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시론] 서울의 주택부족 문제, 서울에서 해결해야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서울 주요 재건축 20개 아파트 단지에 대한 정부의 시뮬레이션 결과, 조합원 1인당 부담금은 평균 3억7000만원, 강남 4구는 평균 4억3900만원으로 나타났다. 최고액을 내야 하는 단지의 부담금은 8억4000만원에 달했다. 재건축 대상 단지들은 예상치 못한 고액의 부담금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정부의 잇딴 규제에 재건축 시장은 패닉에 빠져드는 느낌이다.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과 분양가 상한제 도입 논의까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재건축 연한 연장 가능성에 이어 초과이익환수까지 고강도 압박을 가하자 술렁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정부의 부담금 계산을 믿을 수 없다”는 불만과 함께 “재건축을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분분하다. 시뮬레이션대로 부담금을 내야 한다면 재건축을 포기하는 단지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시장의 충돌을 보면서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집값 불안의 진원지로 꼽히는 강남 재건축 시장의 안정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는 규제 일변도의 시장 가이드 정책이 옳은지,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 간다. 아무리 조밀하더라도 규제와 규제 사이에는 항상 틈이 있게 마련이고, 그 틈으로 수요와 자본은 몰리게 된다.
 
다주택자 중과세와 교육정책은 강남의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인식을 만들어 냈고,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는 재건축 물량의 희소성을 가져와 가치를 더욱 높였다. 재건축 연한 연장 가능성과 재건축 부담금은 재건축 사업의 위축과 지연을 가져와 신규 주택의 수급 불균형을 확대할 것이고, 규제에서 제외되는 주택의 가치를 높여 또 다른 주택시장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정부 의도와는 달리 자본은 반사이익을 보는 새로운 틈새시장을 향해 이동할 것이다. 수요가 서울과 강남으로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는 대책이 없는 한 규제만으로 시장안정을 가져올 수 없다.
 
시론 1/25

시론 1/25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서울과 강남 아파트, 특히 신규 아파트 가격이 지속해서 오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서울과 지방, 서울과 경기도의 주택수급정책이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지방과 경기도 지역의 주택공급 증가는 해당 지역의 주택시장 안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 일원에 아무리 주택을 많이 지어도 서울 수요를 분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서울의 주택 수요를 경기도에서 일부 흡수할 수는 있으나 완전히 해갈할 수는 없다. 경기도의 주택 가격이 안정 또는 하락할수록 서울의 주택 가치는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서울의 주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규 주택 공급을 상당 부분 서울에서 해결해야 한다. 대안은 서울의 그린벨트를 풀거나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하는 방법밖에 없다. 또 하나 대안이 있다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서민층을 위해 도시재생뉴딜지역을 지정하고 저층 주거지를 살만한 주택, 살만한 주거공간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서울에서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신규 주택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난다. 오래된 아파트가 증가하고 저층 주거지의 주거환경이 점점 열악해질수록 신규 주택, 특히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급증한다. 재건축을 막는 규제는 늘어나는 신규 주택 수요에 반하는 정책이며, 주택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최근에 지어진 아파트나 정부 규제를 피해 가는 재건축단지의 가치만 상승시켜주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정부는 시장을 이해하고 정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늘어나는 수요를 충족시키면서 정부 정책의 효과를 동시에 가져올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 재건축·재개발이 필요한 지역에 사업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정부가 필요로 하는 공적임대주택을 확실히 확보하는 방법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개발이익 환수방식도 변화가 필요하다. 외국처럼 공급은 활성화하되 개발부담금은 임대주택 등 대물로 환수하고, 자본이득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를 통해서 징수하는 정도가 바람직하다. 미실현 이득에 대한 과세로 인한 실거주자의 주거 불안, 적용 대상 사업의 형평성 논란, 위헌 시비 등을 불러올 수 있는 재건축 부담금제도는 많은 문제와 불필요한 논란의 소지를 안고 있다. 따라서 기존 환수제도를 보완함으로써 정부가 얻을 것은 확실히 챙기고 시장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게 바람직하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