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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살 예방하려면 영국과 일본에서 배워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국민 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로 자살예방·교통안전·산업안전을 꼽았다. 국민의 생명 하나하나가 소중한 만큼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과제다. 그럼에도 가장 시급한 분야는 자살예방이다. 세계 10위권 경제 강국이지만 하루 평균 36명, 연간 1만309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게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2003년 이후 13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자살률 1위라는 오명도 씻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보건복지부 과장·서기관 2명이 자살예방 정책을 해왔다
 

범정부 자살예방책 마련 평가할 만
복지부 1개 과에서 감당하긴 역부족
전담 조직 구성해 책임지고 시행을

자살은 복지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중앙·지방정부가 관련돼 있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어제 ‘자살예방 국가 행동계획’을 처음으로 내놓고 6개 부처와 경찰청 등 3개 기관이 공동 대응하기로 한 점은 평가할 만하다. 만시지탄이긴 하지만 이제라도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건 다행이다.
 
대책의 핵심은 최근 5년간 자살자 7만 명의 전수조사다. 지역·연령·직업별 특성을 분석해 맞춤형 대응을 하겠다는 방향은 잘 잡았다. 실시간 자살 통계 시스템 구축, 우울증 검사 강화, 온라인 자살 유해정보 유통자 처벌, 자살예방 게이트키퍼 100만 명 양성 등 모두 필요한 것들이다. 이런 조치를 통해 2022년까지 자살률을 인구 10만 명당 17명까지로 줄이겠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대통령 신년사 이후 보름도 안 돼 대책을 내놓다 보니 시간에 쫓긴 흔적도 보인다. 자살을 시도하다 응급실에 실려 온 사람은 최고 위험군이다. 이들은 코디네이터들이 일대일로 밀착 마크해야 하지만 상담 인력 등 예산 지원이 너무 빈약하다. 일본은 이 분야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있다.
 
노인 자살 대책이 빠진 것도 문제다. 노인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53.3명으로 국민 평균의 2.1배에 이른다. 가장 큰 원인으로 OECD 평균의 네 배나 되는 노인 빈곤율, 독거노인 증가 등이 꼽힌다. 올 9월을 시작으로 기초연금을 30만원으로 올리면 빈곤 해소에 다소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 일자리 창출 등의 대책이 따라야 한다. 외로움도 노인을 위협한다. 지역 단체와 요양보호사, 방문 간호사 등의 인프라를 활용해 이들이 홀로 방치되는 걸 줄여야 한다.
 
자살예방 대책이 성과를 내려면 강력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국무조정실이 분기별 차관회의를 통해 진행 상황을 점검한다는데 효과를 거둘지 의문이다. 서로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할 게 뻔하다. 선진국에서 배워야 한다. 일본은 총리 직속으로 자살대책추진본부를 만들어 자살률을 2003년 인구 10만 명당 27명에서 2015년 18.9명으로 낮췄다. 영국은 최근 고독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사회적 전염병으로 보고 ‘외로움 담당 장관’까지 임명했다. 우리라고 못할 이유가 없다. 복지부에 담당 과가 생긴다지만 이것으론 부족하다. 대통령 직속으로 상설 컨트롤타워를 두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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