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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암호화폐와 재건축, 금지가 능사인가

김원배 경제부 기자

김원배 경제부 기자

오락가락하던 정부의 암호화폐 대응이 실명화와 자금세탁 방지로 가닥을 잡았다. 만시지탄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11월부터 “가상통화(암호화폐의 정부 용어)는 금융의 영역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싫건 좋건 암호화폐 거래는 금융의 영역에 있다. 국내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의 하루 거래대금만 수조원에 이른다.
 
비트코인의 창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는 금융기관에 의존하지 않는 새 디지털 화폐를 꿈꿨다. 현실의 암호화폐는 어떤가. 화폐라기보다는 투자상품화했고 기존 법정화폐로 표시되는 가격이 중요해졌다. 게다가 투자금을 넣고 찾으려면 기존 은행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암호화폐는 기존 화폐에 의존하는 ‘기생(寄生) 화폐’다. 뭔가 이질적인 것이 몸에 들어와 자리 잡았는데 “우리 몸의 일부가 아니다”며 부정한다고 될 일은 아니었다. 금융위가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나섰어야 한다는 얘기다.
 
금융위가 23일 자금세탁 방지와 실명화 대책을 냈지만 여전히 애매한 게 있다. 암호화폐 거래를 위한 신규 계좌 개설 여부다. 정부는 이를 은행에 맡겼지만 은행은 정부 눈치만 보고 있다. 은행에 미뤄 놓고 ‘문제 생기면 당신들 책임이야’라는 식은 곤란하다. 규제와 안전장치는 필요하지만 “암호화폐 거래를 하겠다”는 사람의 의견도 존중돼야 한다.
 
강남 재건축도 마찬가지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1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로 인한 부담금을 계산해 공개했다.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중엔 부담금이 8억4000만원이나 나오는 곳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국토부는 산정 근거나 아파트 단지명을 공개하지 않았다. 근거도 불확실한 자료를 정부가 공개하는 이유는 뭔가.
 
나아가 현재 30년인 재건축 연한을 늘리고 안전진단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단다. 이게 현실화한다면 사실상 재건축을 하지 말라는 얘기다. 하지만 아파트 내진설계가 의무화된 것은 1988년이다. 안전 차원에서도 낡은 아파트는 새로 지어야 한다. 법이 정한 환수제로 부담금을 물리면 되는데 연한을 늘리고 안전진단까지 강화해 틀어막는 건 타당하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2일 규제혁신 토론회에서 “지금까지 시도된 적이 없는 과감한 방식, 혁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핵심은 금지한 것을 뺀 나머지는 허용하는 네거티브 방식이다. 대상은 혁신성장을 주도할 신산업이다. 하지만 네거티브 방식이 제대로 정착하려면 대상을 신산업으로만 제한하면 안 된다. 과거의 낡은 틀이 바뀌어야 한다. 뭘 못 하도록 막고 금지하는 사회에선 진정한 혁신을 기대하기 어렵다.
 
김원배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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