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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전원 나선 건 처음, 사법부 갈등 상층부로 확산

대법원 추가조사위원회(위원장 민중기 부장판사)가 22일 ‘사법부 블랙리스트(판사 뒷조사 문건 의혹)’ 조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사법부의 내홍(內訌)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23일 대법원장을 제외한 대법관 전원이 2015년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청와대가 대법원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사법부 블랙리스트를 둘러싼 파문이 사법부 상층부로도 번지는 모양새다.
 

‘블랙리스트 조사’ 관련 집단 유감
1시간 긴급간담회 격렬한 토의
우병우 입김설 보도에 불쾌감 표시

“법관들이 대법관 어떻게 보겠나
최고법원 공정성 의심 받아선 안돼”

김소영 법원행정처장 등 대법관 13명은 이날 추가조사위의 결과 발표 하루 만에 집단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발단은 원세훈 전 원장의 재판 당시 법원행정처와 청와대가 교감을 나눈 정황이 담긴 문건이 발견됐다는 추가조사위 발표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판결 선고 관련 각계 동향(2015년 2월 10일 작성)’ 문건에는 항소심 선고 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반응이 비교적 상세하게 담겨 있다. “우 수석이 사법부에 대한 큰 불만을 표시하면서 향후 결론에 재고의 여지가 있을 시 상고심 절차를 조속히 진행하고 전원합의체에 회부해줄 것을 희망했다”는 것이다. 실제 이 사건은 상고심에서 전원합의체에 회부됐고 일부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전원일치 판단으로 파기환송 됐다.
 
이를 놓고 일부 언론이 “전원합의체 회부와 파기환송 과정에서 청와대가 대법원에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이라며 의혹을 제기하자 대법관들이 처음으로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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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들은 이날 오후 4시 쯤 긴급히 모여 1시간여 격렬한 토의를 벌였다고 한다. 대법원 관계자는 “(긴급회의에서)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사건이 회부된 것은 대법관 한명이 결정을 내리지 않고 전원합의체에서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눠야 한다는 대법관들의 다수 의견에 따른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대법원 관계자는 “성향에 관계 없이 당시 대법관 13명 전원의 의견 일치를 봐 파기환송이 된 것인데 우 전 수석의 입김이 작용됐다는 의혹에 대해 불쾌하다는 반응이 있었다”고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 자리에선 “전국 법관들이 대법관을 어떻게 보겠나” “최고법원의 공정성과 형평성이 의심 받으면 안 된다”는 성토도 나왔다고 한다. 이 자리엔 김명수 대법원장도 처음부터 끝까지 참석했다. 대법원의 또 다른 판사는 “대법원장이 처음엔 주저하다 나중에 입장문 발표에 동의했지만 그가 향후 법원행정처 등 사법행정 개혁을 이끌어 갈 위치에 있어 최종 입장 발표 명단에서는 뺐다”고 설명했다.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시큐리티 파일’과 ‘425 지논 파일’에 증거 능력이 없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두 파일은 심리전단 직원 김모씨의 이메일에서 압수한 텍스트 형식의 파일로 당시 검찰이 국정원 공작에 쓰인 트위터 계정을 추론하는 중요한 근거였다.
 
추가조사위의 발표에서 양승태(70) 전 대법원장 시절의 법원행정처가 진보 성향 판사들의 동향 파악에 나선 정황이 담긴 문건이 발견되자 “관련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강경론과 “갈등의 봉합이 우선”이라는 신중론이 맞서고 있다. 재경지법 소속 A판사는 23일 법원 내부 전산망에 당시 관련자들의 수사 필요성을 언급하는 글을 올렸다. 반면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책임자를 가려내는 일도 중요하지만 이제 대법원장이 나서서 내부 갈등 수습에 나서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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