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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남들은 달 유인기지 경쟁하는데 … 한국, 달 착륙 사실상 포기 수순

한국의 달 착륙선과 월면차가 달 표면에 올라와 있는 상상도. 말 그대로 상상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의 달 착륙선과 월면차가 달 표면에 올라와 있는 상상도. 말 그대로 상상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의 달 탐사 계획이 길을 잃고 좌초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당시 2020년으로 예정됐던 달 착륙 계획이 현 정부 들어 2025년~2030년까지로 미뤄졌다가, 최근 다시 ‘조건부 2030년’으로 변경되면서 사실상 포기 수준에 접어들고 있다. 미국과 중국ㆍ유럽ㆍ일본 등 우주 강국들이 최근 달 탐사를 넘어 달 유인 기지 건설을 목표로 경쟁하고 있는 것과 정반대 흐름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 같은 일정을 중심으로 한 ‘제3차 우주개발 진흥 기본계획’을 다음 달 5일 장관 주재로 열리는 ‘14회차 우주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계획안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당시 2017년을 목표로 했던 1단계 550 ㎏급 시험용 달궤도선 발사는 2020년으로 미뤄진다. 미국 민간우주항공회사 스페이스X가 달 궤도선을 실어 우주로 올려보낸다. 또 2020년 쏘아올릴 계획이었던 달 착륙선은 ‘전제조건 확보 시’라는 표현 하에 2030년까지 한국형 발사체를 이용해 자력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전제 조건은 기존의 우주계획에는 없던 것으로, ▶한국형발사체 안정성 확보 ▶차질 없는 부품 수급 ▶선행기술 확보 세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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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측은 "현실적 행성 탐사를 통한 전략기술 확보"차원에서 계획을 세운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달 착륙 계획과 관련한 정부 출연연들은 이를 "달 착륙은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달 착륙 계획 중 달 탐사 차량(문 로버) 개발을 맡아 진행해 왔지만, 올해를 끝으로 관련 예산이 중단되고, 달 탐사 로버사업 연구단도 해체된다. 달 착륙을 위해 탐사선과 착륙선을 계획하고 있던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심(深) 우주통신을 준비해온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달 표면의 지질조사를 담당할 예정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연구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KIST 연구단장을 맡고 있는 강성철 박사는 “국가에서 선행연구비로 지난해까지 연간 15억원을 지원해왔는데, 올해 10억원을 마지막으로 중단된다”며 “중단된 연구를 다시 시작하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조건부로 2단계 달 착륙을 하겠다면 중단된 시간을 메우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KIST에 따르면 달 탐사 로버 연구개발은 현재 완성도 5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과학기술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에 없던 조건을 달면 안 하겠다는 얘기”라며 “달 탐사는 노무현 정부 때 시작한 계획인데, 새 정부 들어서서 달 탐사가 박근혜 정부의 역점사업이었다는 이유로 정치권에서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또 이번 우주개발 진흥 기본계획에 갑자기 ‘소행성 탐사’를 포함시켰다. 2035년까지 한국형발사체를 이용해 소행성 탐사선을 자력 발사하고, 현지에서 시료를 채취한 후 지구에 귀환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도킹 기술’과 ‘지구 대기권 재진입’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정부는 기술 난이도와 개발 주기를 고려해 도킹과 지구 재진입 기술 개발은 2021년에 조기 착수할 방침이다.  
 
한국의 우주개발 계획. 박근혜 정부 당시 기준.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의 우주개발 계획. 박근혜 정부 당시 기준.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개발 진흥 기본계획을 위한 기획위원회에 참여했던 한 교수는 “기획위가 마무리되던 지난해 11월까지 소행성 탐사는 한 번도 논의된 적이 없었는데 이후에 외부에서 갑자기 끼워 넣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위원들 모두 왜 갑자기 소행성이 포함됐는지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십 년 대계인 우주탐사 계획이 정권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왔다 갔다 해서는 한국 우주과학의 미래가 없다”고 비판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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