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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삼지연악단 ‘판문점 → 경의선 육로’ 방한 경로 변경 왜

북한이 평창 겨울 올림픽 축하 공연을 위해 방한하는 삼지연 관현악단의 이동로를 당초 제안했던 ‘판문점 통과’에서 ‘경의선 육로’로 변경한 속내를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15일 판문점 실무 접촉 때 판문점을 통해 예술단을 보내겠다고 했다가 지난 23일엔 경의선 육로를 통해 보낸다고 바꿨다. 현송월 단장이 공연 장소를 점검하기 위해 내려왔다 북으로 돌아간 뒤 하룻 만에 예술단의 이동 경로를 바꾼다고 연락해 왔다. 경의선 육로는 개성공단을 오가기 위해 2003년 개통된 도로다. 2016년 2월 개성공단 폐쇄와 함께 닫혔지만 지난 21일 현 단장 등이 내려올 때 다시 뚫렸다.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전직 통일부 당국자는 24일 “북한은 회담에 나올 때나 대남 제안을 할 때 지도부의 재가를 받은 뒤 나선다”며 “북한이 제안한 내용을 바꾸기 위해선 지도부의 결심을 다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북한 지도부가 한국 언론을 의식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국내 여론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라며 “예술단의 판문점 이동이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라거나 개성공단 폐쇄에 대한 감정이 녹아 있다는 해석이 나오자 입장을 바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현 단장의 귀환 뒤 이동로가 바뀌었다는 점에서 현 단장의 ‘보고’가 결정적이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현 단장 일행이 이번에 직접 경험했던 경의선 육로가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도로 사정상 우리가 깔아준 경의선 육로가 더 안정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판문점을 이용할 경우 북한 공연단은 휴전선을 넘기 전후 10여㎞ 이상을 열악한 군사도로를 달려야 한다. 악기나 장비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반면 개성에서 판문점으로 향하다 우회전을 하면 산업용 아스팔트 도로인 경의선 육로를 이용할 수 있다. 또 판문점은 도로만 있어 차량으로만 이동이 가능하지만, 경의선 육로를 이용하면 북측 출입사무소(CIQ) 옆의 판문역까지 평양에서 열차로 이동할 수 있다. 이날 금강산 남북 합동문화행사와 마식령스키장 남북 공동훈련 사전 점검을 위해 방북한 정부의 선발대는 방북 이틀째를 맞아 마식령 스키장과 갈마비행장 시설을 점검했다.
 
◆북한 건군절 열병식 논란 확산=청와대는 북한이 건군절 날짜를 평창 올림픽 개막식 전날인 2월 8일로 바꿔 열병식에 나선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올림픽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4월 25일로 해 왔던 인민군 창설일을 2015년부터 사실상 2월 8일과 함께 기념해 오고 있다”며 “인민군 창건일이 평창올림픽 개막식 전날과 겹치지만 우연의 일치”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열병식 행사를 옹호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삼지연 관현악단이 2월 8일 공연하는 데 대해서도 “당초 북한이 9일을 택했다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권고로 8일로 바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이 2월 8일 열병식을 할 경우 북한이 평창올림픽을 강온 양면으로 악용한다는 비판은 커질 전망이다.
 
정용수·전수진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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