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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가슴

가슴        
-김승희(1952~ )
 

시아침 1/25

시아침 1/25

세상에서 말 한마디 가져가라고
그 말을 고르라고 한다면
‘가슴’이라고 고르겠어요,
평생을 가슴으로 살았어요
가슴이 아팠어요
가슴이 부풀었어요
가슴으로 몇 아이 먹였어요
가슴으로 산 사람
가슴이란 말 가져가요
그러면 다른 오는 사람
가슴이란 말 들고 와야겠네요,
한 가슴이 가고 또 한 가슴이 오면
세상은 나날이 그렇게 새로운 가슴이에요
새로운 가슴으로 호흡하고 맥박 쳐요
 
  
가슴의 통증과 성장은 출산과 양육의 시간으로 이어진다. 시인은 생물학적 성과 젠더를 딱히 구분하지 않는다. 외려 둘을 아우른다. 가슴에는 목숨이 들어 있고 앓는 마음이 산다. 가슴을 가져갈 수 없어 가슴이란 말을 가지고 마지막 길을 가려는 사람의 마음은 어떤 것일까. 호흡을 만드는 폐와 맥박을 뛰게 하는 심장을 우리는 다 가슴이라 부른다. 가슴 언저리가 몸 가운데서 가장 복잡하고 가장 따뜻하다.
 
<이영광 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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