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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방 검토해 보니…지·해·공·우주 전쟁보다 위협적인 전장은

기자
손영동 사진 손영동
Focus 인사이드 
 
세계는 사이버안보를 군사ㆍ외교ㆍ정치ㆍ경제ㆍ사회를 아우르는 총체적 국가전략의 핵심적 사안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많은 국가들이 정부와 개인의 영역을 넘나드는 사이버위협 대응을 국가차원으로 끌어올리고, 다양한 행위자들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나름의 사이버안보전략을 모색ㆍ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새 국가안보전략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미국의 새 국가안보전략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단연 앞서가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은 2009년 5월 <사이버공간정책검토(CPR)>를 통해 사이버침해를 자국 제1의 위협으로 꼽았고, 2010년 2월 <국방검토보고서(QDR)>에서 사이버공간을 지상ㆍ해상ㆍ공중ㆍ우주에 이어 ‘제5의 전장’으로 규정했다. 이어 대통령 정책지침(PPD)을 통해 대통령이 국가적 사이버위협에 직접 선제적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했다.  
 
2015년 2월 외교ㆍ안보 구상이 담긴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와해적ㆍ파괴적 사이버테러 위험이 갈수록 증대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사이버안보를 국가안보의 키워드로 적시했다. 미국은 이 전략에 따라 내외부의 사이버위협으로부터 주요기반시설을 요새화하고 민관 사이버위협 정보공유를 법제화했다.
 
이러한 사이버안보정책 기조는 트럼프 행정부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7년 12월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을 발표하면서 “북한 체제가 사이버ㆍ핵ㆍ미사일 프로그램을 급속히 진전시키고 있고, 이 같은 무기들이 글로벌 위협이 되고 있다”고 언급할 정도다. 북한은 물론 중국ㆍ러시아ㆍ이란의 사이버위협에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지스함 내부 자료가 중국에 유출돼 보안 문제가 부각됐다. [중앙포토]

일본에서는 이지스함 내부 자료가 중국에 유출돼 보안 문제가 부각됐다. [중앙포토]

 
일본은 2015년 9월 <사이버시큐리티전략>을 발표하면서 선제적ㆍ주도적 정책으로 변화를 꾀했고, 감당하기 벅찬 위험을 분담하기 위해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했다. 중국은 2016년 12월 사이버강국 실현을 모토로 사이버공간을 자국의 영토로 규정하고 주요기반시설의 안전과 인터넷 통제를 강화하는 <국가사이버공간안전전략>을 내놓고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는 2015년 10월 발표한 <국가디지털안보전략>에서 사이버안보와 디지털 경제의 신뢰성을 우선순위로 설정했다. 독일은 <2016년 사이버안보전략>에서 물리전과 사이버전이 결합한 하이브리드 위협에 맞서 억지력 증강을 강조했다. 영국은 사이버위협을 군사적 충돌과 같은 국가적 위협으로 설정, 선제ㆍ보복 공격까지 고려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처럼 많은 국가들이 사이버위협을 국가안보의 문제로 이해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이순진 합참의장(오른쪽 가운데)이 합참 전시지휘소를 방문한 크리스 데버렐 영국 합동군 사령관(왼쪽 가운데)과 두 나라의 군사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 합참]

지난해 3월 이순진 합참의장(오른쪽 가운데)이 합참 전시지휘소를 방문한 크리스 데버렐 영국 합동군 사령관(왼쪽 가운데)과 두 나라의 군사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 합참]

 
2014년 7월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발간한 <국가안보전략>에 따르면 북한은 핵ㆍ미사일 개발을 대내적으로 세습정권의 업적 선전과 체제 유지에 활용하면서 대외적으로 국제적인 입지와 협상력을 제고하고, 대남전략차원에서는 정치적 협박과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고 있다. 또한 실체를 드러내지 않고 혁명투쟁을 선동ㆍ지원할 수 있는 사이버테러를 전력화하고 있다.  
 
최근 들어 북한의 사이버전력은 양적ㆍ질적으로 팽창하고 있다. 서방국가들의 군과 정보기관, 심지어 싱크탱크들까지 북한의 가공할 사이버공격력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북한뿐 아니라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중국 해커들이 국내 웹사이트에 무차별 공격을 퍼부었고, 국가의 지원을 받는 해커집단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정치ㆍ사회ㆍ경제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이철희 의원이 지난달 공개한 ‘북한의 대남 C(사이버)-심리전 관련 대응전략’ 문건. [연합뉴스]

이철희 의원이 지난달 공개한 ‘북한의 대남 C(사이버)-심리전 관련 대응전략’ 문건. [연합뉴스]

 
그렇다고 부(富)의 대부분이 창출ㆍ소비되는 사이버공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사이버긴장을 충분히 통제할 수 있을 만큼 압도적인 사이버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사이버위협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공격만으로는 상황을 주도할 수 없다. 방어력과 복원력을 강화하고 사이버공격에 대한 보복조치를 명확히 밝힘으로써 억지력을 확충해야 한다.
 
국가주요기반시설을 대상으로 한 파괴적 사이버공격은 물론 물리적 피해 없이 민간ㆍ공공재산을 표적 삼아 사회 전반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하는 교란적 사이버공격도 위협적이다. 일상을 파고드는 교란적 공격에도 대비해야 한다. 대대적인 사이버공격이 아니어서 대응하지 않고 넘기다 보면 어느새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각국의 사이버안보전략은 지향하는 바에 따라 차이가 있다. 우리의 사이버위협 수준은 유례가 없을 정도로 높아 한반도의 특수성을 감안한 <국가사이버안보전략>이 시급하다. 사이버안보는 모든 행위주체들이 연결되어 있는 전(全)국가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정부는 각 주체들에 역할과 책임을 부여하고 더 이상 사이버위협을 좌시하지 않는다는 의지를 밝혀야 한다. 새로운 <국가안보전략>과 함께 사이버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비전이 제시돼야 한다.
 
손영동 한양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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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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