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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 그림 빌려달라는 백악관에···"황금변기 빌려가라"

백악관 한껏 조롱한 간 큰 구겐하임 미술관 큐레이터   
 
 

반 고흐 그림 빌려달라는 백악관에
구겐하임 “황금변기를 빌려가라”
작가, 트럼프에 영감받고 제작

“반고흐 그림은 대여가 어렵고요, 대신 황금변기를 설치하시죠.”
 
미국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이 백악관에 ‘황금 변기’ 설치를 제안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전경. [중앙포토]

미국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전경. [중앙포토]

 
백악관 측이 퍼스트 레이디인 멜라니아 여사 침실에 걸어둘만한 그림으로 반고흐 그림을 빌려달라고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 요청했는데, 18K 황금변기를 대신 추천한 것이다.  
 
황금색을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에 빗대어 구겐하임 미술관이 은근히 ‘조롱’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저간의 사정은 이렇다. WP가 구겐하임 대표 큐레이터와 백악관 사이에 오간 이메일을 입수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사건은 백악관이 미술관에 전시된 반 고흐 그림을 장기 임대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고흐의 그림을 워낙 좋아해 백악관이 미술관에 고흐의 1888년작 ‘눈 내린 풍경’을 빌리고 싶어했다는 것이다.
반고흐의 1888년작 '눈내린 풍경(Landscape With Snow)'

반고흐의 1888년작 '눈내린 풍경(Landscape With Snow)'

 
하지만 낸시 스펙터 대표 큐레이터는 이를 정중하면서도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림이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 전시를 앞뒀다는 이유를 댔다.  
 
스펙터는 대신 다른 작품을 제안했다. 18캐럿 금으로 도금한 변기였다. 그것도 뉴욕 미술관 5층에 설치됐던 ‘아메리카’였다. 수도관과 배수관이 연결돼 전시용 뿐 아니라 실제 사용도 가능했다. 
구겐하임 미술관에 설치된 황금변기 '아메리카'가 백악관에 들어갈 뻔 했다. [AP=연합뉴스]

구겐하임 미술관에 설치된 황금변기 '아메리카'가 백악관에 들어갈 뻔 했다. [AP=연합뉴스]

 
지금은 전시가 끝났지만, 전시했던 1년간 10만여 명의 관람객이 줄을 서서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부자들이 차고넘치는 ‘부(富)’를 어쩌지 못한 데 대한 비판과 풍자를 담은 작품이다.
 
황금변기를 만든 작가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현대예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57). 황금을 좋아하는 억만장자 부동산 사업가였던 트럼프로부터 작품의 영감을 받았을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작가는 가격에 대한 답변을 꺼렸지만 미술경매업계에서는 100만 달러(약 1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구겐하임 미술관 5층 화장실에 전시된 황금변기 '아메리카'는 실제 작동까지 해 10만명 이상이 이용했다. [로이터통신]

구겐하임 미술관 5층 화장실에 전시된 황금변기 '아메리카'는 실제 작동까지 해 10만명 이상이 이용했다. [로이터통신]

 
구겐하임 대표 큐레이터는 지난해 9월 “작가도 황금변기가 백악관에 설치되기를 원했다”면서 “백악관이 받아들이면 장기임대해주고, 튼튼하게 설치해주겠다”고 백악관 측에 이메일을 보냈다.
 
작가 카텔란은 작품이 왜 백악관에 임대되기를 원했느냐는 WP 기자의 질문에 “인생의 의미란 무엇인가. 모든 건 죽기 전까지 말도 안 돼 보이는 법이다”라고 답했다. 그는 “200달러짜리 점심을 먹든 2달러짜리 핫도그를 먹든 결과는 똑같다. 화장실이다”라는 말로 매듭지었다. 그러면서 “더 이상 누군가에게 무례하기 싫다”면서 전화를 끊었다.  
 
백악관 측은 WP의 반론 요구에 어떤 대꾸도 하지 않았다.
WP는 이 작품을 중개한 구겐하임 미술관의 대표 큐레이터 스펙터가 종종 소셜미디어에 트럼프에 반대하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스펙터는 “백악관의 요청이 온 지난 9월 반고흐의 그림은 다른 전시로 들어줄 수 없었고, 우연의 일치로 마침 황금변기 전시가 끝나 장기임대가 가능했던 후보였다”고 설명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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