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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선수들에게 돌 던지는 그들은 누구인가

지난해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디비전Ⅱ 그룹 A 대회에서 남북한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디비전Ⅱ 그룹 A 대회에서 남북한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만둣집 알바로 국대 됐는데, 단일팀에 들끓는 촛불 세대’ 기사에 수천 건의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은 선수들과 교감도 없이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을 강행한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22명의 출전엔트리에 북한 선수 3명을 포함하도록 해 결과적으로 한국 선수 4명이 뛰지 못하게 된 데 분노하는 이들도 많았다.
 
그런데 일부는 비난의 화살을 한국 선수에게 날리고 있었다. ‘한국은 개최국 자동출전권 아니었으면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을 텐데 그만 좀 징징대라’ ‘특혜받은 세계 22위 한국 탓에 세계 8위 독일이 올림픽에 나서지 못했다’ 등의 주장이었다.
지난해 4월 강릉 세계선수권대회 당시 북한전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던 한국 선수들. [중앙포토]

지난해 4월 강릉 세계선수권대회 당시 북한전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던 한국 선수들. [중앙포토]

 
올림픽 아이스하키의 개최국 자동출전권은 2010년 폐지됐다. 한국이 자동출전권을 받은 건 맞지만 그냥 얻은 게 아니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은 2013년 11월 대한아이스하키협회에 ▶합당한 경기력 ▶수준급 외국인 감독 ▶귀화 선수 영입 등을 요구했다. IIHF가 이런 요구를 한 데는 이유가 있다.
 
한국 여자아이스하키는 7년 전까지도 ‘동네북’ 신세였다. 1999~2011년 네 차례 아시안게임에서 15전 전패였다. 4골을 넣는 동안 242골을 먹었다. 무관심 속에서도 선수들은 올림픽 출전의 꿈을 접지 않고 피와 땀, 그리고 눈물을 흘렸다.
한국은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북한을 3-0으로 완파했다. 1피리어드에서 박예은의 선제골이 터지자 어깨동무를 하고 기뻐하는 한국선수들(오른쪽). 북한 선수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강릉=임현동 기자]

한국은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북한을 3-0으로 완파했다. 1피리어드에서 박예은의 선제골이 터지자 어깨동무를 하고 기뻐하는 한국선수들(오른쪽). 북한 선수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강릉=임현동 기자]

 
골리 신소정은 아이스하키를 잘하고 싶어 캐나다로 자비 유학을 떠났다. 포워드 한수진은 피아니스트 꿈을 접고 일본에 건너가 만둣집 아르바이트를 하며 퍽을 때렸다. IIHF는 한국 선수들의 이런 열정과 협회의 노력을 인정해 2014년 자동출전권을 줬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는 지난해 4월 세계선수권 디비전2(4부리그)에서 영국·호주·네덜란드·슬로베니아·북한을 연파하고 디비전1(3부리그)로 승격했다.
 
독일이 탈락한 게 한국 탓이라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는 8개국이 나선다. 세계 1~5위는 자동출전이고, 나머지 두 팀은 최종예선에서 정한다. 독일은 같은 조 일본에 밀려 탈락했다.
 
남북단일팀은 25일부터 합동훈련에 들어간다. 그런데 다음 달 10일 첫 경기인 스위스전에선 한국 선수 4명이 유니폼도 입지 못한 채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한다. 대표팀 최종엔트리 23명에 들지 못한 이민지는 소셜미디어에 ‘선수에게는 경기에 나가는 1분 1초가 소중한데 단 몇 분이라도 희생하는 게 어떻게 기회 박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올림픽을 위해 수년간 모든 것을 바친 데 이어 단일팀을 위해 또 한 번 희생한 선수들에게 돌을 던지는 그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박 린 스포츠부 기자
박 린 스포츠부 기자

박 린 스포츠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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