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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언급한 3륜 전기차, 운전대 ‘바’로 만들어야 운행가능

르노삼성 트위지

르노삼성 트위지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규제혁신 토론회가 열렸다. 문 대통령은 “전기자동차를 육성하자면서 국내에선 기존 자동차 분류 체계에 속하지 않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1~2인승 초소형 전기차를 한동안 출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규제가 혁신성장의 걸림돌이 되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콕 집어 초소형 전기차를 언급한 이유는 뭘까.
 

‘트위지’ 2015년 국내 진출 추진
분류 체계 없어 임시운행 불허
특례조항 신설 판매 길은 텄지만
3륜 전기차는 추가 법 개정해야

초소형 전기차가 국내 도로를 달리게 되기까지 부침이 많았기 때문이다. 국내에 가장 먼저 출시된 초소형 전기차는 르노삼성자동차의 ‘트위지’다. 지난해 6월부터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등장이 2년 더 빠를 수도 있었다. 2015년 5월, 르노삼성·서울시와 협약을 맺은 제네시스 BBQ그룹은 트위지를 치킨 배달서비스에 도입하려고 했다. 송파구청에서 임시운행 허가도 받았다. 그러나 국토부가 허가를 취소하며 계획이 무산됐다. 취소 이유는 아직 법체계가 마련되지 않아 트위지를 자동차나 원동기 어느 쪽으로도 분류할 수 없었고, 안전 기준도 없어 운행을 허가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임시운행을 시작으로 한국 시장에 트위지를 출시하려던 르노삼성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처음 진출을 시도했던 때에서 1년여가 지난 2016년에도, 트위지를 포함한 초소형 전기차 관련 법 개정 작업은 마무리되지 않았다. 이미 유럽에선 인기였지만 국내에선 언제쯤 출시가 가능할 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업계의 요청이 계속되자, 국토부도 법 개정 때까지 기다리긴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임시방편을 사용해 판매 길을 열어줬다. 해외의 안전·성능 기준을 충족하는 초소형 전기차는 국내에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 조항을 2016년 7월 신설한 것이다. 트위지는 해당 특례 조항에 따라 지난해 6월 국내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국토부가 지나치게 규정에만 얽매여 시장 변화 속도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한다는 논란도 일었다. 그러나 국토부도 할 말은 있다. 새로운 분류 체계를 만들기 위해선 복잡한 절차가 필요한 데다,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초소형 전기차 관련 체계 마련이 크게 늦은 것도 아니라는 반론이다.
 
초소형 전기차

초소형 전기차

국토부 관계자는 “초소형 전기차가 국내에 소개된 직후인 2015년 7월부터 즉시 관련 법 개정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며 “법 마련보다 제품 수입·개발 시도가 더 빨리 진행된 건 맞지만, 정부로선 필요한 연구·검토 과정을 무시할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소형차의 천국인 유럽을 제외하면, 가장 신속하게 초소형 전기차 관련 기준을 마련한 국가가 한국”이라고 덧붙였다.
 
업체들도 현재는 국토부의 상황을 어느 정도 이해한다는 입장이다. 르노삼성의 경우 지난해 특례조항이 적용된 덕분에 뒤늦긴 했지만 출시가 이뤄졌고, 다른 중소업체들은 제품 개발 기간과 법 개정 작업의 ‘속도 차이’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가 심했던 건 아니다.
 
다만, 법 개정 이후의 특례조항 적용과 관련한 논란이 아직 이어지고 있다. 오는 6월부터 개정된 법이 시행되면 이미 특례조항에 따라 해외 인증을 거쳤더라도 다시 국내 기준에 맞게 재인증을 받고 제품 사양도 수정해야 한다. 그런데 자체 생산라인을 갖추지 못하고 해외에서 제품을 들여오는 업체의 경우 국내 기준에 맞게 해외 생산업체의 공정을 뜯어고치기가 어렵다. 또한 재인증 과정에서 발생하게 될 추가 비용도 부담이다.
 
그러나 국토부는 유예 기간은 둘 수 있지만 임시방편인 특례 조항에 따라 허가를 받은 차들이 무한정 판매되도록 허용할 순 없다는 입장이다. 업체로선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도로를 달리는 초소형 전기차. 우정사업본부는 올해 안에 1050대를 도입한다. [사진 우정사업본부]

도로를 달리는 초소형 전기차. 우정사업본부는 올해 안에 1050대를 도입한다. [사진 우정사업본부]

국토부 관계자는 “국내 기준에 맞게 다시 인증을 받기 어려운 일부 업체의 사정은 알지만, 국내 상황에 적합한 안전기준을 통과하지 않은 차들이 몇 년 후에도 계속 도로를 다니도록 할 수는 없다”며 “현재 초소형 전기차를 판매하는 대부분의 업체는 이런 취지에 동의하고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으며 특례 조항에 대한 유예기간도 둘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초소형 전기차 생산 업체 대표 역시 “정부 입장에선 국내 기준을 만들지 않을 수는 없는 거고, 다시 인증을 받는 것도 언젠가는 거쳐야 할 과정이기 때문에 큰 불만은 없다”고 말했다. 복잡한 과정이 있었지만, 초소형 전기차에 대한 논란은 관련 법 개정이 완료와 함께 일단락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3륜 전기차’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차들까지 모두 법체계 속에 넣으려면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 현재는 3륜 전기차의 경우 ‘바’ (막대) 형태로만 운전대를 장착해야 이륜차로 분류돼 판매·운행할 수 있으며, 일반 자동차와 같은 동그란 모양의 운전대를 장착하면 안 된다. 운전대가 바 형태냐, ‘원형’이냐가 현행법상 자동차와 이륜차를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자동차 분류 체계를 만든 지 20~30년이 넘게 되다 보니 운전대 모양과 같은 전통적인 구분법이 아직 적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3륜 전기차를 포함해, 기존 분류체계에 속하지 않는 다양한 이동수단들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다. 이번 기회에 차종 구분 체계 전반을 손보겠다는 것이다. 연구 용역은 오는 3월까지 완료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국토부는 해당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안에 필요한 작업을 완료하고, 자동차관리법 시행 규칙을 개정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당 작업까지 완전히 마무리되면 원형 운전대를 장착한 3륜 전기차와 같은 새로운 미래 이동수단도 도로를 달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반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초소형 전기차 역시 보조금 없이는 판매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도 언젠가는 극복해야 할 한계다. 향후 몇년간은 아무리 초소형 전기차의 인기가 높아져도 정부가 정한 보조금 한도 내에서만 성장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보조금이 있고 없고에 따라 가격이 2~3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업계는 올해 보조금이 지급되는 전기차 전체(2만대) 중 초소형 전기차의 몫은 15% 내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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