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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인지 교회인지" …직원 종교교육에 제동 건 인권위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이성호)가 회사 내 종교교육에 제동을 걸었다. 
국가인권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는 사내 기독교 교육 실시에 이의를 제기한 직원에게 대기발령을 내린 회사에 대해 향후 종교를 이유로 한 차별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권고했다고 25일 밝혔다. 
 
대표 아버지가 성경 구절 교육, 직원들 불편함 느껴  
A씨는 2007년 지방의 한 중소기업 자회사에 입사했다. 이 회사는 기독교 전파 목적을 위해 설립된 회사가 아니었고, 근로계약 당시에도 종교 관련 내용은 없었다. 
 
A씨가 팀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6년 6월, 회사 대표의 아버지이자 모회사 대표 B씨는 직원들을 상대로 기독교 팸플릿을 나눠주며 관련 동영상을 시청하는 직원 교육을 진행했다. 전직원 18명 중 7명은 종교가 없었다. 종교가 없는 A씨는 불편함을 느껴 사 측에 이의를 제기했고, 교육은 중단됐다.  
 
이후 9개월이 지난 지난해 3월, 사내 종교교육이 다시 시작됐다. B씨의 강의로 2주에 한 번, 점심시간 전후로 30분씩 진행됐다. 교육 전 성경 구절을 나눠주면, 직원들은 2주 동안 이 구절에 대한 소감을 준비해 발표하는 방식이었다. 회사 대표 아버지이자 모회사 대표인 B씨 때문에 직원들은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이 회사는 사내 교육으로 2주에 한 번씩 종교 교육을 실시했다. [중앙포토]

이 회사는 사내 교육으로 2주에 한 번씩 종교 교육을 실시했다. [중앙포토]

 
한 달 뒤, A씨는 직원 교육시간에 종교적 색채가 강해 거부감이 든다고 이야기했다. B씨가 다른 직원들에게 의견을 묻자 다른 직원들도 교육 준비와 숙제 등이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하지만 회사를 교육을 계속했고, 지난해 6월에는 A씨를 대기발령시켰다. A씨가 교육태도가 불량하고 직원들을 선동해 직장 규율을 위반했다는 이유였다. 
 
대기발령, 권고사직 이후 인권위에 진정 제기  
대기발령 기간 A씨는 회사 이사로부터 "법적 절차로 가면 퇴직금 등 불이익이 있고, 권고사직하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대기발령이 언제까지인지 모르니 다른 일자리를 알아봐라"는 말을 들었다. 이에 A씨는 사직서를 제출했고, 고용차별을 이유로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조사가 시작되자 회사 측은 직원교육에서 종교적 내용이 아닌 인간관계에 관한 성경 구절을 사용했고, 교육 참석을 강요하지 않았음에도 A씨가 교육에 참여해 직원들을 선동해 대기발령을 시켰다고 주장했다. 권고사직도 A씨의 요청이라고 덧붙였다.  
 
인권위 조사결과 회사는 직원들에게 성경 관련 교육을 실시했음은 물론 대기발령 중인 A씨가 선처를 부탁하자 "자숙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 관계자는 "회사가 특정 종교 교리 전파를 위해 설립된 사업장이 아니었고 종교가 다른 직원도 다수 존재함에도 종교교육을 실시했다"면서 "A씨를 대기발령하고 권고사직을 수용하도록 만든 것은 헌법상 평등권과 근로기준법 등에 근거해 종교를 이유로 한 고용차별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A씨에 대한 인사조치를 두고 전문가들은 부당함을 지적했다.
박청도 노무사는 "근로기준법상 국적, 신앙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차별적 처우를 해선 안 된다"며 "이 규정을 위반한 대기발령 등 인사조치는 문제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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