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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1만여 곳 최저임금 폭탄 “빚내서 선생님 월급 충당”

경기도 군포시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최효숙(43) 원장은 “요즘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최저임금이 16.4% 늘어나면서 당장 이번 달 25일 보육교사들의 월급을 올려 줘야 하지만 도저히 그럴 방법이 없다”고 했다.
 

3~5세 보육단가는 6년째 22만원
원장 “11명 인건비 월 330만원 올라”
직장맘들은 “보육의 질 하락 우려”

“정부가 인건비 인상분 책임지되
보육료는 부모 소득 따라 차등을”

이 어린이집에는 보육교사·보조교사·조리사·운전기사까지 11명의 직원이 있다. 최 원장은 “임금 인상분에 4대 보험·퇴직금 적립액까지 더하면 한 사람당 30만원 가까이 더 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보육료는 6년째 동결돼 있고 정부의 소상공인·중소기업 지원 대상에서도 어린이집은 빠져 있다”며 “저희는 인형 눈알 하나라도 더 붙이면 매출이 늘어나는 제조업도 아니고 빚을 내지 않으면 월급을 주지 못할 판이다”고 토로했다. 그는 결국 직원들에게 “조만간 인상분을 소급해 주겠다”고 양해를 구하고 지난해 기준으로 월급을 지급했다.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이 어린이집에 불똥이 튀었다. 보육교사와 직원들의 급여를 올려 줘야 하지만 3~5세 어린이집 보육료는 2012년부터 22만원에 묶여 있다. 당시 무상보육을 발표하면서 보육료 단가를 2016년까지 3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약속했지만 6년째 그대로다. 0~2세 보육료 단가는 지난달 국회에서 올해 예산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9.6% 인상돼 최저임금 인상 역풍을 피했다. 0~2세는 주로 가정어린이집을 이용한다.
 
하지만 3~5세는 보육료 인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민간·법인어린이집 등 1만7627곳이 직격탄을 맞았다. 경기도 파주시의 이정우(45) 원장은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14명 직원 1명당 월평균 22만원이 오른다”며 “월급(30일)을 주기 위해 우선 빚을 내서 충당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주변의 소규모 어린이집은 폐원을 검토하는 데도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인건비를 지원하는 국공립어린이집, 학부모 부담금(월평균 21만7000원)과 교사 수당 지원금(최대 59만원)을 받는 사립유치원은 별문제가 없다.
 
어린이집 주무부처는 보건복지부다. 정책 수립과 감독을 한다. 누리과정(3~5세 어린이집·유치원 교육과정) 예산은 교육부가 맡고 있다. 민간·법인어린이집은 두 부처 사이에 끼어 있다.
 
권지영 교육부 유아교육정책과장은 “유치원이 최저임금 인상과 무관한 것은 아니지만 교육부가 ‘기본급 보조’ 형태로 59만원까지 사립유치원 교사 인건비를 지원하기 때문에 큰 타격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권 과장은 “어린이집에서 불만이 나올 거라 생각해 복지부 측에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어린이집 예산을 확보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안 됐다”고 덧붙였다. 권병기 복지부 보육정책과장은 “누리과정 재정은 교육부 담당이어서 복지부 예산으로 추가 지원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어린이집 경영난이 심화되면서 보육의 질 하락이 우려된다. 서울 양천구의 직장맘 이모(38)씨는 “어린이집에서 급식이나 교재·교구 비용을 줄일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은 정부가 일부 지원하되 장기적으로 무상보육을 개편하자고 제안한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생활임금 보장을 약속했기 때문에 3~5세 보육료 인상, 누리과정 예산 확충 등을 통해 보육교사 인건비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며 “다만 앞으로 최저임금·물가 인상 등이 이어지는 만큼 소득이 높은 부모에게 보육료를 부담시키는 부분적 차등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스더·정종훈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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