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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병원 1161곳 중 의료기관 인증 142곳뿐, 돈·시간 많이 들어 기피 … 세종병원도 안 받아

지난해 7월 기준으로 전국 중소병원 1161곳 중 의료기관 인증을 받은 병원이 142곳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로 39명이 숨진 경남 밀양 세종병원도 인증을 받지 않았다. 인증을 받으면 우수의료기관으로 통한다. 중소병원은 30~99개 병상을 갖춘 곳이다.
 

30~99개 병상 기준 선택 사항
“인증 의무화, 소방기준 강화해야”

요양병원은 평가인증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대형병원은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받기 위해 인증을 받드시 받아야 한다. 중소병원은 선택 사항이다. 인증을 받으려면 기준에 맞춰 병원 시설과 운영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돈과 시간이 많이 들어가니 중소병원이 기피한다.
 
인증평가는 보건복지부의 위임을 받아 의료기관인증평가원이 시행한다. 94개 분야 인증 항목 중 화재 안전이 들어 있다. 화재 안전관리 규정이나 계획이 있는지, 화재 예방점검 활동이나 소방훈련을 하는지, 직원에게 소방안전 교육을 하는지, 금연 규정을 준수하는지 등 7개 잣대를 들이대 화재 안전도를 평가한다.
 
전문가들은 인증 평가에서 따지는 소방 안전 기준이 느슨해 ‘무늬만 인증’이라고 지적한다. 그런데도 세종병원을 비롯한 중소병원의 88%는 인증을 받지 않고 있다.
 
이상일 울산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현행 의료기관 인증 평가에서 소방법 규정을 준수하는지 정도만 본다. 병원은 거동이 불편한 다수의 환자가 머무는 곳인 만큼 강화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윤 연세대 의대 의료법윤리학과 교수는 “중소병원에도 인증 평가를 의무화하되 진료비 수가를 언정주는 유인책이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소방안전 법률 국회 통과=잇따른 대형 화재 참사로 관심을 끈 소방 안전 관련 법률안 3개가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이후 41일 만이자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5일 만이다.
 
이날 의결된 소방 관련 법률안은 소방기본법 개정안, 소방시설공사업법 개정안, 도로교통법 개정안이다. 2월 임시국회 첫날인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전에 법안을 본회의에 올렸다.
 
속전속결로 통과된 법률안은 화재 진압을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들이 담겨 있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16년 11월 21일 대표발의한 소방기본법 개정안은 소방자동차의 전용구역 내 주차뿐 아니라 소방자동차의 진입을 방해하는 행위도 금지하는 내용이다. 이를 위반하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같은 해 11월 4일 정부가 제출한 소방시설공사업법 개정안은 소방시설 공사 주체의 안전 관련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발의된 지 453일 만에 국회를 통과했다. 소방청장이 방염처리(불에 타지 않게 함) 능력을 평가해 공시하게 하는 내용이 골자다.
 
김영춘 민주당 의원(현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해 3월 10일 대표발의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에는 소방시설 주변의 주·정차를 금지하고, 다중이용 업소 영업장이 속한 건축물 주변도 소방본부장의 요청에 따라 주차금지 장소로 지정할 수 있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소방 시설 주변의 불법 주정차 시 횡단보도 등 일반 금지구역보다 2배 이상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날 본회의를 통과한 3개 법안은 지난 10일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소방시설법 개정안, 소방산업진흥법 개정안과 함께 통과돼 법사위에 상정됐다.
 
발의된 지 1년이 넘도록 처리가 미뤄지다가 제천 화재 참사 이후 국회가 부랴부랴 법안 처리에 나서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권성동 법사위원장은 이날 법사위 회의에서 “나머지 2개 소방 관련 법안도 2월 6일 개의하는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소방 안전 관련 법안을 포함해 총 60건의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스더·하준호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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