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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삼청동에서 꼭 봐야할 전시 4선

임흥순, 3채널 영상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 영화스틸, 2017.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임흥순, 3채널 영상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 영화스틸, 2017.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영화 10도의 추위에도 마음 설레는 주말.  혼자라도 좋고, 함께여도 좋다. 주말에 서울 삼청동에 가면 일단 볼거리가 넘친다.  추위를 뚫고 삼청동 나들이를 계획 중인 독자를 위해 이곳에서 꼭 봐야 할 미술 전시 4편을 골랐다. 최근 미술계 화제작 중에서 중앙일보 미술 담당 기자가 최근 직접 보고 고른 전시다. 마음만 먹으면 네 작가의 전시를 반나절에 다 볼 수 있으니 한 번 출발해보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임흥순-우리를 갈라놓는 것들', 4월 8일까지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시 중 하나로 ‘MMCA 현대차 시리즈’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임흥순(48)의 개인전이다. 2015년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다큐 영화 '위로공단'으로 은사자상을 받은 임흥순(48)의 작품세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자리다 .
 
한국 현대사에서 희생되고 소외된 사람들의 삶을 다양한 미술 형식과 영화로 담아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분단'과 '전쟁'에 초점을 맞췄다. 네분의 할머니(정정화, 김동일, 고계연, 이정숙)에서 영감 받아 제작한  43분짜리 3채널 영상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5전시실),  23분짜리 2채널 영상 '환생'(7전시실)을 볼 수 있다.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은 3명의 할머니의 삶을 다양한 인터뷰와 연기를 통해 재구성한 작품이고, '환생'은 이정숙 할머니의 삶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것이다.  
 
 **관람 포인트
 1. 임흥순 작가의 전시는 '전시장' 안에서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전시장 입구 앞(이른바 '서울 박스'라 불리는 공간)에 설치된 2층 높이의 벽과 유리창을 온통 붉은색으로 바꾼 것도 그의 작품임을 놓치지 말 것.  
 
2.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주 전시공간이 5전시실을 살아 있는 사람이 죽은 세계로 건너가기 위해 존재하는 중간 지대로 설정했다.  
 
 3. 할머니들의 삶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미술관 벽면에 커다란 연표인 '시나리오 그래프'를 그려 놓았는데,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 아까운 이야기들이 많이 담겼다.
 
 4.  7전시실에서는 '임흥순 작가가 일하는 법'을 엿볼 수 있다. 2채널 영상과 작가가 작품 활동을 하며 떠오르는 생각을 자세하게 기록한 노트, 인터뷰 녹취록을 감상할 수 있다. 
 
 5.  영화의 주인공인 네 명의 할머니들의 소품으로 채운 '소품실'도 전시 공간 중 하나. 할머니들은 낚시, 자수, 독서, 뜨개질 등을 하려 자신들의 상처를 극복하려 노력했다고 한다. 
   
 
송상희, 영상 '다시 살아나거라 아가야'. [사진 이은주 기자]

송상희, 영상 '다시 살아나거라 아가야'. [사진 이은주 기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송상희 '다시 살아나거라 아가야' , 2월 18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이 지난 24일  '올해의 작가상 2017' 수상자로 결정한 송상희(47) 작가의 전시를 놓치지 말자.  지난해부터 전시해온 '올해의 작가상 2017' 전에 써니킴, 박경근, 백현진 등의 후보작가들과 나란히 함께해온 전시다. 심사위원단은 네 후보작가 중 '올해의 작가상' 수상자로 송상희 작가를 선정한 것. 
 
심사위원단은 송 작가의 작업에 대해 "현대사회의 어둡고 슬픈 사건을 신화를 도입해 재구성하고 다층적인 리서치를 통해 역사의 표면으로 부상하지 못한 희생자들을 섬세하게 그려냈다"고 평가했다. 
 
송 작가의 '다시 살아나거라 아가야'는 비극적 설화 '아기장수' 이야기를 바탕으로 종말과 구원, 묵시록적 풍경을 그린 영상 작품이다. 우크라이나의 대기근, 파산도시인 일본 유바리 시의 텅빈 풍경, 나치의 인종교배실험프로젝트, 학살의 현장 등이 몽타주 형식으로 펼쳐진다. 
 
 또 다른 작품의 제목은  '세상이 이렇게 종말을 맞이한다 쿵소리 한번 없이 흐느낌으로'. 시대별, 지역별로 일어난 다양한 공습, 폭격, 폭발의 장면을 연필로 그린 후 델프트블루 타일로 만든 작품이다. 역사의 비극 앞에서 40여 년 전 보이저 탐사선에 실려 우주로 발사된 55개국 언어의 인사말이 벽면에서 새어 나온다. 
 
 
조덕현, '1935'. 과거와 현재, 실존 인물과 가상 인물, 현실의 건물과 영화 세트장이 한 화폭 안에 뒤섞여 있다. 그림자인 듯, 꿈인 듯, 영화인 듯 중첩된 시공간이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다. [사진 PKM갤러리]

조덕현, '1935'. 과거와 현재, 실존 인물과 가상 인물, 현실의 건물과 영화 세트장이 한 화폭 안에 뒤섞여 있다. 그림자인 듯, 꿈인 듯, 영화인 듯 중첩된 시공간이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다. [사진 PKM갤러리]

 
 PKM갤러리, '조덕현: 에픽 상하이' , 2월 20일까지 
 
작가 조덕현(61·이화여대 교수)이 1914년생의 가상 인물 '조덕현'을 설정해 그의 삶을 추적하며 구성한 회화와 영상을 만날 수 있는 자리다. 작품의 뼈대가 된 이야기의 설정은 '조덕현'이 격동의 현대사를 헤치며 살다가 1995년 서울 변두리 쪽방에서 고독사했다는 것. 이번 전시 '조덕현: 에픽 상하이'는 그의 20대 시절, 즉 그가 중국 상하이에서 보낸 1930년대를 조명한다. 
 
장지에 연필로 그린 '1935'와 '꿈꿈' 등 초대형 회화 작품과 더불어 '미드나이트 상하이 1' 등 채색화, 영상 설치 작품 '에픽 상하이' 등 모두 18점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본관과 별관, 지하 공간 등으로 이어지는 공간에 '올드 상하이' 이야기를 각기 다른 기법의 작품으로 풀어놓은 구성도 흥미롭다. 
 
 **관람 포인트
이번 서사 프로젝트에 가장 큰 영감을 준  인물은 1930년대 당시 인기배우로 이름을 떨친 감염(1910~1983)과 루안링위(阮玲玉·1910~1935) 라는 사실을 알고 보면 작품 안에서 더 많은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을 살고 간 배우들이다. 김염은 조선인 출신으로 상하이에서 수퍼 스타로 군림한 최초의 한류스타. 루안링위는 장만위 주연의 영화 '완령옥'(1991, 스탠리 콴 감독)으로 잘 알려진 1930년대 최고의 여배우. 그러나 언론의 가십에 시달리다가 스물다섯 살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비극의 주인공이다. 
 
 
호주와 유럽에서 주목받고 있는 안젤리카 메시티의 영상 작품 '릴레이 리그'의 한장면. [사진 아트선재센터]

호주와 유럽에서 주목받고 있는 안젤리카 메시티의 영상 작품 '릴레이 리그'의 한장면. [사진 아트선재센터]

 
 아트선재센터, '안젤리카 메시티:릴레이 리그', 2월 11일까지 
 
 작품은 몇 점 안 되지만 그것이 전하는 울림이 절대 작지 않은 매력적인 전시다. 
 호주 작가인 안젤리카 메시티(42)의 개인전으로, 이 작가는 우리가 까맣게 잊었을 모스 부호를 작품의 모티브로 불러왔다. 장음과 단음의 조합으로 언어를 구성하고, 과거에 주로 조난 신호로 쓰였던 통신 수단 말이다. 
 
"수신자 전원에게 알림. 이것은 영원한 침묵에 앞서 보내는 우리의 마지막 외침".  
 1997년 1월 31일, 프랑스 해군은 모스 부호에 종지부를 찍으며 마지막으로 송출한 메시지. 메시티(42)는 이 결별 인사를 조각과 음악, 몸짓, 영상으로 재현했다. 모스 부호가 악보가 되어 연주되고, 연주가 춤이 되며, 그것이 다시 대화가 되는 과정을 작품 '릴레이 리그' 에 담았다. 말보다 더 깊고 풍부한 소통의 풍경이다.
 
 4채널 영상인 '시민밴드'(2012, 21분 25초)도 매우 흥미로운 작품이다. 카메룬·알제리·몽골·수단 등의 고향을 떠나 프랑스와 호주 등으로 이주한 네 명의 음악가가 각기 다른 방법으로 자신 고향의 곡을 연주한다. 네 명의 연주가 끝난 뒤 각 연주자의 음악이 하나가 되어 내는 아름다운 화음이 압권. 메시지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다.  다른 문화의 공존과 화합, 공동체, 교감이라는 화두가 '말' 없이 울림으로 다가온다.  
 
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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