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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날 만나는 조상님, 가족애는 국경이 없죠

멕시코 소년 미구엘의 저승세계 모험을 그린 애니메이션 ‘코코’. [사진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멕시코 소년 미구엘의 저승세계 모험을 그린 애니메이션 ‘코코’. [사진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낯선 멕시코 문화를 바탕으로 저승세계를 그린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이 전세계 관객의 마음을 훔쳤다. 디즈니·픽사의 열아홉 번째 장편 ‘코코’ 얘기다. 앞서 북미에선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중국에선 ‘주토피아’에 이어 역대 애니메이션 흥행 2위까지 올랐다. 국내에서도 지난 11일 개봉, ‘어른 울리는 애니메이션’이란 입소문과 함께 관객 200만에 육박했다.
 
픽사 대표작으로 꼽히는 ‘토이 스토리’ 2·3편, ‘몬스터 주식회사’에 이어 연출을 맡은 리 언크리치(51) 감독을 e메일로 만났다. 그는 “멕시코 문화권에서 자란 건 아니지만 ‘코코’는 내가 멕시코 최대 명절 ‘죽은 자들의 날(Día de Muertos)’에 매료되면서 출발한 작품”이라며 “가족애 등 이 명절의 면면이 전세계 사람들에 울림을 줄 거라 확신했다”고 말했다. ‘코코’는 집안 반대를 무릅쓰고 뮤지션을 꿈꾸던 멕시코 소년 미구엘이 이날 우연히 저승에 가서 선조들을 만나 가족애에 눈뜨는 성장담이다.
 
‘코코’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리 언크리치 감독. [사진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코코’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리 언크리치 감독. [사진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원래 대가족 출신인가.
“나는 외동아들이고, 사촌도 많지 않다. 하지만 미구엘처럼 여러 강인한 여성들 손에서 자랐다. 작품을 준비하며 멕시코를 답사하는 동안 감동적인 경험을 했다. 아이·부모·조부모는 물론 증조할머니·할아버지까지 한집에 살면서 함께 아이를 키우는 집이 많았다. 이들은 깨끗하게 꾸민 가족 묘지를 보여주며 자신들의 가족사를 자랑스레 들려줬다. 그런 모습을 영화에 그대로 담고 싶었다.”
 
저승에 간 망자가 또다시 죽음을 맞게 된다는 설정이 가슴 아팠다.
“멕시코 사람들은 누구나 세 번 죽을 수 있다고 믿는다. 첫 번째 죽음은 심장 박동이 멈출 때, 두 번째는 시신이 묻히고 아무도 그를 다시 볼 수 없을 때, 그리고 세 번째이자 마지막 죽음은 이승에 그 사람을 기억하는 사람이 아무도 남지 않았을 때 찾아온다. 정말 예리한 생각이라 스토리의 바탕으로 삼았다.”
 
‘토이 스토리’ 2·3편, ‘몬스터 주식회사’에서 이별과 공포를 다룬 데 이어 ‘코코’에서는 죽음을 다뤘다. 아이들이 보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기엔 다소 무겁고 까다로운 주제를 택해왔는데.
“나이를 먹을수록 삶과 인간의 조건에 대해 점점 신중하게 생각하게 된다. 우리의 목표는 재밌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지만 보고 나서 각자 삶을 돌아보게 만들 수 있다면 훌륭한 보너스 아닐까.”
 
어쩌면 ‘코코’는 언크리치 감독 자신에게 가장 잊지 못할 작품이 됐다. 그는 “영화가 전세계에 개봉한 지 얼마 안 돼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며 “‘코코’를 만든 경험을 통해 언제까지고 아버지를 기억하고, 아버지의 이야기를 내 아이들과 또 그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새기게 됐다”고 밝혔다.
 
‘코코’가 멕시코에서 역대 흥행 신기록을 세웠는데 소감은.
“멕시코 전통 문화에 대한 진심이 통한 것 같아 기쁘다. 멕시코 아이들이 미구엘처럼 차려입은 사진이 첨부된 메일을 많이 받았다. 미구엘이 많은 아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가 된 게 영광이다.”
 
‘코코’의 저승세계는 흥겹고도 화려하다. 미구엘의 우상인 가수이자 배우 에르네스토 델라 크루즈의 대저택에서 파티가 열리는가 하면 멕시코 출신의 세계적 여성화가 프리다 칼로가 카메오처럼 등장하기도 한다. 감독 자신은 가장 좋아하는 장면으로 저승세계보다 “미구엘이 다락방에서 델라 크루즈의 오래된 영화를 보며 기타를 연습하는 장면”을 꼽았다. “음악에 대한 미구엘의 열정이 얼마나 깊은지 말 한마디 없이 한눈에 느낄 수 있는 장면”이란 설명이다. ‘코코’는 올해 골든글로브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받은 데 이어 3월 초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도 2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은 물론 주요 장면에 거듭 나오는 노래 ‘리멤버 미’ 역시 주제가상 부문에 후보가 됐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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