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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남북 단일팀 구성, 선수들 입장 미처 못 헤아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장·차관 워크숍’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국정운영의 중심을 국민에게 둘 것을 주문했다. 왼쪽부터 박상기 법무부·강경화 외교부 장관, 이낙연 국무총리.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장·차관 워크숍’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국정운영의 중심을 국민에게 둘 것을 주문했다. 왼쪽부터 박상기 법무부·강경화 외교부 장관, 이낙연 국무총리.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최근 2030 세대의 강한 반발을 야기했던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 논란과 관련, “단일팀을 구성하면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평화올림픽을 위해 좋다고 생각했는데, 선수들의 입장을 미처 사전에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한 명 한 명이 중요하다”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장·차관 워크숍에서 “다수가 찬성해도 반대하는 소수가 강경하면 어렵다. 소수라고 무시하지 않고 사전에 설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처럼 말했다.
 

청와대서 장·차관 워크숍 주재
암호화폐 등 혼선에 전 부처 소집
“공무원, 혁신대상 될 수 있다” 경고
검찰엔 “성추행 없는 문화 만들라”

문 대통령이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논란에 대해 직접 언급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이낙연 국무총리가 “여자 아이스하키팀은 메달권이 아니다”라는 말로 설화(舌禍)를 빚은 것을 비롯, 아이스하키 단일팀 문제로 정치·사회적 논란이 커지고 대통령 지지율도 하강곡선을 그리자 문 대통령이 직접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문 대통령이 모든 부처의 장·차관을 소집한 것은 취임 후 8개월 여만에 처음이었다. 문 대통령은 작심한 듯 행사 시작때부터 강도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문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정책은 수요자인 국민의 관점에서 추진돼야 한다. 수요자가 외면하는 공급자 중심의 사고는 국민이 주인인 나라에서 더는 통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정책의 당위와 명분이 있다고 해도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면 첫 단추를 잘못끼운 결과가 되기 십상”이라며 “국민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정책은 충분한 설득과 공감의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걸 각별히 명심해달라”고 말했다. 최근 암호화폐, 유치원 영어교육 문제 등 부처간 혼선을 불러일으켰던 사안을 겨냥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공직사회에 경고메시지도 던졌다. 문 대통령은 “공무원이 혁신의 주체가 되지 못하면 혁신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 달라”며 “복지부동, 무사안일, 탁상행정 등 부정적 수식어가 더 이상 따라붙지 않도록 각 부처와 소속 공무원이 혁신의 주체가 돼 과감하게 정부 혁신을 추진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근 잇달아 발생한 제천·밀양 화재 참사와 관련해선 “2월에 있을 국가안전대진단부터 과거의 방식을 답습하지 말고 국민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자세로 철저하게 시행하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 청년일자리 점검회의에서도 “각 부처가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지 않다”며 경제부처 장관들을 강하게 질타했다. 취임초에 비해 각료들에 대한 문 대통령의발언 수위가 높아지는 것에 대해 한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당초 구상대로 국정운영이 진행되지 않는다고 보고 공직사회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려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이날 문 대통령은 “검찰 내에도 성희롱이 만연하고 2차 피해가 두려워 (여성이) 참고 견딘다”며 “성희롱, 성추행이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하게 문화를 만들라. 이를 혁신과제 중 하나로 추가해달라”고 지시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창원지검 통영지청 소속 서지현 검사가 제기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검찰내 성추행 의혹을 거론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이 문제를 직접 언급한 것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검찰 개혁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진행된 워크숍의 마무리 발언에서 이 얘기를 꺼낸 데는 의도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민정수석과 비서실장 등을 지냈던 문 대통령은 검찰 개혁 실패를 가장 큰 과오로 생각해왔다. 이러한 생각은 지난 14일 조국 민정수석이 권력기구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검찰은 정치권력의 이해와 자기 조직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검찰권을 오·남용해왔다. 거대한 검찰권을 분산하고, 상호 견제되도록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고 밝힌 원칙에도 반영돼 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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