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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안철수·유승민의 혼수

강민석 논설위원

강민석 논설위원

통합해도 질 수 있다는 걸 안다. 그걸 알면서 통합하는 건 정치실험이라기보다 모험에 가깝다.
 
통합하지 않으면 이미 진 것이다. 그걸 알면서 모험이라도 하지 않으면 그것이야말로 정치실험이다. 민주당과 한국당에 누가 더 많이 빼앗기느냐의 실험 말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묘한 정치 상황에 처해 있다.
 
그런 두 사람이 통합시계를 빨리 돌리고 있다. 유승민은 23일 광주에서 안철수와의 ‘연애결혼’을 선언하며 따끈따끈한 약속을 했다. “어렵게 연애하고 결혼했으니, 결혼하면 잘 살 것”이라고. 노선 갈등으로 이부자리 접듯 인연을 접은 사람들이 양쪽 모두 적잖지만 비틀거리면서도 상황을 이만큼 진전시켰다. 백년해로를 약속한 정치인의 통합과 이별은 이제 기시감이 있을 정도다. “정말 잘 살까?”라는 의문이 당연하다. 속는 셈치고 믿어 본다고 해도 답은 “잘 모르겠다”고 할 수밖에 없다. 예측불허인 이유는 1+1의 통합이 2가 아니라 3이 된 적도 있고, 1이나 0, 또는 마이너스가 된 적도 있어서다.
 
근래 ‘문재인+안철수’(2012년 대선), ‘안철수+김한길’(2014년 지방선거), ‘안철수+박지원’(2016년 총선, 지난해 대선)의 연대 및 통합 결과는 본전 내지 마이너스였다. 특히 ‘문재인+안철수’ 조합은 오히려 헤어졌을 때(2016년 총선) 각자도생(各自圖生)에 성공했다. 대박 사례도 있다. 김대중(DJ)+김종필(JP) 연합은 1997년 대선에서 1+1=2 이상의 시너지를 낸 경우다. DJP연합은 아마 ‘내각제’란 혼수(婚需)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바로 이처럼 프러포즈하는 쪽(대개는 큰 당)에서 내미는 ‘혼수’가 성공의 조건일 수 있다. 정치권 연애는 단순히 눈에 콩깍지가 씌어서 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에게 좋은 주례사가 나올 만큼의 명분이 있는, 약속을 감당할 만한 혼수가 따른다.
 
안철수, 유승민은 뭘까 궁금하다. 혹시 안철수의 서울시장 출마가 되진 않을까. 지금으로선 1+1을 2 이상으로 만드는 길의 유일한 입구로 보인다. 신당이 지속 가능하게 하려면 당장의 지방선거에서 득점할 플레이어가 필수다. 유승민은 선거 지휘로 방향을 잡았다. 그럴 때 안철수까지 뒤로 빠져 있으면 감독은 투톱인데 정작 골을 넣을 스트라이커 자리는 비어 있는 축구팀이 된다. 안철수의 출마는 현재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지지율의 단순 합산으로만 볼 때 자기희생이 필요한 결정이다. 질 가능성이 있는 게임이다. 하지만 뛰지 않으면 이미 진 게임이다.
 
강민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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