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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상왕’서 내리막길 걷는 이상득…뇌물로만 3번째 검찰 소환

“조용히 살고 싶다”던 대통령의 형
“지금의 전 평범한 일상이 너무나 간절한 늙은이일 뿐입니다…앞으로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남은 생이나마 건강을 추스르며 조용히 기도하며 보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길 소망합니다.”
 

이명박 정권서 '상왕' 실세 군림
2011년 억원대 특활비 수수 혐의
저축은행-포스코 이은 비리 의혹
자택, 사무실 압수수색 이틀 만에 소환
저녁 돼서야 "26일 출석하겠다" 밝혀

지난해 9월 ‘포스코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상득(83) 전 새누리당 의원이 항소심 마지막 재판에서 했던 최후 진술이다. 그는 포스코의 민원을 해결해주는 대가로 자신의 측근들에게 20억원대 일감을 몰아주게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이자 전 정권의 막후 실세로 불리던 그의 법정 모습은 초라했다. 그는 “왼쪽 눈이 실명 상태고, 다른 쪽 눈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그의 ‘간절함’은 재판부에는 미치지 못했다. 재판부는 그에게 1심과 같이 1년 3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 전 의원의 상고로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지난해 9월 이상득 전 의원이 '포스코 특혜 비리'사건 항소심 재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그는 2심에서도 1년 3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지난해 9월 이상득 전 의원이 '포스코 특혜 비리'사건 항소심 재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그는 2심에서도 1년 3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이번엔 ‘국정원 돈 수수’로 검찰에
여생을 조용히 살고 싶다던 그의 바람은 이뤄지기 어려워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그에게 24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전날 통보했다. 이번에는 국회의원 시절 원세훈(67) 당시 국정원장으로부터 1억원대 불법자금을 수수한 혐의다.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가 청와대로 불법 상납된 의혹을 수사 중이던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특활비가 이 전 의원에게도 흘러간 정황을 확보했다. 2011년 당시 국정원 요원들이 인도네시아 특사단이 묵고 있던 호텔에 잠입했다가 들통 나 망신을 당하자 궁지에 몰린 원 전 원장이 ‘정권 실세’ 이 전 의원에게 청탁했다는 게 검찰 측 시각이다. 22일 이 전 의원의 성북동 자택과 여의도 사무실을 압수수색한지 하루 만에 검찰은 그에게 소환을 통보했다.
 원세훈(왼쪽) 전 국정원장과 이상득 전 의원. [중앙포토]

원세훈(왼쪽) 전 국정원장과 이상득 전 의원. [중앙포토]

 
한때 정권 2인자 '상왕' 군림
이명박 정부에서 그는 명실상부 2인자였다. ‘상왕’, 또는 고향 이름을 딴 ‘영일대군’이라는 수식어가 그의 이름을 대신했다. 동생이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부터 이미 5선 의원을 지냈다. 2007년 대선 당시에는 동생 이명박의 대선자금을 거의 혼자서 조달하다시피 했다고 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이 “그 당시 캠프에 있는 사람들은 다 SD(이상득)한테 돈을 받으러 갔다”고 말할 정도였다.
 
집권 뒤에는 ‘만사형통(만사가 대통령의 형을 통해 이뤄진다)’이라는 말이 퍼졌다. 그가 경북ㆍ포항지역 인사 모임인 ‘영포회’를 통해 비선(秘線_ 노릇을 한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이 전 의원 지역구인 포항에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이 집중적으로 배정돼 ‘형님 예산’이라는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다.
 
‘동생이 대통령이 되었으니 이제 정치에서 물러나라’는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의 반대에도 6번째로 국회의원에 출마해 당선됐던 그는 계속되는 논란에 결국 2009년 정치 2선 후퇴를 선언했다.
한일의원연맹 회장 당시 이상득 회장(왼쪽). 가운데는 이명박 대통령, 오른쪽은 와타나베 코조 의원연맹 일본측 회장. [중앙포토]

한일의원연맹 회장 당시 이상득 회장(왼쪽). 가운데는 이명박 대통령, 오른쪽은 와타나베 코조 의원연맹 일본측 회장. [중앙포토]

 
‘뇌물’ 터지며 내리막길…이번에는?
그가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한 건 이명박 정권 막바지부터다. 2011년 자신의 보좌관이 SLS그룹 구명 로비 명목으로 수억원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면서 타격을 입었다. 이듬해에는 2007년 17대 대선을 앞두고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3억여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 친형으로서 구속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1년 2개월을 복역한 그는 수감 생활 과정에서 한쪽 눈이 실명됐다고 한다.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포스코 특혜 뇌물’ 혐의로 기소돼 1심과 2심에서 모두 징역 1년 3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번째 사건이 채 매듭지어지기도 전에 그는 3번째 처벌 위기를 맞게 됐다. 이틀 전 압수수색 현장에서는 두 눈을 질끈 감고 고뇌하는 듯한 이 전 의원의 표정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 전 의원은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의원은 23일 저녁 변호인을 통해 검찰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그는 사유서에서 “갑작스런 출석 요구로 인한 준비 부족, 가택수색으로 인한 충격과 건강 문제, 변호인 개인의 스케줄 등으로 인해 출석이 어렵다”며 “26일 오전 10시에 출석하게 해달라"고 했다. 
지난 22일 오전 검찰이 국정원 자금의 불법수수 의혹과 관련해 사무실, 자택 등을 전격 압수 수색에 나서자 이상득 전 의원이 자택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연합뉴스]

지난 22일 오전 검찰이 국정원 자금의 불법수수 의혹과 관련해 사무실, 자택 등을 전격 압수 수색에 나서자 이상득 전 의원이 자택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연합뉴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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