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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교사 월급 못줄 판" 최저임금 불똥 튄 어린이집

 경기도 분당의 한 어린이집에서 교사가 귀갓길 어린이를 배웅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경기도 분당의 한 어린이집에서 교사가 귀갓길 어린이를 배웅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경기도 군포시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최효숙(43) 원장은 "요즘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고 했다. 최 원장은 “최저임금이 16.4% 늘어나면서 당장 이번 달 월급날(25일)부터 보육교사들의 급여를 올려줘야 하지만, 도저히 올려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 어린이집에는 보육교사ㆍ보조교사ㆍ조리사ㆍ운전기사까지 11명의 직원이 있다. 최 원장은 “임금 인상분에 4대 보험ㆍ퇴직금 적립액까지 더하면 한 사람당 30만 원 가까이 더 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보육료는 6년째 동결돼있고 정부의 소상공인ㆍ중소기업 지원 대상에서도 어린이집은 빠져있다”며 “저희는 인형 눈알 하나라도 더 붙이면 매출이 늘어나는 제조업도 아니고, 빚을 내지 않으면 월급을 주지 못할 판이다”라고 토로했다.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정책으로 어린이집에 불똥이 튀었다. 보육교사와 직원들의 급여를 올려줘야 하지만 3~5세 어린이집 보육료는 6년째 22만 원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주로 가정어린이집에 다니는 0~2세 보육료는 지난달 국회에서 올해 예산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9.6% 인상돼 그나마 한숨 돌렸다. 하지만 3~5세는 보육료 인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국공립어린이집은 인건비를 정부가 지원한다. 또 사립유치원의 경우 학부모 부담금(월평균 21만7000원)과 교사 수당 지원(최대 59만 원)을 받기 때문에 당장 큰 타격이 없다. 하지만 전국 어린이집 4만1084곳 가운데 가정(2만598곳), 국공립(2859곳)을 제외한 민간ㆍ법인 어린이집 등 1만7627곳은 직격탄을 맞았다.  
그런데도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다. 어린이집 주무 부처는 보건복지부지만 누리과정(3~5세 어린이집ㆍ유치원 과정) 예산만 따로 떼어 교육부가 맡고 있다. 3~5세의 경우 어린이집 운영 감독은 복지부가 하지만, 예산은 교육부가 쥐고 있는 것이다.
천안의 한 어린이집 원아들이 영어 특성화수업을 받고 있다. [중앙포토]

천안의 한 어린이집 원아들이 영어 특성화수업을 받고 있다. [중앙포토]

 
이에 대해 권지영 교육부 유아교육정책과장은 “유치원에도 최저임금 인상 영향을 받는 교사들이 많다”라며 “교육부는 기존에도 ‘기본급 보조’라는 형태로 59만원까지 사립 유치원 교사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큰 타격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권 과장은 “어린이집에서 불만이 나올 거라 생각해 복지부 측에 ‘기재부와 협의해 어린이집 지원 예산을 확보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안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병기 보건복지부 보육정책과장은 “누리과정 재정은 교육부로 넘겼기 때문에 복지부 예산으로 추가 지원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 부처끼리 핑퐁게임을 하는 동안 부담은 고스란히 어린이집이 떠안게 됐다. 어린이집 학부모들은 보육의 질 저하를 우려한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직장맘 이 모(38) 씨는 “어린이집에서 아이들 급식이나 교재ㆍ교구에 들어갈 돈을 줄일까 봐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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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생활임금 보장을 정책 방향으로 잡았기 때문에 3~5세 보육료 인상, 누리과정 예산 확충 등을 통해서 보육교사 인건비를 뒷받침해야 한다. 최저임금이 어린이집·사회복지시설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구체적으로 따져보는 작업도 빨리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정부가 예산으로 책임져야 한다. 다만 앞으로 최저임금, 물가 인상 등이 꾸준히 이어지는 만큼 부모의 소득 수준에 따른 부분적인 보육료 차등 부담으로 개편하는 방향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스더ㆍ정종훈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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