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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주 52시간제 한다는데 … 막판 일 몰리는 R&D엔 적용 어려워

오는 7월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과제인 근로시간 단축(주당 68시간→52시간) 시행을 앞두고 주요 기업들이 ‘예행연습’에 분주하다.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화답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모든 업무에 일률적으로 적용할 경우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다음달부터 주 최대 52시간 근무제 시범운영에 나선다고 24일 발표했다. 개인의 생활패턴·업무 상황에 맞게 알아서 일하는 유연근무제도 확대한다.
 
문유진 HR담당 상무는 “오는 7월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미리 파악해 대비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삼성전자도 이달 근태 시스템을 개편했다. 식사·흡연·커피 등 ‘비(非) 업무시간’은 원칙적으로 근로시간에서 제외한다. 실제 일하는 시간을 철저히 52시간으로 관리, 업무 효율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간부들에게는 ‘팀원들이 52시간 이상 근무하면 평가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현대차·LG전자 등 다른 대기업도 비슷한 내용의 방안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주요 기업의 근로 현실을 고려하면 전면적인 적용이 그리 녹록지 않다. 연구개발(R&D)이나 디자인 담당 부서는 업무 특성상 제품 개발 막바지에 일이 몰린다. 그렇다고 해당 업무를 다른 사람이 대체하기도 쉽지 않다. 규정을 엄격히 지키다 보면 개발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성수기에는 공장을 24시간 가동해도 수요를 맞추기가 힘든 생산현장도 고민이 크다. 특히 건설 및 플랜트·기계설비·조선 등은 납기에 따라 업무량이 변동된다. 근로시간을 준수하다 보면 하청 공정에 숙련도가 떨어지는 새 인력을 고용해야 하는데, 작업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
 
소비자와의 접점에 있는 주요 대리점은 운영시간을 단축하면 소비자 방문이 줄면서 매출 하락으로 이어진다. 고객도 이용에 불편을 겪을 수 있다.
 
자동차 업계는 휴일근로 중복할증이 ‘뜨거운 감자’다. 노동계의 요구대로 중복할증이 통상임금의 150%에서 200%로 인상되면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노조는 최근 주중에 부분 파업을 벌인 뒤 주말에 특근을 해 수당을 더 가져가려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런 행태가 심화할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재계는 근로시간 단축제의 연착륙을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여당과의 정책간담회에서 “현재 최대 3개월까지 허용하는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1년으로 확대해달라”고 건의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노사가 합의하면 특정 기간에는 일을 더할 수 있게 허용하는 제도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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