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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상화도 못 다는 태극마크, 이상한 빙상연맹의 규정 변경

이상화, '평창 문제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24일 오전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이상화가 2017-2018 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17.10.24   yatoy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상화, '평창 문제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24일 오전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이상화가 2017-2018 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17.10.24 yatoy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7세 이상이면 대표팀에서 훈련할 수 없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이 국가대표 훈련단 선발에 나이 제한을 둬 반발을 사고 있다.
 
연맹은 지난 9일 새로운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훈련단 선발규정을 발표했다. 눈에 띄는 건 새롭게 신설된 연령제한 조항이다. 2018년 1월 1일 기준으로 만 26세 이하인 선수만 선발할 수 있다. 2019년엔 만 27세 이하로 늘어나고, 2020년부터는 다시 나이 제한을 없앤다. 앞으로 두 시즌 동안은 어린 선수들만 대표팀에서 훈련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선수 전체 숫자도 22명(남자 12명, 여자 10명)에서 17명(남자 9명, 여자 8명)으로 줄어들었다.
 
이상화(29·스포츠토토)는 물론 이승훈(30)과 모태범(29·이상 대한항공)도 대표 훈련에 참여할 수 없다. 이상화는 평창올림픽 이후 은퇴를 고려하고 있지만 이승훈과 모태범은 4년 뒤 베이징올림픽 출전 의사가 있다. 하지만 바뀐 규정대로라면 대표팀 밖에서 촌외훈련만 해야한다. 물론 국제대회 출전 자체를 막는 건 아니다. 올해 10월쯤 열리는 2018-19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하면 월드컵 시리즈와 세계선수권 등에 나설 수 있다. 
2017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훈련단 선발규정과 올해 규정. 빨간색으로 된 부분이 올해 추가된 내용이다. 나이제한 항목이 새롭게 생겼다. [대한빙상경기연맹]

2017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훈련단 선발규정과 올해 규정. 빨간색으로 된 부분이 올해 추가된 내용이다. 나이제한 항목이 새롭게 생겼다. [대한빙상경기연맹]

하지만 나이 제한이 불합리한 조치인 것은 분명하다. 이상화처럼 자비를 들여 해외에서 훈련할 수 있는 환경에 있는 선수는 관계없지만 일반적인 실업팀 선수들은 훈련수당도 못 받고, 태릉보다 좋은 훈련장소를 찾기도 힘들다. 실업팀 지도자 A 코치는 "훈련단 합류 여부의 차이가 크다. 이상화나 이승훈 같은 선수는 상관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들에겐 분명 불이익이다. 해외 전지훈련 비용은 꽤 크다. 짐을 팀과 선수에게 모두 떠넘기는 모양새"라고 했다. 그는 "실업팀 입장에선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다. 대학 선수나 어린 선수들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라고 했다.
 
빙상 관계자 B씨는 "처음 듣는 말이다. 국제대회 출전은 가능한가"라고 되물었다. 현장에서도 아직 정확하게 규정에 대해 전달받지 못한 것이다. 그는 "나이를 근거로 대표팀 훈련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은 어느 종목에서도 본 적이 없다. 당장 이상화가 올림픽 이후에도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대표팀에서 훈련하고 싶다고 하면 어쩔 셈이냐"고 했다. 관계자 C씨는 "젊은 선수들을 키우기 위한 선택으로도 볼 수 있는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그는 "밴쿠버올림픽 이후 이상화나 이승훈 말고 두각을 드러낸 선수가 없다. 올림픽 전까지 2년 동안만 젊은 선수들 위주로 경쟁력을 키우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연맹 관계자는 "올림픽 이후 정부의 훈련비용 지원이 줄어들 전망이다. 베이징올림픽까지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우선 어린 선수들을 육성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유영

사진/유영

2016년엔 정반대의 상황이 일어난 적이 있다. 종합선수권에서 언니들을 제치고 우승한 피겨 유망주 유영(14·과천중)이 나이 제한에 걸려 대표로 선발되지 못했다. 유영은 당시 최연소(만12세6개월) 우승 기록을 세웠지만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나이가 어려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없는 선수는 아예 대표팀에 뽑지 않기로 규정이 바뀐 탓이었다. 유영은 대표 선수가 아닌 탓에 태릉 대신 일반 빙상장을 빌려 훈련해야 하고, 의무·체력 등 대표 전담팀 지원도 받을 수 없었다. '빙상 영재'를 방치하는 연맹에 대한 비판이 일자 그제서야 체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연맹 행정력에는 물음표가 달려 있다. 최근엔 평창올림픽 여자 팀 추월 멤버 노선영(29·콜핑팀)이 출전 자격을 획득하지 못한 게 뒤늦게 밝혀졌다. 연맹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과 의사소통에 문제가 발생해 규정을 잘못 해석했다는 걸 지난 10일 알게됐다. 1500m 예비엔트리에 든 노선영이 개인출전권을 얻을 가능성을 고려해 알리지 않았지만 끝내 출전권을 얻지 못했다. 연맹은 최종엔트리가 확정된 이후 22일이 되서야 노선영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 노선영의 소속팀 콜핑의 이승훈 감독은 "연맹으로부터 올림픽에 나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는 전혀 듣지 못했다. 왜 진작 이야기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선수의 충격이 매우 크다"고 전했다.
인터뷰하는 노선영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노선영이 24일 오전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10.24   yatoy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인터뷰하는 노선영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노선영이 24일 오전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10.24 yatoy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노선영은 남동생 노진규를 위해 이번 올림픽을 의욕적으로 준비했다. 남자 쇼트트랙 대표 에이스였던 노진규는 2014 소치올림픽 대표로 선발됐으나 골육종 때문에 출전하지 못했고, 2016년 별세했다. 노선영은 평창올림픽 선발전을 통과한 뒤 눈물을 보이며 "하늘에 있는 (노)진규를 위해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라고 했다. 하지만 올림픽 무대에 설 수조차 없게 됐다.
 
쇼트트랙 대표팀 문제도 여전하다. 연맹은 훈련 도중 심석희를 폭행했던 A 코치에 대해 지난 18일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자세한 정황에 대한 조사 및 해명은 없었다. 해당 코치에 대한 징계도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폭행이 일어난 다음날 진천선수촌 방문 행사를 연 청와대에는 "선수가 독감에 걸렸다"는 거짓말을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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