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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지난해 경제성장률 3.1% 기록…3년 만에 3%대 고지 다시 밟았지만 웃을 수 없는 이유는

사진은 지난해 9월 부산 남구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를 선적하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사진은 지난해 9월 부산 남구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를 선적하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3년 만이다. 한국 경제가 경제성장률 3%대 고지를 다시 밟았다. 2%대 저성장의 늪에서 허우적대던 한국 경제가 일단 살아났다.  
 
 한국은행은 25일 2017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보다 3.1%(속보치) 늘었다고 발표했다. 2014년(3.3%) 이후 3년 만의 최고치다.    
 
 한국은행은 “민간소비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인 가운데 건설투자는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설비투자가 큰 폭 증가로 전환하며 3.1%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민간소비는 2.6% 증가하며 2011년(2.9%) 이후 6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제조업 성장률도 4.2%로 2011년(6.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지난해의 3%대 경제성장은 예상된 바다. 지난해 3분기 1.5%(전분기 대비)의 ‘깜짝 성장’을 기록하며 연 3% 성장률 달성에는 이미 청신호가 켜졌었다.  
 
 지난해 3분기 ‘깜작 성장’에 따른 기저 효과로 인해 지난해 4분기 실질 GDP 증가율(전분기 대비)은 0.2%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분기 경제성장률은 3.0%를 기록했다.  
 
2017년 경제성장률. 자료: 연합뉴스

2017년 경제성장률. 자료: 연합뉴스

 올해 전망도 밝다. 한은과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3.0%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성장률을 3.2%로 예상했다. 이 예상이 적중하면 2년 연속 3%대 성장이 가능하다. 2010~2011년 이후 7년 만의 연속 3%대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속내를 뜯어보면 마냥 손뼉 칠 수만은 없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끌어 올린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올해 들어 감소세가 예상된다. 지난해 설비투자는 전년보다 14.6% 늘어나며 2010년(22.0%)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건설투자도 전년보다 7.5% 늘며 경기 회복에 주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올해 전망은 어둡다. 한은은 설비투자는 2.5% 증가하는 데 그치고 건설투자는 0.2%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4분기 수치에서 이미 불안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설비투자는 0.6%, 건설투자는 3.8% 감소했다(전분기 대비). LG경제연구소 등 민간 경제연구소는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감소 등의 영향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을 2.9%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 경제의 엔진인 수출도 순항 중이지만 불안하다. 객관적 수치로만 보면 나쁠 것이 없다. 지난해 수출은 전년보다 2.0% 증가했다. 재화 수출은 전년보다 3.6% 늘어나며 2013년(4.5%) 이후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서비스 수출이 지난해 9.2% 감소한 탓이다. 
 
 GDP 상의 수출은 재화와 서비스 수출을 모두 포함하고 수출액이 아닌 물량 기준으로 따진다. 반도체와 같이 단가가 높은 제품의 수출이 늘어나면 수출액 증가율과 GDP 상의 수출 증가율의 차이는 커지게 된다.      
 
 실제로 지난해 수출은 2.0% 증가했지만 수출액(5739억 달러)은 전년보다 15.8% 늘어났다. 무역통계를 작성한 1956년 이후 61년 만에 사상 최대치다.
 
 문제는 반도체가 이끄는 수출에 의존한 외끌이 성장이라는 데 있다. 반도체 집중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979억 달러)은 2016년보다 357억 달러(57.4%) 늘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수출 증가액(784억 달러)의 46%에 달한다. 반도체를 빼면 수출 증가율은 8.6%로 뚝 떨어진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도 17.1%로 치솟았다.  
 
2017년 4분기 GDP 성장기여도. 자료: 한국은행

2017년 4분기 GDP 성장기여도. 자료: 한국은행

 뿐만 아니다. ‘신3고(고유가ㆍ고금리ㆍ원고)’의 파도도 넘어야 한다. 국제 유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통화 정상화에 속도를 내면서 시장 금리도 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30일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한 뒤 은행의 주택대출금리가 연 5%대에 육박하는 등 가계 빚 부담이 커지며 소비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원화 강세는 경제 성장의 엔진인 수출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대외 위험 변수 중 하나였던 보호무역주의의 뇌관도 터졌다. 미국 트럼프 정부는 23일(현지시간)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 수입 제한 조치)를 발동했다.   
 
 성장의 발목을 잡는 각종 변수를 헤치고 올해 3% 성장률을 달성하느냐 여부는 수출 기조의 유지와 민간 소비 등의 회복에 달렸다.  
 
 한은은 올해 민간 소비 증가율을 2.7%로 예상했다. 지난해(2.6%)보다 높아졌다. 풀리는 소비 심리는 지난해 4분기 수치로도 드러난다. 지난해 4분기 민간소비는 전분기보다 1.0% 늘며 지난해 2분기 수준을 회복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5.6% 증가하며 2009년 2월 이후 8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일부 개선된 흐름이 보인다. 이런 흐름은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으로 뒷받침될 것으로 전망되자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올해 수출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증가율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올해 세계경제 교역 신장률을 3.9%로 0.2% 포인트 높였다. 상품수출 증가율 전망치도 3.6%로 0.1%포인트로 상향 조정됐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해(785억)보다 줄어든 750억 달러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에만 의존한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산업구조 개편과 규제 개혁 등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발표한 ‘2018년 경제전망’에서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거나 중국 경제의 추격으로 주력 수출 품목의 경쟁력이 약화하면 경제가 예상을 하회하는 성장 경로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잠재성장률은 하락 중이다. 이럴 때일수록 왼쪽 엔진(수출)과 오른쪽 엔진(내수)이 함께 불을 뿜어야 한국호라는 점보기는 하늘로 치솟을 수 있다. 한쪽 엔진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비행이 불가능하다. 균형 잡힌 두 엔진을 가동할 수 있는가, 한국 경제에 주어진 숙제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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