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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 이어 자동차·철강·반도체도 ‘관세 폭탄’ 우려

거세지는 미국 통상압력
한국산 세탁기·태양광 모듈에 대한 미국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발동은 본격적인 한·미 통상마찰을 앞둔 전초전 성격이 짙다. 2002년 한국산 수입 철강 제품에 세이프가드를 발동한 이후 16년 만의 조치라는 점은 미국의 자세가 그만큼 강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당초 FTA 체결 국가는 세이프가드 대상에서 빼라는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권고를 무시한 채 한국산 제품을 포함시킨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는 한·미 FTA 개정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압력의 의미가 크다. 트럼프 지지층이 많은 ‘러스트 벨트’에 속하는 오하이오주가 본거지인 세탁기 생산업체 월풀의 손을 들어줬다는 정치적인 의미도 담겨 있다.

미, FTA 협상에 영향 주려는 속셈
손해배상 제소 등 다각 대응 시급

 
높은 관세를 매기는 세이프가드 조치가 무관세 원칙인 한·미 FTA를 위배했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실상은 미 행정부의 치밀한 계산에 따른 행보로 보인다. 한·미 FTA 협상 조문을 자세히 살펴보면 ‘협정국에 대해 세이프가드 발동을 제외할 수 있다(may exclude)’는 표현이 담겨 있다. 이는 한국을 세이프가드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아도 무관하다는 뜻도 된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통상규범에 통용되는 ‘제외해야 한다(shall exclude)’는 강제 규정 대신 모호한 조항으로 타결된 빈 구석을 노려 이를 교묘하게 활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앞으로 자동차·반도체·철강 등 한국의 대미 주력 수출품목에까지 영향이 이어질 가능성이다. 무역 수지 적자를 막기 위해 강력한 관세 폭탄도 서슴지 않고 사용하겠다는 미국의 본심이 드러난 만큼 무역 규제가 도미노처럼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이 미국에다 자동차를 100만대나 팔면서 미국산 자동차는 2만대밖에 수입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이미 미국 내에서 국익의 불균형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등장한 상황이다. 철강에 대해선 1962년 제정 이후 거의 써 본 적이 없는 무역확대법 232조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경제적 이유가 없더라도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판단이 서면 제품 수입을 제한할 수 있다는 규정이다. 미 상무부는 이미 지난 11월 철강 수입 제품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조사결과를 대통령에게 제출한 상태다. 현행 무관세 원칙을 삭제하고 관세를 다시 매기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예상된다. 반도체의 경우 1996년 체결된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무관세로 거래되지만, 반도체를 부품으로 사용한 노트북 등을 겨냥해 자국 기업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는 조사를 벌이고 있다.
 
무지막지한 무역 규제가 국제 통상 규범에 어긋나는 만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안도 있다. 그러나 WTO에서 승소하더라도  제소와 항소심 결정까지는 2년 이상이나 걸리기 때문에 실익이 없다는 게 한계다. 최석영 전 FTA교섭대표는 “법적으로 보장된 손해배상 제소를 최대한 활용하고 미국산 농산물 등 타 품목에 대한 교차 보복 조치까지 포함한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홍병기 선임기자 klaat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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