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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 된 주식회사 모델 한계, 블록체인으로 넘는다"

“지난 400년간 이어져 온 주식회사 모델이 지금도 정말 최선일까요?”
글로벌 블록체인 투자펀드 ‘해시드’의 김서준(34) 대표가 되물었다. IT 기업 창업자에서 왜 블록체인 투자펀드 대표가 됐냐고, 블록체인을 왜 그렇게 강하게 확신하느냐는 질문에 돌아온 답이었다.  

글로벌 블록체인 투자펀드 '해시드' 김서준 대표 인터뷰
"주주 이익만 극대화하는 현재 자본주의 진화해야"
블록체인에선 우버 기사ㆍ걸그룹 팬도 부(富) 공유

김서준 해시드 대표

김서준 해시드 대표

지난해 설립된 해시드는 크립토펀드(crypto fund)다. 주로 암호화폐로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투자한다. 이더리움, 퀀텀, EOS, 카이버네트워크, 오미세고 등 글로벌 프로젝트 30여 곳에 투자했다. 그동안 김 대표가 샌프란시스코ㆍ싱가포르ㆍ호찌민ㆍ선전ㆍ칸쿤 등 세계 곳곳을 다니며 네트워크와 영향력을 쌓은 결과였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무실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소 폐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가 다시 없던 일로 하면서 암호화폐 거래소가 출렁댄 때였다. 그는 “투기성 암호화폐들도 많은데 그런 상품들에 대해 제대로 분석하고 소비자들에게 믿을만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며 “그런 능력이 있는 기관투자자들이 이 시장에 들어와야 소비자 피해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실 그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시세보다 세계 곳곳에서 생겨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에 주목하고 있다. 해시드는 국내 창업팀 5곳도 엑셀러레이팅한다. 전세계 블록체인들을 연결해주는 블록체인 아이콘(ICON)을 개발한 한국 기업 더루프, 개인 중심의 의료정보 플랫폼을 개발한 메디블록 등을 해시드가 돕고 있다. 지난해 ICO(Initial Coin Offering·코인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을 한 두 회사의 암호화폐는 1400종이 넘는 전세계 암호화폐 중 각각 16위, 95위(24일 현재 코인마켓캡 기준)에 오를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김 대표는 “토큰이 만들어가는 경제, 즉 토큰 이코노미(token economy)는 기존 주주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POSTECH에서 공부를 마치고 줄곧 IT 업계에서 일했다. 2012년 인공지능 수학교육 플랫폼 노리(KnowRe)를 공동창업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며 사업을 키웠다. 그러다 2년 전 이더리움 재단을 접했다. ‘단순한 기술기업은 아니다’는 생각에 본격적으로 블록체인을 공부했다고 한다. 확신이 선 그는 국내외 기술기반 스타트업들에 엔젤투자(극초기 투자)하며 벌어둔 종잣돈까지 모두 모아 이더리움을 샀다. 김 대표는 “지금 그 이더리움으로 세상을 바꿀 블록체인 기업들을 육성하고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주식회사는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는 게 목적이다 보니 (보유 주식은 없지만) 기업의 성장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합당한 보상이 돌아가지 않는 시스템”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특히, 정보와 기술을 쥔 은행ㆍ포털ㆍ통신사 같은 중재자들이 주식회사 모델로 수익 극대화를 추구하면서 생태계를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블록체인에 빠져든 데도 그런 회의 때문이다. 김 대표는 “IT 기업 창업자라면 구글ㆍ아마존ㆍ페이스북ㆍ우버 같은 정점의 회사들을 동경하게 된다”며 “그런데 너무 커져서 오히려 사회에 위협이 된 그 기업들을 지향한다는 게 찜찜했다”고 했다.  
 
‘공유경제’(sharing economy)에도 그는 고개를 저었다. “우버의 기업가치가 수십조원이 되었다고 해서 우버 택시기사의 삶이 달라졌느냐”고 물었다. 우버가 성장하자 이 회사의 지분을 가진 벤처캐피털이나 주요 경영진은 갑부가 됐지만, 우버가 처음 나왔을 때부터 우버를 쓰며 우버의 성장에 기여한 승객이나 운전기사들은 아무 보상도 받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기업의 성공엔 내부 구성원뿐만 아니라 기업 외부에 있는 사회 구성원들의 공헌도 반영돼 있는데 현재 주주 자본주의는 이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지난해 9월 해시드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해 국내 개발자들과 만난 이더리움 설계자 비탈릭 부테린(오른쪽에서 세번째)과 김서준 해시드 대표(맨 오른쪽). [사진 해시드라운지]

지난해 9월 해시드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해 국내 개발자들과 만난 이더리움 설계자 비탈릭 부테린(오른쪽에서 세번째)과 김서준 해시드 대표(맨 오른쪽). [사진 해시드라운지]

블록체인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코인(또는 토큰)을 그 블록체인이 만드는 생태계 참여자들에게 주는 보상 수단으로 본다. 가령, 블록체인 안에선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한 상품ㆍ서비스를 사용한 대가로 코인을 받는다. 해당 서비스가 인기를 끌어 대중화되면 갖고 있던 코인의 가치가 올라가고 그때 환전하면 더 많은 이익을 볼 수 있다. 무명이던 아이돌 그룹을 초창기부터 응원하며 톱스타로 성장하는 데 기여한 팬들이나 우버를 이용하면서 입소문을 내줬던 우버 기사와 승객들도 받아둔 코인으로 성공의 성과물을 공유할 수 있다. 물론 별로 가치 없는 일이라고 여기면 언제든지 코인을 써버리거나 법정화폐로 환전하면 된다.
 
그는 ”글로벌 블록체인 시장이 빠르게 크고 있는 상황에서 이 열기가 기술 개발로 이어질 수 있게 전략을 짜야 한다 “고 말했다. 국내 블록체인 커뮤니티를 만드는 데 열심이다. 지난해 이후 전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블록체인 재단 10곳을 서울로 불러 모았다. 이더리움재단 설립자 비탈릭 부테린을 비롯해 ‘중국의 이더리움’ 네오,  EOS, 카이버 네트워크 등이다. 김 대표는 “블록체인의 본질을 이해하는 개발자들이 많아야 블록체인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좋은 창업팀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새로운 플랫폼이 만들어질 땐 항상 과열된 에너지가 있었다”며 “닷컴버블 때 인터넷 기업들에 과잉투자 했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그때 투자한 에너지가 페이팔과 구글 같은 기업을 만들어낸 것처럼 지금의 열기를 우리가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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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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