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4분 차로 태어난 쌍둥이인데…美 시민권 희비 갈린 사연

 앤드류·엘라드 부부 가족. [가디언 캡처]

앤드류·엘라드 부부 가족. [가디언 캡처]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살고 있는 16개월 에단과 에이든. 둘은 4분 차로 태어난 쌍둥이다. 장난감부터 옷까지 거의 모든 걸 똑같이 갖고 있다. 만화 캐릭터 ‘엘모(Elmo)’에 흠뻑 빠진 것도 닮았다. 
 

동성 커플, 캐나다서 결혼 후 대리모 통해 쌍둥이 출산
"생물학적 아버지 달라"…한 명 시민권 거부당해

 하지만 형제가 공유하지 않는 게 있다. 칫솔과 미국 시민권이다. 뱃속에서 열 달을 함께 보냈지만 태어난 뒤 시민권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운명이 갈린 이들 쌍둥이 사연이 화제다. 
 앤드류·엘라드 부부 가족의 쌍둥이.[CBS 뉴스 캡처]

앤드류·엘라드 부부 가족의 쌍둥이.[CBS 뉴스 캡처]

 2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캐나다에서 대리모를 통해 남자 쌍둥이를 출산한 동성 커플이 자녀가 동등하게 출생 시민권을 받을 수 있게 허용해 달라며 미 국무부를 상대로 소송하고 있다고 전했다. 
 
 쌍둥이 부모이자 동성 커플인 앤드류 드바시 뱅크스(37)와 엘라드 드바시 뱅크스(32)는 각각 미국, 이스라엘 시민권자다. 둘은 학창 시절인 2005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만났다. 
 
 교제 2년 만에 약혼했고 2010년 캐나다에서 결혼식도 올렸다. 앤드류의 부모가 머무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결혼한 뒤 가정을 꾸리고 싶었지만, 당시 미국서는 동성 결혼이 불법이었다. 둘은 아이를 바랐고 각각의 정자와 익명의 기증자로부터 받은 난자를 수정했다. 그 결과 2016년 대리모를 통해 쌍둥이를 품에 안을 수 있었다.
 앤드류·엘라드 부부 가족.[CBS 뉴스 캡처]

앤드류·엘라드 부부 가족.[CBS 뉴스 캡처]

 이때까지는 모든 게 순조로웠다. 하지만 시민권 신청을 위해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미국 영사관을 찾은 뒤로 문제가 생겼다. 영사관 직원은 이들 부부에게 모욕적인 질문을 했다. 두 아들의 생물학적인 아버지가 누구인지를 증명하는 DNA 검사지도 요구했다.
 
 앤드류는 울면서 외쳤다. “둘은 몇 분 간격으로 태어난 쌍둥이입니다. 어떻게 둘을 구별할 수 있습니까.”
 앤드류·엘라드 부부는 자신들이 누구의 생물학적 아버지인지를 알고 있었지만 이를 비밀로 유지하고 아무에게도 말할 계획이 없었다. 하지만 영사관 직원은 검사지를 제출하지 않고는 두 아들 모두 시민권을 받을 수 없다고 했다. 
 
 부부는 결국 각 쌍둥이의 DNA 검사 결과지를 영사관 측에 냈고 지난해 3월 미국 정부로부터 크고 작은 봉투를 받았다. 큰 봉투는 시민권 승인이 난 에이든의 여권을 포함했고 다른 하나는 에단의 신청이 거절됐다는 편지를 담았다. 이유는 “에단이 이스라엘 출신 아버지의 DNA를 가졌다”는 것이었다. 해외 결혼을 한 미국 시민권자의 자녀는 그들이 어디서 태어났든지 상관없이 미국 시민권을 가질 수 있고, 다른 한 부모가 외국인이어도 마찬가지다.
 
 부부는 “미국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됐지만, 동성 부부의 자식이 생물학적 아버지가 달라 출생 시민권을 동등하게 받지 못하는 것은 성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성소수자들의 이민을 돕는 미국 비영리 단체인 ‘이미그레이션 이퀄리티’(Immigration Equality)에 따르면 애런 모리스 이사는 “미 국무부가 정책을 잘못 적용하고 있다”며 “동성 커플을 결혼하지 않은 것처럼 대우하고 있고 자녀들의 권리를 박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앤드류·엘라드 부부 가족.[더타임스 캡처]

앤드류·엘라드 부부 가족.[더타임스 캡처]

  에단의 불확실한 지위 탓에 이들 가족은 엘라드의 부모이자 쌍둥이들의 조부모가 있는 텔아비브로 가기도 어렵다. 현재 에단은 임시 관광 비자를 발급받아 체류하고 있다. 가디언은 “엘라드는 쌍둥이가 마침내 같은 권리를 가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고, 이들의 싸움이 모든 사람을 위한 규칙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