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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Talk] '바가지' 식당 가격, 평창만 그런 걸까요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가 올린 IBC 카페테리아 식단. 가격은 1만1300원이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가 올린 IBC 카페테리아 식단. 가격은 1만1300원이었다.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방송을 제작하는 국제방송센터(International Broadcasting Center·IBC)가 큰 화제였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IBC 내에 위치한 카페테리아입니다. 예, 맞습니다. '바가지 요금' 논란에 휩싸인 그 곳입니다.
 
22일 오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얼마일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쓴이는 "단일팀이다 뭐다 해서 올림픽 때문에 시끄러운데 IBC 내 식당에서 파는 음식 가격이 너무 놀라워서 올려봅니다"라며 한 장의 사진을 게재했습니다. 오렌지 음료 하나와 식빵 두 조각, 스크램블 에그와 베이컨 3줄. 놀랍게도 가격은 1만1300원입니다. 글쓴이는 "저런 쓰레기가 무려 1만1300원입니다. 이런 바가지가 없네요"라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댓글엔 '평창렬(평창+창렬)'이란 표현도 등장했습니다. 아, '창렬스럽다'는 2009년 한 편의점이 DJ DOC 멤버 김창렬씨의 이름을 내세워 만든 제품 때문에 생긴 표현입니다. 가격에 비해 양이 터무니없이 적어서 나온 말이죠.
 
아무튼 운영주체인 신세계푸드는 갑작스러운 논란에 당황했습니다. 30일 자사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일부 미흡한 모습으로 심려를 끼쳐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직위원회, 국제방송기구(OBS)와 협의를 거쳐 가격도 인하했습니다. 조식 46개 메뉴 중 17개, 중식과 석식 57개 중 15개를 최대 50%까지 낮췄습니다. 빵의 양은 2배 늘리고 원래 4000원이었던 커피는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15개 메뉴 정도로 구성된 MPC 뷔페 식단.

15개 메뉴 정도로 구성된 MPC 뷔페 식단.

MPC 카페테리아 가격표. 뷔페식인 식사 가격은 점심 1만8000원, 저녁 2만원이다.

MPC 카페테리아 가격표. 뷔페식인 식사 가격은 점심 1만8000원, 저녁 2만원이다.

 
IBC 카페테리아는 다른 운영인력 식당과는 달리 자원봉사자들이 아닌 방송 관계자들이 이용하는 곳입니다. 피해는 고스란히 미디어 종사자(저도 포함됩니다)들이 뒤집어 쓰는 셈이죠. 같은 회사가 운영하는 평창 메인 프레스 센터(MPC)는 어떨까요. 이쪽도 가격은 만만치 않습니다. 뷔페식인데 중식은 1만8000원, 석식은 2만원입니다. 뷔페라서 양이 적은 편은 아니지만 살인적인(?) 가격입니다. 그나마 대회 운영 인력들이 이용하는 식당들은 가격이 조금 낮은 편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부실하긴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평창에서 만난 한 자원봉사자는 "식권을 제공받아 먹는데 공짜고, 어디 갈 데가 없으니까 어쩔 수 없이 먹는다"고 토로하더군요.
 
다른 국제 스포츠 행사나 올림픽 때도 음식 가격은 꽤 높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취재한 국제대회인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도 그랬습니다. 취재진들이 이용하는 미디어 빌리지 식당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비판에 시달리자 개막 이후 가격을 낮췄죠. 2014년 소치도 비슷합니다. 다음 사진에 나오는 식단을 한 번 보시죠. 오트밀과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빵 2개, 그리고 커피 한 잔입니다. 예상해보시죠. 얼마일 것 같나요?  
2014 소치패럴림픽 카페테리아 식당 메뉴

2014 소치패럴림픽 카페테리아 식당 메뉴

 
정답은 540루블입니다. 현재 환율로는 10300원 정도네요. 그런데 2014년 당시 환율로는 1만5000원 정도였습니다. 스키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이었는데 춥고 배고파서 어쩔 수 없이 먹었지만 이후엔 좀처럼 이용하지 않게 되더군요. 이번 사태 때 1회용 식기 때문에 비난을 받기도 했던데 소치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기 때문에 위생상 1회용 식기를 사용하는 게 국제 기준이라고 합니다.
 
사실 이런 '창렬스러운' 가격이 매겨진 건 올림픽이 상업화됐기 때문입니다. 케이터링 업체들도 좋아서 그런 가격을 매긴 건 아닙니다. 신세계푸드는 "올림픽 조직위와 IBC를 운영하는 국제방송기구가 가격을 결정한다. 우리는 가격결정권이 없다"고 항변합니다. '한 철 장사'를 해야만하는 곳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뜻입니다. 지구촌의 스포츠 축제에서 장삿속을 챙기는 현실을 보면 씁쓸함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평창=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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