속조치 방안을 마련할 기구를 구성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2월에는 정기인사도 계획돼 있다. 고등법원 부장판사 이상급 인사(2월 13일자)와 지방부장 이하 인사(26일자) 등도 곧 진행된다.  
김 대법원장은 인사와 맞물려 법원행정처 축소를 포함한 사법부 조직개편 방안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법원 관계자는 “인적 쇄신과 조직 개편과정에서 김 대법원장 측 인사들이 요직에 들어오고, ‘양승태 체제’가 물러나는 과정에서 다시 한번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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