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양 세종병원 화재에서 극적으로 탈출해 생존한 강서윤 씨가 밀양병원에 입원해있다. 이은지 기자
세종병원 6층 입원한 강서윤 씨 병실에 연기 차자마자 병실 자동문 작동 안해
소방대원 올때까지 병실에 갇혀 있어…병실 환자 13명 중 생존자 얼마 없을 것
강씨에 따르면 아침 식사를 끝낸 7시 30분쯤 비상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10분간 비상벨이 울렸지만, 간병인은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 불안한 마음에 강씨는 지갑과 휴대전화를 챙기고 신발을 신자마자 연기가 갑자기 병실 안으로 밀려들어 왔다. 다행히 창가에 있던 강씨는 창문을 열고 얼굴을 밖으로 내밀고 숨을 쉬면서 구급대원을 불렀다고 한다. 이미 1층에는 소방차 수 십 대가 도착해 있던 상황이었다. 나머지 12명의 환자들은 “숨을 못쉬겠다”, “살려줘”를 어둠 속에서 외치며 자신들의 침실에 앉아있었다고 한다.
![26일 오전 7시 30분쯤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화재가 발생, 수십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져졌다. 현재 인명피해와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1/26/347c77d1-eb5e-401d-85fe-ff81df2fcc7d.jpg)
26일 오전 7시 30분쯤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화재가 발생, 수십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져졌다. 현재 인명피해와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기가 가득 차고 전기가 끊기면서 병실 출입구 자동문이 작동하지 않았다. 13명의 환자가 꼼짝없이 병실에 갇혀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또 10여 분이 흐른 7시 50분쯤 119 구급대원이 손전등을 비추며 병실 자동문을 수동으로 열었다. 거동이 가능했던 강씨는 재빠르게 소방대원 앞으로 갔고, 소방대원들 손에 이끌려 계단을 통해 1층으로 탈출했다. 계단에는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누워있거나 앉아 있어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고 한다.
강씨는“비상벨이 울릴 때 간병인이 바로 탈출을 유도했으면 대피할 때 고생을 덜 했을 뿐 아니라 더 많은 환자가 살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래도 간병인이 화재를 인지한 뒤에는 환자들이 탈출할 수 있도록 끝까지 도왔다. 간병인이 나중에 탈출했는지 걱정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이날 화재로 오전 11시 현재 33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 69명이 경상을 입었다.

밀양
밀양=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