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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중립 한다며 영하 15도서 손씻은 기무사 '코미디'


영하 15도서 손을 씻어야 했나…기무사의 황당 행사
 
25일 서울 현충원에서 이석구 기무사령관이 과거의 정치 개입이라는 잘못된 관행을 버린다는 의미로 손을 씻는 세심의식을 치르고 있다. [사진 기무사]

25일 서울 현충원에서 이석구 기무사령관이 과거의 정치 개입이라는 잘못된 관행을 버린다는 의미로 손을 씻는 세심의식을 치르고 있다. [사진 기무사]

 
국군기무사령부는 25일 오후 2시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이석구 사령관(육군 중장)과 서울 지역 기무 부대원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정한 정치적 중립 준수 다짐 선포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같은 시간 전국의 모든 기무부대도 각 지역의 충혼탑 등 기념물 앞에서 선포식을 자체적으로 진행했다. 기무사는 본부와 예하 부대가 동시에 참가해서 정치적 중립을 다짐하는 행사를 연 것은 창설 이후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선포식의 하이라이트는  ‘세심(洗心)의식’이었다. 이 사령관을 비롯한 기무사 장성들이 차례대로 서울 청계산에서 떠온 물에 손을 씻은 뒤 흰 장갑을 꼈다. 이 물은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이 잠들어 있는 현충원에서 청계산으로부터 기무사령부로 흐르는 물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사령관과 부대원들은  손을 서로 잡았다. 이 사령관은 자신이 직접 쓴 정치적 중립 준수 서약서에 손을 얹고 이를 읽었다. 기무사가 ‘DSC(기무사의 영문 약자) Promise(약속)’이라고 부른 서약서는 ▶정치적 중립 ▶법과 규정 준수 ▶고강도 개혁 추진 등 3개 항으로 돼 있다. 부대원들은 이 사령관을 따라 읽었다.
 
선포식은 정치개입이라는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반성하고 이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는 게 기무사의 설명이다.
 
국군기무사령부 소속 600여 명의 부대원이 서울 현충원에서 정치적 중립 선포식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 20180125

국군기무사령부 소속 600여 명의 부대원이 서울 현충원에서 정치적 중립 선포식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 20180125

 
하지만 이날 선포식이야말로 기무사의 정치적 성향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군 안팎에서 일고 있다. 기무사는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때 자체 댓글 부대를 조직한 뒤 인터넷 상에서 정치 댓글 공작을 벌인 사실이 적발돼 현재 수사를 받고 있다. 또 댓글 사건을 수사하는 팀을 감청했다는 의혹이 있었다. 국방부 조사 결과 감청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가 나랴’라는 여론이 있었다.
 
기무사는 최근 일부 언론에서 청와대와 국방부를 비판하는 성격의 보도가 나가자 이에 대한 출처 조사를 벌이다 국방부 출입기자단의 항의로 중단했다. 출처 조사의 배후는 청와대라는 의혹이 있었다.
 
익명을 요구하는 예비역 장성은 ”영하 15도의 날씨에 세심의식과 같은 코미디를 벌이기보다는 기무사가 청와대나 상부의 부당한 지시에 따르지 않는 모습을 한 번이라도 보여줘야 정치적 중립의 진심을 믿을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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