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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가 중고생 자녀 논문 공저자로 끼워넣기 82건 적발

대학 교수들이 미성년자 자녀를 논문 공저자로 끼워넣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교육부가 실태조사를 한 결과, 지난 10년간 82건의 미성년자 논문 끼워넣기 사례가 적발됐다. [중앙포토]

대학 교수들이 미성년자 자녀를 논문 공저자로 끼워넣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교육부가 실태조사를 한 결과, 지난 10년간 82건의 미성년자 논문 끼워넣기 사례가 적발됐다. [중앙포토]

대학교수가 중·고교생 자녀를 논문의 공저자로 끼워 넣은 사례가 지난 10년간 82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고2~3학년 자녀를 참여시킨 경우라 대학 입시에 활용됐을 가능성도 높다. 교육부는 28일 미성년 자녀 공저자 등록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부는 지난 2007년 2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10여 년간 대학교수들이 발표한 국내외 논문을 조사했다. 그 결과 교수 부모와 미성년자 자녀가 논문에 함께 저자로 오른 사례가 29개 대학에서 82건 발견됐다.
 
이 중에서 고등학교와 대학의 논문지도 연계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이 프로젝트 결과로 논문을 낸 경우가 16개 대학의 39건이었다. 예를 들어 학교 교육과정의 하나로 ‘○○고 R&E 프로그램’, ‘○○고 심화연구 화학 프로그램’ 등을 대학과 함께 진행하면서 교수 논문에 공저자로 올라간 경우다. 이 외에 19개 대학의 43건은 학교 교육과정과 무관하게 교수 개인이 자녀를 공저자로 올린 사례였다. 
※'교육과정 연계'는 고교와 대학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고교생이 논문에 참여한 경우. '자체추진'은 특별한 배경 없이 교수 개인이 학생을 공저자로 올린 경우.

※'교육과정 연계'는 고교와 대학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고교생이 논문에 참여한 경우. '자체추진'은 특별한 배경 없이 교수 개인이 학생을 공저자로 올린 경우.

논문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미성년자는 특히 고교 2~3학년에 집중돼있다. 82건 중 고3이 48건, 고2가 24건, 고1이 5건이었고 중학생 2건, 검정고시생 3건이었다. 대입을 앞두고 ‘스펙’ 관리 차원에서 논문 저자 등록을 추진한 것으로 의심되는 이유다.
 
그러나 논문에 미성년자 이름을 올린 것만으로는 처벌받지 않는다. 현행법상 미성년자의 논문 작성을 금지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연구에 기여하지 않은 사람을 저자로 표시하는 것은 연구 부정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82건 모두에 대해 각 대학에 연구부정 검증을 요청하기로 했다. 각 대학에서는 연구윤리위원회를 열어 미성년자들이 정말로 논문 작성에 기여했는지를 따져 부정행위인지를 판단하게 된다.
 
교육부는 또 연구 부정으로 확인되면 해당 논문이 대입 전형 자료로 활용됐는지를 따지도록 할 계획이다. 만약 입시 자료로 활용됐다면 부정 입학으로 간주해 입학을 취소할 수 있다. 2014학년도부터 학교생활기록부에 논문 실적은 기재가 금지됐고, 학생부종합전형에서도 제출을 제한하고 있지만 이전에는 활용됐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 또 KAIST 등 일부 대학의 특기자 전형에서는 논문을 반영하는 경우가 있어 이들 대학 입시에 활용됐을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자녀의 논문 공저자 참여가 연구부정인지 확인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교수는 “논문에 기여한 정도는 대부분 주저자인 교수가 판단하기 마련이다. 기여도에 대한 기준 같은 것이 없기 때문에, 미성년자라도 충분한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면 연구윤리위에서 반박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학술진흥과 이양주 서기관은 “82건 중 대부분인 80건이 이공계 논문인데, 이공계는 보통 저자가 한두 명이 아닌 여러 명이다. 교수뿐 아니라 함께 참여한 다른 연구자 등도 조사해 미성년자의 논문 기여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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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번 조사는 교수의 가족 정보상 자녀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교수의 친구나 친인척 자녀 등은 걸러내지 못했다. 이에 대해 “친구·친인척 등은 관계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현재 논문 정보에는 저자가 학생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논문 검색만으로 저자가 미성년자인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교육부 훈령을 개정해 미성년자가 저자에 포함될 경우 ‘소속기관’, ‘학년’ 표시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 등재 및 등재후보지를 평가할 때 미성년자의 소속 기관과 학년 등의 정보 포함 여부를 평가 지표로 반영할 방침이다.
 
한편 대학별로는 성균관대(8건), 연세대(7건), 서울대·국민대(6건), 경북대(5건), 가톨릭대·경상대(4건)에서 이런 사례가 많았다. 그러나 이는 논문 저자인 교수의 현재 근무지 기준이라 논문을 쓴 당시 기준과는 다를 수 있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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