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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으로 더 공정한 자본주의" 해시드 김서준 대표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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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블록체인 투자펀드' 해시드'의 김서준(34) 대표와 인터뷰 일문일답.
해시드 김서준 대표

해시드 김서준 대표

왜 블록체인 투자자가 됐나.
IT기업(인공지능 수학교육 기업 ‘노리’)을 창업해 운영하면서도 국내외 기업 10여 군데에 엔젤투자(극초기 투자)를 계속 했었다. 주로 고등학교(서울과학고)나 대학(POSTECH) 선후배들이 창업한 회사들이었다. 그러다가 2년 전 이더리움을 알게 됐다. 처음엔 기존에 투자한 회사들처럼 혁신적인 기술 기업 중 하나인 줄 알았다. 이 회사 주식 갖고 있으면 재밌겠다는 생각으로 이더리움을 조금 샀는데, 그 이후부터 가격이 쭉 내려갔다. 매입한 가격보다도 더 떨어졌다. 팔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블록체인에 대해 공부를 했다. 그런데 공부하면 할 수록 이건 너무 혁신적인 플랫폼이라 사람들이 이 가치를 알아볼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엔젤투자로 번 돈 등을 모아 이더리움에 투자했다.  
그렇게 강한 확신은 어디서 나오는 건가. 
코인(coin)이나 토큰(token)으로 불리는 암호화폐들이 만들어갈 경제, 즉 ‘코인 이코노미’의 의미에 주목했다. 쉽게 말해 주주 자본주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주식회사의 문제점이 뭔가. 
우리는 지난 400년 간 (최초의 주식회사인)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를 이상적인 모델로 생각하며 살아왔다. 주식회사란 특정 목적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주식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 사업을 하는 거다. 보통 주식회사들은 생산비용은 최대한 낮추고 판매가격은 가능한 높여서 많은 마진을 남기려고 한다. 그래야 주주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분배할 수 있으니까. 그중에는 은행ㆍ통신사ㆍ인터넷 포털 같은 중개 역할하는 기업들도 있다. 이들의 힘이 너무 세지면서 생태계를 좌지우지하기도 한다.
주식회사들이 이뤄낸 혁신도 무시할 순 없는데?  
IT 업계에서 일하면 구글이나 아마존ㆍ페이스북ㆍ우버 같은 정점에 있는 회사들을 동경하게 된다. 그런데 그런 회사들이 직면하고 있는 비판, 공룡으로서 한계를 생각해보면 회의가 든다. 세상의 모든 정보가 거기 다 집중되고 있다. ‘과연 그게 내가 바라봐야할 아름다운 미래일까’ 하는 의문이 있었다. 반면, 탈중앙화된 시스템인 블록체인에서 개인은 (중개자 없이)더 많은 자유와 선택의 기회를 갖고, 블록체인에 참여한 만큼 보상을 받아갈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공유경제’도 한때 20세기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우버나 에어비앤비도 주식회사라는 점에서 다를 바 없다. 공유 경제가 아니라, 찌끄러기 경제라는 비판도 많다. 이상적으로는 우버는 차를 가진 사람이 어쩌다가 운전하는 김에 다른 사람을 태우면서 차량을 공유하는 모델이어야겠지만 실제로는 어떤가. 우버 택시기사들은 대부분 전업 기사이고, 승객이 많은 샌프란시스코에는 거의 살지 않는다. 도시 외곽으로 밀려난 사람들이 많다. 우버 기사를 10년 해도 부자되기는 힘들다. 승객과 기사를 연결해주는 수수료 20%를 플랫폼 기업(우버)이 떼어 간다. 주식회사로 돌아가는 모델은 투자자의 이익에 초점이 극대화돼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기업이라고 해서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방식이 달라진 경우는 없다.
블록체인이 그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나. 
블록체인에선 코인이나 토큰이 시장 참여자들의 기여를 보상해주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가령, 블록체인으로 움직이는 D우버(Decentralized Uberㆍ탈중앙화된 우버)가 있다고 치자. 이 D우버를 이용한 댓가로 승객도 기사도 D우버 기업으로부터 토큰을 받는다. 그런데 이 D우버가 인기를 끌어서 대중화되면 승객이나 우버기사는 갖고 있던 토큰의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이때 환전하면 초기보다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물론 토큰으로 D우버를 타도 되고, D우버의 가치가 싫거나 미덥지 않으면 팔아버리면 된다. 그리고 또다른 유사 앱을 쓰면 된다. 블록체인은 (주식을 살 돈을 갖고 있는 지가 아니라)가치있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는지에 따라 성공의 과실을 공유하는 새로운 프로토콜(규약)이다.
그런 코인ㆍ토큰의 가격이 널뛰기하듯 오르고 내리면 가치가 있을까. 
가격 변동성이 없다면 인센티브가 될 수 없다. 어떤 사업이든 처음에 공헌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보상을 해주는 게 당연하다. 중요한 건 한 기업의 성공에는 내부 구성원 뿐 아니라 외부의 공헌도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트와이스 같은 걸그룹도 마찬가지다. TV 오디션을 통해 시청자의 선택으로 탄생한 걸그룹인데 그 이익은 방송사와 소속사들만 챙긴다. 초기부터 응원한 팬들에게는 음원 파일 하나 그냥 주지 않는다. 만약 이런 걸그룹 수익 중 일정 비율만큼을 토큰으로 발행해 팬 활동을 하는 데 사용할 수 있게 하게 한다면 팬들도 스타의 성공에 기여한 대가를 보상받을 수 있다.  
일반 소비자들도 초기기업 투자에 참여할 수 있다는 건가. 
그렇다. 원래 비상장 주식은 벤처캐피탈이 아닌 일반인들이 사기 쉽지 않다. 계약서도 10장 이상 써야 하고, 인감증명서 떼야 하고. 그런데 블록체인에선 그런 서류 필요 없고 블록체인에 참여한 네트워크가 나의 자산을 내 것이라고 증명해준다. 상품이나 서비스ㆍ아이디어가 가진 가치를 믿는 사람들에게 누구나 주주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게 더 공정하다. 만약 그 가치를 믿지 않는다면 토큰을 받자마자 팔아버리면 된다. 하지만 D우버나 걸그룹이 좋고 앞으로도 잘 될 것 같으니 토큰을 더 보유하고 있고 싶다면 일부는 주식처럼 보유하고 있으면 된다.  
실제로 그렇게 구현될까. 
이상적으로 들릴 수 있다. 그래서 실제로 어떻게 구현할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이런 참여가 중요한 영역들에서 좋은 블록체인 사례가 많이 나와야 한다. 올해부터 많이 나올 것이다.  
이더리움도 결국엔 권력과 정보가 모이는 플랫폼이 되는 것 아닌가. 
물론 이더리움도 문제가 있다. 속도도 느리고 수수료도 싸지 않다. 또 이더리움 기반의 토큰 상당 수를 소수의 사람들이 쥐고 있다는 비판도 받는다. 그런데 재밌는 건 여기엔 이더리움의 경쟁자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특정 블록체인이 비효율적이고 너무 탐욕적이다 싶으면 DApp 개발자들이 다른 블록체인으로 옮겨가면 된다. . 더 가치있고 더 탈중앙화된 좋은 철학을 가진 블록체인이 계속 나오고 있고, 그걸 인정받는 만큼  좋은 가치를 지향하는 DApp이 모이고 그곳에 사람들이 몰려들 것이다.
현재 국내 암호화폐 시장은 과열돼 있다는 평가가 많은데.
블록체인이 뭔지 모르면서도 무작정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사기도 있고 투기도 있다. 제도화해서 바로잡아야 한다. 그와는 별개로 이 에너지를 자양분으로 삼으면 좋겠다. 언제나 새로운 플랫폼이 만들어질 땐 과열된 에너지가 있었다. 이 에너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가 중요하다.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 때도 많은 회사들이 그전에 과잉투자 받았었다는 얘길 들어야 했지만, 그런 소리 들을 정도로 투자했던 에너지가 페이팔이나 구글 같은 회사를 만들었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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